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제다이를 위하여

꿈과 꿈을 이어주는 집, 꿈을 현실화한 집 : 문훈발전소 '스타워즈 하우스'
©Namgoong Sun
글. <브리크 brique>  자료. 문훈발전소

 

바야흐로 성덕(성공한 덕후를 의미하는 은어-편집자주)의 시대다.

과거 아이들의 놀이로 여겨지던 만화와 게임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전세계적으로 흥행에도 성공하고 있다.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맞서는 DCEU(DC Extended Universe 디씨 확장 유니버스)가 무슨 의미인지는 몰라도 아이언맨과 헐크, 스파이더맨,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우먼은 익숙한 이름들이다. 예전 만화책에서 또는 만화영화속에서 보던 주인공들이 슈퍼히어로라는 이름으로 실사영화화 되고 문화의 큰 현상을 만드는 요즘을 보면 덕후였던 아이들이 어느새 성인이 되어 그들이 꿈꾸던 세상을 하나둘씩 만들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편에…

 

그 중에서 최고의 덕후들을 뽑으라면 개인적으로는 스타워즈(Star Wars) 덕후를 뽑고 싶다. 1977년 개봉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이 영화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IV: 새로운 희망(Star Wars Episode IV: A New Hope)’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며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신구세대를 아우르는 덕후를 양성 중이다.

 

©Moon Hoon
©Moon Hoon
스타워즈 Star Wars에 등장한 AT-AT WALKER

 

문훈발전소가 설계한 ‘스타워즈 하우스 STARWARS House’는 개인적으로 제국의 역습에 등장했던 로 AT-AT walker를 연상시킨다. 2013년에 완공된 이 주택은 너무 시대를 앞서간 산물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 Star Wars: The Force Awakens’가 2015년에 개봉하고 새롭게 리부트가 되는 시점에 이 주거 건축물이 소개됐다면 어떨까?

 

©Namgoong Sun

 

‘성공한 덕후가 분명 건축주일거야!’라는 선입견이 이 주택의 외관을 보면서 드는 건 피할 수 없는 듯 하다. 이런 주택이 한국에? 저런 모양의 디자인을? 사람이 살아? 같은 의문도 꼬리를 문다. 하지만 건축주가 우주비행사가 꿈이었던 현직 항공조종사와 전직 승무원 부부라는 점과 이 부부의 바램이 ‘아이들이 자연환경에서 자라는 것’이었다는 지점에서 이 주택의 외관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Namgoong Sun
©Namgoong Sun
©Namgoong Sun

 

이상을 현실화 할 때 부딪히는 것은 언제나 현실적인 제약이다. 어릴적에 막연하게 꿈꾸던 것을 주택으로 만든다는 것은 실제로 생활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상당부분 일상적인 생활을 포기 또는 양보해야 하거나 상식적인 생활과는 동떨어진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우려는 영화 속에서 툭 튀어나올 법한 공간들이 지극히 실용성을 가진 공간이라는 사실과 그것이 납득할만한 디자인이란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흥미로워진다.
책장 뒤에 숨겨진 방의 존재라던가, 우주선의 캐노피같은 형태의 작은 공간, 또는 외부로 난 비행선같은 창문의 외형 등은 건축가가 건축의도에 드러낸 것처럼 ‘미래의 다스베이더’ 또는 ‘제다이를 위한 제어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Namgoong Sun
©Namgoong Sun

 

 

아파트나 빌라에 사는 아이들과 저 집에 사는 아이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요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집에 대해 얘기할때 어느 지역에 사는지,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인지, 몇 평대의 집인지, 집에 차는 무엇인지, 장난감은 어느 제조사의 제품인지 등에 대해 말하곤 한다. 그렇게 함으로 해서 알게모르게 친구들을 평가하게 된다고 한다. 물론 그건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어른들의 거울이며, 그들이 보는 것과 듣는 건 어쩔수 없이 어른들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저 집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의 묻는 집에 대한 질문에 전혀 다른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집은 우주기지고, 나는 제다이 기사야!”
May the Force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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