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근로자를 위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

업무-상업-문화를 총망라한 라이프스타일 복합 공간 ‘성수낙낙’
ⓒSK D&D
에디터. 박종우  자료. SK D&D

 

한국판 브루클린으로 떠오른 서울 성수동에 랜드마크로 불릴 만한 라이프스타일 복합 공간이 등장했다. 글로벌 홈퍼니싱 리테일 기업 이케아의 팝업 공간 ‘이케아 랩’, 버거보이, 홍콩다방, 세가방 등 내로라하는 F&B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 ‘성수낙낙’이 주인공이다. 지난해 11월 첫 매장이 입점하고 오는 2월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지만, 벌써부터 방문객들이 줄을 잇는다. 

성수낙낙은 유명 브랜드가 나열된 힙한 상업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업무 시설인 지식산업센터에 근무하는 젊은이들이 먹고, 마시고, 즐기고, 체험하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연결된 연합 공간이다. 한마디로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필요한 공간을 집합적으로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성수낙낙은 보통 성수동 상권으로 지칭하는 성수역과 뚝섬역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았다. 기존 성수동 상권과 연결되지 않고, 지하철역과도 비교적 거리가 있는 곳에 이런 대규모 상업 공간을 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성수낙낙을 기획, 개발, 운영까지 책임지고 있는 김도현 SK D&D RESI 솔루션 운용본부장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 봤다. 에피소드 성수 101 인터뷰 이후 약 1년 만의 반가운 해후였다.

 

ⓒSK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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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낙낙’을 처음 들었을 때 경쾌한 이름이라고 느꼈어요. 어떻게 지어졌나요?

성수낙낙의 ‘낙낙’은 여유가 있다는 의미인 ‘넉넉하다’의 작은 말인 ‘낙낙하다’에서 따왔어요. 바쁜 직장인과 지역 주민들에게 낙낙한 여유를 선사하겠다는 의미를 담았죠. 그리고 ‘낙낙’은 문 두드리는 소리를 표현한 영어 단어 ‘knock knock’과도 음이 같아요. 앞으로 공간을 이용할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는 뜻도 있습니다.

 

단순한 단어가 아니였군요. (웃음) 성수낙낙은 단일 상업시설이 아니라 지식산업센터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체 공간 배치와 구조가 궁금합니다.

성수낙낙은 SK D&D가 개발한 지식산업센터 ‘생각공장 데시앙 플렉스(이하 생각공장)’와 SK V1 센터의 저층부에 위치한 상업시설입니다. 중앙의 탁 트인 잔디 광장과 함께 A동, B동, C동으로 이루어져 있죠. 그중 박공지붕 때문에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 바로 B동으로, 현재 이케아 랩이 입점해 있습니다. 생각공장 1층에 위치한 A동 지하에는 갤러리, 지상 1층에는 각종 편집 매장과 요가 스튜디오, 카페 등이 자리잡고 있고요. SK V1 센터 쪽의 C동에는 스타벅스 성수낙낙점이 한창 운영 중입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젊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이미 운영을 시작했거나, 오픈을 앞두고 있어요.

 

성수낙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SK D&D의 첫 상업시설 브랜드라고 들었는데요.

SK D&D는 지금까지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모두 꾸준히 개발해왔어요. 그래서 성수낙낙이 저희의 첫 상업시설 프로젝트라고 할 순 없어요. 다만 특별한 지점이 있습니다. 그동안 개발한 상업시설은 업무용 시설의 부속 공간에 가까웠어요. 그래서 분양 후 운영 과정에서 저희가 기획 초기에 고려했던 의도와 방향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했어요. 결과적으로 건물의 전체 가치를 높이는 데 생각만큼 기여하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랜드마크 건물의 상업시설을 제대로 운영해 그 건물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고, 이번 성수낙낙이 포함된 지식산업센터 생각공장이 그런 의미에서 기존과 다르게 시도하는 상업시설 개발의 새로운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SK D&D가 다루는 공간의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네요.

제가 총괄하는 RESI 솔루션 운용 본부는 2017년 출범했는데요. 공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시간을 보내는지 고민하고, 그에 따른 문제와 해법을 도출하는 데 집중하는 곳이랍니다. ‘더 나은 도시 생활’을 위한 공간을 기획하고 있어요. 주거뿐 아니라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 삶과 연결되는 공간 모두를 아우르죠. 2020년 초에는 공유 주거 브랜드 ‘에피소드’를 선보였고, 하반기에는 지식산업센터 ‘생각공장’과 더불어 저층부에 ‘성수낙낙’이라 이름 붙인 상업공간을 열었어요. 성수낙낙은 생각공장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더 나은 업무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요소로 기획했습니다. 보통 업무 공간에 딸려 있는 일반적인 편의 시설이 아니에요. 입주사와 근로자의 업무 환경을 이루는 하나의 ‘콘텐츠’로 접근했죠. 성수낙낙이 일반 상업시설과 구별되는 지점입니다.

 

ⓒSK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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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낙낙에는 이케아 코리아의 팝업 공간 ‘이케아 랩’을 비롯해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했는데요. 브랜드를 선정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성수낙낙에는 이케아 랩 이외에도 복합문화공간 그라운드시소, 대교 팝업 스토어, 버거보이, 미미옥, 까치화방 등 30여 개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식음료 브랜드들의 추가 오픈도 앞두고 있죠. 이들 브랜드를 선정할 때 가장 중시했던 기준은 무엇보다 사용자였습니다. 성수낙낙의 애용자로 예상되는 지식산업센터 입주 기업 소속 직장인과 인근 거주민, 그리고 유동 인구의 특징을 파악했죠. 사전 조사를 해보니 평균 연령대가 밀레니얼 세대 쪽에 많이 분포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사용자의 일상에 가까이 접근해 이야기를 건내며 진화할 수 있는 브랜드인지 여부를 최우선으로 고민했습니다. 

 

성수동은 밀레니얼 세대처럼 트렌드에 민감하고 ‘힙’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동네죠. 그래서 현재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브랜드를 찾는 게 중요했을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성수동은 독특한 특성을 지닌 곳입니다. 그래서 성수낙낙에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다양한 ‘생활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준비하는 중 코로나19가 터지고 그 상황이 전국적으로 심해지는 상황에서 원하는 수준만큼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힘든 점이 있었죠. 그래서 소위 ‘관계’를 동원했습니다. 테이블, 에피소드 등 저희가 예전에 진행한 주거 공간 브랜드를 준비하면서 연이 닿았던 브랜드들과 새롭게 파트너십을 맺었어요. 이케아 코리아는 에피소드 성수를 처음 준비하면서 일정 공간과 가구를 함께 긴밀히 기획하고 디자인하며 협력한 경험이 있어요. 수제 버거 전문점인 ‘버거보이’도 에피소드에서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박재현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고요. 이렇게 과거 인연을 맺었던 브랜드와 새롭게 만난 브랜드가 모이니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케아 랩 내부 공간 ⓒIKEA
ⓒSK D&D
ⓒIKEA

 

성수낙낙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수동 중심과는 제법 떨어져있습니다. 성수역, 뚝섬역에서 찾아가기에도 거리가 꽤 되고요. 위치 선정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저희도 기획할 때부터 고민이 많았지만 덕분에 오히려 규모 있는 자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성수동 상권에서는 주차가 어려울 때가 많은데 주차 공간도 충분히 확보하고 인접 도로를 통해 진입이 용이하다는 점은 성수낙낙의 큰 장점으로 생각합니다. 지하철역과 거리는 좀 있지만, 카카오 택시, 타다, 전동 킥보드 등 모빌리티 서비스가 계속 성장하는 추세라 접근성 부분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죠. 부동산 개발을 하다 보면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존재하죠. 기획력과 실행력을 통해 장점으로 단점을 극복하는 게 디펠로퍼의 숙명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낀 프로젝트였습니다. (웃음)

 

붉은 벽돌과 박공 지붕은 멀리서부터 시선을 잡아 끄는데요. 건물의 재료와 외관 디자인은 어떻게 결정되었나요?

성수낙낙은 을지 트윈타워, 롯데 L7호텔, 공유오피스 헤이그라운드 등을 설계한 DMP 건축사사무소에서 맡아주었어요. 성수동만의 고유함을 표현하면서도 지식산업센터의 활기를 담아낼 수 있는 디자인으로 태어났죠. 붉은 벽돌로 지어진 옛 공장 건물, 좁은 골목길에 자리 잡은 다양한 디자인 숍들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성수동 고유의 멋으로 인식된 지 오래잖아요. 그런 멋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재료가 붉은 벽돌이었어요. 그리고 성수낙낙이 생각공장의 일부로 기획되긴 했지만 생각공장과는 차별화된 공간으로 특징을 드러내는 게 필요했어요. 그래서 박공지붕을 B동의 포인트로 삼아 시선이 집중되도록 의도했죠.

 

설명을 듣기 전에는 성수낙낙이 생각공장과 연관이 있는지 잘 모를 정도니 성공한 셈이네요. (웃음) 

성수동만의 문화와 정서가 건축물에 녹아들면서도 지식산업센터와 연계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디자인을 요청했거든요. 많은 논의와 고민 끝에 생각공장 전체는 붉은 벽돌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주면서도 박공지붕과 개방감을 강조한 유리 천장 덕분에 성수낙낙만의 개성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B동 지하의 F&B 공간을 만드는 일이 막바지입니다. 공간의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공간 전체의 기획 의도를 F&B 공간에서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한창 준비 중이죠. 오는 2월 중 최종 오픈 예정이니 조만간 성수낙낙의 다른 개성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SK D&D
ⓒSK D&D
ⓒSK D&D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 때문에 불확실성과 변화로 가득찬 한 해가 되었는데요. 성수낙낙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무척 곤란하셨을 것 같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상 영향을 많이 받은 건 사실입니다. 입점하기로 계획했던 브랜드가 입점을 포기한 경우도 많았어요. 그렇다고 투자를 받아 개발하는 입장에서 오픈을 늦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한 담당자들이 고생을 무척 많이 했죠.
현 상황에서 상업시설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확실하게 해결한 방법은 묘연합니다. 이제 초기 기획 단계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졌죠. 과거의 관행과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시도, 생각들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상거래의 가속화로 오프라인 공간 비즈니스는 점차 축소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이를 더욱 심화시켰죠. SK D&D 입장에서 앞으로의 공간 개발 사업은 어떻게 변할 거라 보시나요?

코로나19 이전부터 공간 비즈니스는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재택 근무, 온라인 스트리밍, 정기 구독 서비스 등 변화의 징조도 이미 몇 년 전부터 뚜렷이 나타나고 있었고요. 주거 공간과 더불어 업무 공간, 상업 공간은 우리 삶과 긴밀히 연결된 영역이라 앞으로도 멈출 수 없는 비즈니스라고 보고 있어요. 오히려 변화의 속도가 더 빨아지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변화를 앞당길 뿐,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는 말씀이시군요.

오프라인를 통해 전달하는 독특한 공간 경험이 더욱 절실한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이 부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주거 공간에 머무는 동안 삶의 맥락이 생겨나는 경험, 상업 공간에서 개인이 물건을 만날 때까지의 과정에서 느끼는 경험 등을 차별화시켜 전달하는 브랜드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SK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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