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옥상집 Lilac Roof House

라일락옥상집 Lilac Roof House

  • Architects건축사무소
    TRU 건축사사무소 TRU Architects
  • Architect in Charge책임 건축가
    조성익 Sungik Cho
  • Design team디자인팀
    박준호 Junho Park, 윤경옥 Kyungok Yoon, 박성민 Sungmin Park
  • Location건물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Unjung-dong, Bundang-gu, Seongnam-si, Gyeonggi-do, Korea
  • Building use용도
    단독주택 Single-family house
  • Site area대지면적
    230.60 m²
  • Built area건축면적
    114.80 m²
  • Total floor area연면적
    278.68 m²
  • Building scope규모
    지하1층, 지상 2층 B1, 2F
  • Building to land ratio건폐율
    49.78 %
  • Floor area ratio용적율
    86.85 %
  • Construction시공
    제이아키브 J Archive
  • Main structure주요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Reinforced Concrete
  • Exterior finish외장 마감재
    벽돌 Brick
  • Interior finish내부 마감재
    백색페인트, 원목마루, 타일마감 White Paint, Hardwood Floor, Tile
  • Structural engineer구조
    은구조 Eun Engineering
  • Mechanical engineer기계
    선우ENC Sunwoo Enc
  • Year completed완공연도
    2016
  • Photographs사진
    TRU 건축사사무소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글_TRU 건축사사무소 TRU Architects

꽃 피는 옥상

옥상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 단독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중요한 특권이라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안전을 이유로 옥상문을 잠그죠. 사무실의 옥상은 담배 피우는 사람들에게 점령 당하기도 하구요. 옥상에는 동네를 내려다보는 멋진 경치가 있습니다. 바람도 불어오고, 비 오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지나가는 행인을 의식할 필요 없는 개인의 외부 공간입니다. 내부와 외부의 중간 영역이라 할까요?

건축가 입장에서 볼 때, 옥상은 흥미로운 공간입니다. 난간 대신 벽을 조금 높이면, 옥상은 하늘을 향해 열린 방이 됩니다. 천장이 열린 방. 뭔가 근사한 일을 벌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파란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들어차기도 하고, 눈이 내리기도 하는 방입니다.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운중동 라일락 옥상집’에는 천장 없는 옥상 라운지가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나무 테이블을 두었습니다. 계단을 한 층 더 올라가면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는 옥상 데크가 있습니다. 라운지 소파에 앉아 계절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숲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두 층의 옥상에 각각 라일락 한 그루씩을 심었습니다. 라일락 꽃은 향기가 진하고 멀리까지 퍼집니다. 5월이면 옥상에서 주변 집들로 라일락 향기가 퍼지겠죠.

ⓒTRU Architects

 


단독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것
2016년 8월, 경기도 성남시 운중동에 ‘라일락 옥상집’이 완성되었습니다. 라일락 옥상집은 부부와 두 아들로 이뤄진 가족을 위한 단독주택입니다. 산의 능선을 바라볼 수 있는 전원형 단독 주택지에 지은 단정한 모양의 2층집입니다. TRU건축사사무소는 건축설계, 시공감리, 인테리어 설계 및 입주 후 공간 스타일링까지 계획의 전 과정을 맡아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TRU Architects
횡단면도-2 ⓒTRU Architects

4층層 4색色
건축주는 아파트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단독주택의 장점이 살아있는 집을 원했습니다. 단독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독특함이란 어떤 것일까요?
우리는 여러 개의 층에 각각 색다른 모습이 있는 집을 상상했습니다. 이 마을에는 법규 제한으로 인해 최대 2층 높이로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하층와 옥상층을 하나의 층이라 생각하면, 네 개의 층이 있는 집이 됩니다. 우리는 이 집을 4층집이라 생각하고 각 층의 사용 방법과 분위기를 독특하게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네 개의 층이 단독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네 가지 색깔을 담아보자’라는 생각으로 설계를 시작했습니다.

ⓒTRU Architects

혼자만의 공간, 함께 쓰는 공간
먼저, 네 가지 개성을 가진 층을 배열하는 방법을 생각해봤습니다.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조용히 혼자 있기 좋은 공간이 있고, 윗층으로 올라갈수록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두기로 했습니다.

층별로 자세히 이야기해 보면…

지하층은 혼자 머물며 조용히 보내는 동굴, 1층은 각자의 방이 있는 호텔, 2층은 함께 모이는 이야기 하고 식사하는 라운지, 옥상은 가족과 친구들을 함께 나누는 마당,

이라 생각하고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혼자만의 공간’ 아래에, ‘함께 쓰는 공간’이 위에 놓인 집이 되었습니다.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1층과 2층 뒤집기
이런 생각을 구현하기 위해 건축주와 함께 내린 가장 중요한 결정은 1층과 2층의 일반적인 기능 배치를 뒤집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1층에는 함께 쓰는 거실과 식당을 두고 2층은 개인의 침실을 만드는 것이 설계의 정석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집에 들어오면 개인의 공간을 먼저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거실에 머물기 보다는 먼저 방으로 가서 옷도 갈아입고 샤워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경우, 방이 1층에 있으면 편리합니다. 침실 공간은 주로 밤에 사용하는 반면, 거실과 주방은 낮에 머무는 빈도가 높으므로 2층에 거실을 두면 전망이 좋고 햇볕이 잘 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라일락 옥상집이 있는 운중동은 창 밖으로 산의 풍경이 멋지게 보이는데, 2층에 있는 식당에서 숲을 바라보며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Sketch_Daily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집의 중심, 주방
이 집에서 제일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주방입니다. 2층 라운지의 한 가운데, 거실과 식당을 연결하는 공간에 주방을 두었습니다.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보통은 벽에 붙은 조리대를 마주보고 서게 됩니다. 음식을 먹는 다른 가족들과 시선이 마주칠 기회가 별로 없죠. 음식 준비하는 사람 따로, 먹는 사람 따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라일락 옥상집의 주방에서는 사방을 막힘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식사하는 가족들, 거실의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는 손님들과 대화를 하며 음식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주방에서 거실과 식탁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시선을 가리는 키 큰 냉장고와 수납장을 모두 벽 속에 감추었습니다.

종단면도-2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집안 일을 편하게
단독주택에 살면 집안 일이 늘어납니다. 효율적으로 평면이 구성된 아파트와 비교하면 청소해야 할 곳도 많고, 정리해야 할 물건도 늘어납니다. 늘어나는 집안 일도 문제지만, 집안 일을 하러 이동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한 층에 모든 것이 모여 있는 아파트와 달리, 층계를 오르내리며 집안 일을 해야 합니다. 이동 거리가 늘어나는 것이 당연합니다.
우리는 집안일을 위한 이동거리를 줄이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1층 화장실에는 빨래를 투입하는 구멍을 만들었습니다. 이 구명은 지하의 세탁실로 연결됩니다. 침실의 침대 시트를 걷어서 힘들게 계단을 내려갈 필요 없이 구멍으로 던져 넣기만 하면 지하에 세탁물이 모입니다. 2층 주방에서 마당으로 이어지는 작은 계단도 만들었습니다. 음식물과 쓰레기를 버리러 가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Sketch_Section-Diagram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

가족의 인기척을 느끼도록
‘스플릿 레벨’이라던가 ‘스킵 플로어’로 알려진 방법이 있습니다. 바닥 높이를 바꿔서 연결되는 듯 구분되는 공간을 만드는 설계 방법입니다. 라일락 옥상집에서는 바닥 대신 천장의 높이를 바꿔서 공간이 서로 연결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침실에서도 바닥 창문을 통해 지하실이 살짝 보이고, 옥상에 올라가 있는 사람의 움직임을 거실의 높은 창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 집에 머무는 가족들끼리 서로의 인기척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방문을 닫으면 서로 뭘 하는지 알 수 없는 아파트와는 달리, 단독주택에서는 벽 너머 공간에 남편이, 부인이, 아이들이 있다는 든든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Sketch_Daily ⓒTRU Architects

나만을 위한 외부 공간
‘혼자만의 정원’, ‘식사를 할 수 있는 테라스’ 같은 사적인 외부공간은 많은 사람들이 단독주택에서 원하는 공간입니다. 아파트에서 나와 가족만을 위한 외부 공간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판교의 단독주택들은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마당을 확보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행인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중정형 마당으로 계획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옆집 과의 거리가 좁아져서 사생활이 침해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운중동 라일락 옥상집에서는 ‘나만을 위한 조용한 외부공간을 1층 대신 옥상에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각자 독립된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인기척을 느낄 수 있도록 천장의 높이를 조정했습니다.
‘라일락 옥상집’은 도시에서 편안하게 나만의 외부공간을 누릴 수 있는 집입니다.

ⓒTRU Architects
ⓒTRU Archite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