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시티에 숨은 ‘녹색 주거’를 찾아서

① Finding "Green House" in Sai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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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사진. 호찌민 시티(베트남)=전종현, 이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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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영국의 유력 매체인 <가디언 The Guardian>은 ‘차세대 메가시티 15곳 (Next Mega Cities 15)’이라는 기획 기사를 통해 초거대 도시 집단으로 성장할 지역들을 살펴보는 기회를 가졌다. 주로 아시아에 몰려있던 리스트에는 흥미롭게도 대한민국의 서울과 베트남의 호찌민 시티(Ho Chi Minh City)가 포함되어 있었다. 서울이 아직도 메가 시티가 아니었나 의아함이 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호찌민 시티라니?

혹시 호찌민 시티라는 이름이 낯설다면,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배경이 되는 도시 사이공을 들어보았는지 모르겠다. 1976년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의 국부(國父)인 호찌민의 이름을 따 남베트남의 수도, 사이공을 개명한 결과가 바로 현재의 호찌민 시티다. 호찌민 시티는 베트남 제1의 도시로 독보적인 경제 생산의 중심지다. 베트남의 정치, 문화적 수도는 천년고도 하노이지만 실질적으로 국가를 이끄는 경제 수도로 호찌민 시티를 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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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기록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부를 획득하고 있지만, 그 경제 활동의 최전선인 호찌민 시티는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난개발과 인구의 밀집으로 삶의 균형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아열대 지역 특유의 푸르른 녹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베트남이라지만 호찌민 시티는 그 선입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동아시아 지역의 1인당 녹지면적이 평균 66㎡라면 호찌민 시티는 1㎡가 채 되지 않는다. 오래된 도시의 건물은 철거되고 거대한 타워가 그 자리를 메꾼다. 자연의 존재는 멀어져 가고 황폐가 그 자리를 채우면서 사람이 숨 쉴 심리적, 물리적 여유를 앗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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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 그대로 도시화로 몸살을 앓는 호찌민 시티에는 이런 급격한 삶의 질의 저하를 막기 위한 건축적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베트남의 건축 수준을 한 단계 격상했다고 평가받는 건축가, 보 트롱 니아(Vo Trong Nghia)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협소한 녹지율을 물리적으로 끌어올리는 도시 계획을 꿈꾸기보다 개인의 삶과 밀접한 주거 건축에 자연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접목해 원래 있어야 할 생명의 기운을 건축으로 북돋는 마법을 부린다.

다행스럽게도 서울은 1인당 녹지율이 평균을 상회하고 있지만 공공의 영역에 국한되어 있다. 도시 재생을 통해 공원이 생기는 와중에도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에게 바로 와닿는 주거 환경의 녹음은 아직 더디지 않던가. 앞으로 온난화가 심화되면, 현재 제주도를 넘어 남해안에서 유자, 귤을 기르다 못해 망고와 커피까지 생산하는 대한민국은 국토 전체가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이다.

이런 천지개벽의 가능성을 두고 서울은 에어컨 아닌 다른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콘크리트로 가득 찬 시민의 주거 공간에 자연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한 거대한 화분 말고, 혹시 건축을 통해 ‘녹색 주거’를 구현하는 가능성을 찾을 순 없을까?

<브리크 brique>는 우리가 꿈에도 예상치 못한 ‘녹지 부족 도시’ 호찌민 시티에서 발견한 녹색 주거의 사례를 살펴보고, 기록해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낮 평균 기온 35도, 건기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베트남을 직접 다녀왔다. 결과적으로 명확한 해답을 얻진 못했지만, 우리의 노력이 하나의 메시지로서 한국 사회에 공명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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