“나도 집이 생겼다”…첫 인테리어에서 고려할 몇 가지

첫 집 꾸미기 팁(TIP) : '할 것 vs 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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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좋아야 만사가 잘 풀린다던 어른들의 말씀은 주거공간에서도 여전히 통한다.

취업에 성공해 첫 직장에 입사하면서 독립하게 된 사회 초년생은 물론, 배우자와 함께 첫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 신혼부부 등 다양한 이유로 자신의 첫 터전을 맞이한 이들은 누구나 부푼 마음을 갖게 된다. 전세든, 월세든, 은행소유이든 상관 없다. 나만의 공간을 가졌다는 그 충만감은 쉬이 잊히지 않는다.

반면 첫 집에 담긴 설렘과 달리, 공간을 원하는 용도에 맞게 꾸미는 데 따른 막막함은 피해갈 수 없는 과정이다. 무턱대고 달려들어 급하게 결론을 보려한다면 금전적 손해뿐 아니라 정신적 피해도 감수해야 할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

첫사랑처럼 설레는 나의 첫 집, 또 서툴기 때문에 낭패를 볼 수 있는 첫 집. 정보와 발품이 힘이 된다는 조언을 귀담아 들어보자.

나만의 첫 공간을 꾸밀 때 유념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봤다.

DO 할 것 :

가구 물려받기
가구는 싸지 않다. 이제 막 독립해 주머니 사정 여유치 않은 이들에겐 더 부담스럽다. 여기서 염두에 둘 게 바로 ‘내 돈으로 다 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부모님이나 삼촌과 고모에게, 사회에 먼저 나간 형제자매나 친구들, 하물며 할아버지 댁에도 가서 내 집에 ‘모셔갈’ 가구들은 없나 기웃거려 봐야 한다. 마침 이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덜 짐이 없는지 물어보자. 새로 시작하는 이들은 먼저 비우고 싶어 한다. 비싸든 아니든, 쓰던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헌 가구들은 새것의 생경함이 씻기고 낯설지 않은 정겨움을 선사할 것이다. 하물며 공짜다.

정말로 필요한 게 뭔지 생각하기
‘왠지 사야 될 것만 같은 것’들은 사지 말자. 혼자 사는 데 6인용 식탁이라든가 75인치 TV는 필요 없다. 자신에게 집이 어떤 공간인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사는지에 따라 가구의 역할이 정의될 것이다. 예를 들어, 식당과 거실의 분리가 모호한 집에는 길고 넓은 책상을 두어 식탁 겸 작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집에 손님 올 일이 많지 않다면 좁은 거실에 소파를 두기보다 편안한 암체어를 두는 게 낫다. 집은 자신만의 공간이다. 그 안을 채울 때에도 나의 삶이 반영되어야 한다.

필수품만 사고 나머지는 차근차근
당장 사는 데 꼭 필요한 이불이나 침대, 식기류, 세면용품과 전자제품부터 구비하되 처음부터 모든 걸 꾸미려고 하지 말자는 것이다. 새 집은 새 삶을 의미한다. 건물은 헌 거라도 싹 치워진 빈 공간에 내 짐이 내려지는 순간 모든 희망이 움트는 것처럼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탐구해가는 것, 하나하나 내 공간을 채워나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새 집이 갖는 최고의 즐거움이 아닐까. 또한 통장 잔액이 충전할 시간도 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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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하지 말 것 :

이 집에만 맞는 가구 사기
처음 내 공간을 갖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 초년생이다. 20대의 어린 나이가 많다. 이는 처음 들어가는 집에서 평생 살지는 않을 거란 말이다. 그렇기에 이 집에만 맞는 가구와 장식품을 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집을 옮길 때마다 가구를 새로 사야 한다면 퍽 속상할 것이다.

유행에 집착하기
인테리어 뽐내기 글에서 많은 이들이 ‘킵 캄 앤 캐리 온'(Keep Calm and Carry On) 포스터나 루이스 폴센 조명을 단다고 해서 꼭 나도 살 필요가 없다. 트렌드는 참고하되 맹목적으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많이 보여서 사는 게 아닌 정말 마음에 들어서 내 집에 들여야 한다.

다른 집과 비교하기
수많은 인테리어 자료를 탐색하다 보면 남의 집은 죄다 넓고 좋아 보인다. 하지만 염두에 둘 것이 나와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주인들의 나이도 더 많고, 예산도 훨씬 많으며, 이제 막 이사 온 나와 달리 오랜 시간 공들여 집을 꾸몄을 것이다. 내 집은 내 현 위치를 말해주는 거나 다름없다. 당장 꽉 차진 않았으나 서서히 발전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점을 대견히 여기고 더 넓고 좋은 미래의 내 집을 그려가야 하겠다.

물론 위 내용은 참고사항이다. 각자의 취향과 재정상태, 그리고 이 집에 얼마나 오래 살지에 대한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회 초년생으로 5년 이하의 기간을 거주한다면 수명이 짧더라도 저렴하고 현재 공간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캐주얼하게 꾸미는 게 나을 수 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첫 집에 애정을 불어넣고 그 속에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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