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서 살아볼래요?

[Near my home] ⑨ 블랭크가 만드는 공간, 동네, 지역
공집합 상도점 ©BRIQUE Magazine
에디터. 박경섭 사진. 최진보 자료. 블랭크

 

올해로 설립 9년차를 맞이한 블랭크는 동네라는 키워드를 오랫동안 탐구해 온 기업이다. 건축사사무소로서 SH서울하우징랩, 무중력지대 영등포 등의 건축 프로젝트의 설계와 시공뿐 아니라 동네와 지역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건축을 기반으로 공간의 운영과 지역 커뮤니티와의 교류를 고민해 온 블랭크는 이제 동네와 지역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동네의 삶을 주제로 한 커뮤니티 다이닝 바 {공집합} 상도점과 후암점은 동네 주민들의 주요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제 블랭크는 동네를 넘어 지역의 삶을 탐구하고 있다. 지방살이와 노마드 라이프에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빈집 큐레이션 플랫폼 ‘유휴’라는 블랭크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듣기 위해 문승규 공동대표를 만났다.

 

블랭크 문승규 공동대표
문승규 블랭크 공동대표 ©BRIQUE Magazine

 

공간 건축가에서 동네 건축가로: 동네 주민으로서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다

블랭크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블랭크를 시작할 무렵, 동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주민으로서 생긴 흥미였죠. 블랭크가 처음 만든 공간 역시 동네에서 사는 사람이자 일하는 사람으로서, 이 동네에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고민한 결과였어요. 돌이켜보면 블랭크의 초창기 공간은 여러 멤버가 품고 있는 필요와 욕구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은 셈이죠. 우리 손으로 살기 좋은 동네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마음이었죠. 청춘플랫폼, 청춘캠프, 청춘파크는 각각 부엌과 작업실 그리고 주택을 공유 공간 개념에서 풀어낸 시도였어요. 공집합은 동네에서도 잘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던 거고요.

 

그간 동네의 삶에 관한 많은 프로젝트를 펼쳐왔는데요, 최근 그 범위가 서울의 동네에서 지방으로 확대된 것 같습니다.

지난 6년 간 상도동에 살며 동네의 삶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자연스레 지방으로 관심이 옮겨갔어요. 블랭크 멤버의 절반은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하고 있지만, 여러 이유로 다양한 동네에서 지내고 있는 멤버도 절반은 되어요. 사람이 늘어나니까 각자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다채로워지더라고요. 지금 사는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고,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서 살고자 하는 예도 있고요. 혹은 아예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사는 노마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멤버도 있어요. 블랭크가 만들어가던 동네의 삶의 모습이, 멤버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안 맞는 부분이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점차 라이프스타일의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에 관한 고민이 커졌어요. 앞으로 멤버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더 다양해질 텐데, 그걸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서 공간을 여러 지역에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유휴 프로젝트가 그 결과물이고요.

 

공집합 상도점
공집합 상도점 ©BRIQUE Magazine
공집합 상도점과 공간을 나눠 쓰는 제로 웨이스트 기업 ‘지구샵
공집합 상도점과 공간을 나눠 쓰는 제로 웨이스트 기업 ‘지구샵’ ©BRIQUE Magazine

 

집이 작아지면서, 본래 집이 담당하던 기능적·사회적 요소가 새로운 비즈니스와 공간을 낳고 있는데요. 여전히 핵심은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욕망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방살이 역시 점점 더 주목받는 것 같고요.

지방에 정착하는 분들을 보면 크게 두 갈래인 것 같아요. 대안적 삶의 가치를 찾아 떠난 분들이 있고, 사회적인 안전망을 중요하게 생각해 공동체를 찾아 떠난 분들이 있어요. 지금은 두 흐름이 만나는 시점인 것 같아요.

 

대안적 가치란 어떤 걸까요? 여러 의미가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 방향의 논의가 가능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도시의 팍팍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 아닐까 싶어요. 우울증을 겪다 지역으로 이주하는 분들도 꽤 있더라고요. 새로운 삶의 방식과 터전을 찾는 과정에서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죠. 앞서 말한 두 흐름 모두 공통적으로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이 크더라고요. ‘어떤 사람을 어떻게 만나는가’는 모든 이에게 무척 중요한 문제이니까요.

 

주거 멤버십 서비스: 살고 싶은 곳이 있다는 건, 같이 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

 

유휴하우스 남해점 거실
유휴하우스 남해점 거실 ©BLANK

 

유휴 프로젝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어요?

유휴는 자신에게 맞는 삶의 터전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동네 콘텐츠와 전국 주요 도시에 입주 가능한 빈집 정보를 큐레이션하여 제공하는 소도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에요. 또 ‘유휴하우스’라고 월 단위로 거주 가능한 멤버십 기반의 공유 주거 공간을 통해, 지방살이나 노마드 라이프를 꿈꾸는 분들을 위한 주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해요. 현재 책정된 멤버십 비용은 월 49만 원이에요. 1년 단위로 계약하면 할인 혜택을 드리고요. 첫 유휴하우스 남해점은 총 세 개의 방이 있어요. 개인 공간인 방의 크기는 약 3평 정도예요. 부엌과 거실 그리고 테라스는 공유 공간으로 나눠 쓰는 방식이고요.

빈집 문제나 유휴 공간에 관한 문제가 서울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고 있기는 하지만, 지방의 경우에는 정도가 훨씬 심각해요. 사회적 문제인 빈집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2018년 유휴 프로젝트를 처음 구상할 때는 전국의 빈집 정보를 모아둔 플랫폼으로만 기획했어요. 그런데 막상 부동산 정보를 모으다 보니까 사람들에게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도 보여줘야 하겠더라고요. 구체적인 콘텐츠가 있어야, 사람들이 지방의 삶에 대해 보다 깊게 고민할 수 있을 테니까요.

 

유휴 프로젝트가 처음으로 다루는 지역이 남해라고 들었어요.

남해군은 서울에서 가장 가기 어려운 지역이에요. 유휴하우스 남해점이 위치한 상주면은 남해군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에요. 남해 시내에서도 한 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동네이거든요. 여러 면에서 서울과 대척점에 서 있는 지역이에요. 유휴의 정체성을 보여드리기에 적합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남해에 포커스를 맞추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어요. 유휴 프로젝트를 맡은 김경환 매니저 고향이 진주인데, 삼사 년 후에 남해에서 살기를 꿈꾸고 있어, 함께 남해에 가보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던 거죠. ‘팜프라’처럼 남해에서 활동 중인 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기회도 있었고요. 저와 김경환 매니저 둘이 2019년 12월 부터 남해를 돌아다니면서, 지역에서 사는 분들을 인터뷰하는 동시에 빈집 정보를 발굴했어요. 쉽지 않았지만 즐거운 여정이었죠.

 

유휴하우스 남해점 101호
유휴하우스 남해점 101호 ©BLANK
유휴하우스 남해점 102호
유휴하우스 남해점 102호 ©BLANK
유휴하우스 남해점 103호
유휴하우스 남해점 103호 ©BLANK

 

주거 구독 서비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새로운 관점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마드 라이프를 선호해요. 그런데 막상 지방에서 살려고 하면, 머물만한 곳이 마땅치 않더라고요. 주거 환경이 노후화된 곳이 많기도 하고, 단기 임대가 안 되는 경우가 대다수라서요. 민박이나 에이버앤비가 몇 안 되는 선택지인데, 금전적으로 부담이 커요. 한 달만 머물러도 숙박비가 백오십만 원이 훌쩍 넘으니까요. 멤버십 기반의 주거 구독 서비스를 통해 지방살이의 문턱을 낮추고 싶어요. 올해 유휴 플랫폼이 어느 정도 안정화 되면, 유휴하우스를 남해 외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에요. 최종적으로 멤버십 가입자분들이 지역을 옮겨 다니며 살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일종의 위워크 주거 공간 버전이죠. 한 달에서 일 년 정도 단기로 거주하다 보면, 분명 그 안에서도 장기 거주를 생각하게 되는 분들이 나올 거예요. 유휴가 지방 내 단기 거주와 중장기 거주, 그리고 정착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플랫폼이 되기를 바라요.

 

흥미롭네요. 남해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 인구 통계나 빈집 분포 같은 수치적 근거도 존재할까요?

지방으로 취재를 다니다 보니까 정량적 수치와 데이터가 중요하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더라고요. 지자체마다 빈집 데이터가 있지만, 실제 답사를 통해 구축한 게 아니다 보니 효용성이 떨어져요. 해당 데이터를 보고 알 수 있는 건 수도가 끊긴 지 얼마나 되었는지 정도죠. 실제 집의 상태, 소유자 현황, 수리 견적, 지역 특성에 관한 정성적 정보는 빠져 있어요. 오히려 정량적 접근이 지역에 대한 오류를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주면은 대안학교인 상주중학교를 중심으로 일종의 교육 공동체가 형성된 지역이에요. 지역에 애정을 품고 있는 사람이 많았어요. 팜프라처럼 수도권에 거주하던 청년들이 이주해 활동하고 있기도 하고요. 팜프라는 폐교였던 야영장 부지에서 집짓기 프로그램이나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농촌의 삶을 콘텐츠화 하는 작업을 하는 팀이에요. 팜프라와 상주중학교 학부모분들께서 앞서 이야기했던 지방으로 이주하는 두 가지 경우에 각각 부합하는 것 같네요. 두 커뮤니티를 보며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은 그곳에 사는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 깨닫게 되었죠. 우리가 어떤 동네에서 살고 싶다는 건 단순히 물리적 환경이 좋아서 뿐만 아니라, 같이 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니까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굳이 사는 모습이 같을 필요는 없으니까

 

유휴하우스 남해점 주방
유휴하우스 남해점 주방 ©BLANK

 

남해 지역 주거 환경은 어떤 상황이었나요?

남해로 이주한 청년들을 만나면서 그분들이 굉장히 열악한 주거 환경에 처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월세나 전세 매물 자체가 많지 않고,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귀농인의 집도 1년만 거주가 가능하고요. 주거에 대한 불안정이 큰 상황이죠. 청년들뿐만 아니라, 이주를 고려하는 상주중학교 학부모분들이 살만한 집도 마땅치 않고요. 심지어는 상주중학교 선생님들도 교직원 기숙사가 부족하다 보니까 펜션에서 사는 경우가 꽤 되더라고요. 성수기 때는 펜션에서 나가야 하는데도 다른 선택지가 없어 펜션에 머물고 계신 거예요. 수도권에서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주거 환경이 지방에서는 보장이 안 되는 거죠. 유휴가 이런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블랭크가 유휴를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려는 바는 무엇일까요.

유휴 프로젝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건 주거에 대한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바꾸는 거예요. 노마드 라이프·리모트 워크가 가능한 분들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다듬어 나가는 과정에서 주거에 관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앞으로 규모의 경제가 구축된다면, 월세와 전세로 짜여 있는 한국의 주거 환경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어요. 시작점은 남해이지만 서울과 수도권 등 주거에 대한 수요가 있는 곳 전체를 대상으로 하려 해요. 지방의 소도시와 대도시 곳곳에 유휴하우스를 조성함으로써, 월세 대신 멤버십 비용을 지불하고 내가 살고 싶은 동네와 지역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어요.

 

유휴하우스 남해점 테라스
유휴하우스 남해점 테라스 ©BLANK

 

그런 방식이라면 숙박업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일단 유휴하우스 가입자분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을 생각이에요. 계약 기간을 한 달 단위로 설정하여, 관리비나 보증금 없이 월 정액제로 주거 임대차가 가능하다는 게 차별점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 사회적으로도 숙박과 거주 사이의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숙박업은 법적으로 어매니티·시설과 같은 서비스를 지속적,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행위로 규정되어 있어요. 결국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거냐의 문제인데, 저희는 기본적인 가구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거주의 관점에서 기획된 서비스를 제시하려고 해요.

 

유휴가 가입자분들에게 최우선으로 제공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일까요?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이죠. 지역 이야기를 콘텐츠화하는 까닭 중 하나가, 가입자분들이 이 지역에는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이들이 살고 있는지 미리 확인하게끔 하는 거예요. 유휴하우스 운영 인원도 이왕이면 해당 지역 주민으로 구성하려고 해요. 자연스레 동네에 대한 소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요. 가입자분들이 유휴하우스에서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실 수 있기를 바라요. 지방살이가 마냥 좋지만은 않아요. 이상적으로 생각했다가 크게 실망할 수도 있고요. 반면 기대를 전혀 안 하고 왔는데 너무 좋을 수도 있어요. 결과가 무엇이든 핵심은 경험이에요. 가입자분들에게 경험의 폭을 넓혀 드리고 싶어요.

 

미래의 블랭크: 결국 동네에서 살아가는 일

 

유휴하우스 남해점 외부
유휴하우스 남해점 외부 ©BLANK

 

블랭크의 커뮤니티 바 공집합이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공집합은 유휴와 더불어 블랭크의 중요한 구심점이에요. 각각 동네와 지역의 삶을 담아내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공집합은 상도동과 후암동 두 곳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기본적인 관점은 유휴와 동일해요. 그 동네와 지역에서 활동 중인 커뮤니티와 협업하여 일상의 거점을 만드는 일이니까요. 공집합은 올해 서울, 목포, 남해 등지로 확대할 계획이에요. 사람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동네에 필요한 생활공간 중 하나잖아요.

 

동네와 지역의 삶은 비슷하면서도 상이한 맥락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간 블랭크는 주로 서울에서 활동을 이어왔는데, 지방의 라이프스타일은 서울과는 완전히 달라요. 아무래도 삶의 기반이 상이하니까요. 지방으로 이주한 분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자립이에요. 지방에서는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위해 개인적 노력을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커뮤니티 차원의 협력과 연대가 정말 중요해요. 농촌과 소도시에서는 혼자 살아남는다는 게 불가능에 가까워요. 농업이나 제조 등 생산과 관련된 일자리 위주로 경제구조가 짜여 있거든요. 팜프라 역시 지역 안에서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커뮤니티와 함께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더라고요. 지방은 노동에 대한 관점이 도시와는 매우 달라요. 노동이 내 삶과 맞닿아 있다 보니까 커뮤니티를 만들고 참여하는 일이 되게 자연스러워요. 도시에서는 커뮤니티라고 하면 취향이나 취미가 기반인 경우가 많잖아요. 어떻게 보면 인위적이라고 할 수도 있죠. 내 삶이나 일과는 분리되어 있으니까요. 이런 차이가 공동체성과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봐요. 마을회관과 동네 창고 같은 곳이 커뮤니티 공간으로 기능하기도 하고요. 공집합 같은 바가 커뮤니티 공간이 될 수 있는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거죠.

 

유휴하우스 남해점이 위치한 임촌마을
유휴하우스 남해점이 위치한 임촌마을 ©BLANK

도시와 지방의 관계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할까요?

지방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일에 서울 같은 도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해요. 지방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주말에는 서울로 올라와서 트레바리와 같은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시는 경우가 꽤 있더라고요. 남해에 계신 분들도 도시의 삶이 그리우면 종종 진주로 놀러가기도 하고요. 도시의 삶에 지쳐서 지방으로 이주를 했지만, 그리운 부분은 있을 수 있잖아요. 도시와 지방이 더 촘촘하게 연결되어야만 지방의 생동감이 커질 수 있다고 봐요. 문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프라가 도시, 특히 서울에 몰려 있으니까요. 장기적으로는 서울에 과밀화되어 있는 인프라가 지방으로 분산되어야, 지역의 삶 역시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되면, 도시와 지방이 훨씬 긴밀해지리라 생각해요. 세대마다 욕구와 필요가 조금씩 다르잖아요. 예를 들어 아이를 막 가진 분들은 귀촌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런 라이프스타일의 다각화가 지방과 소도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앞으로 블랭크가 동네에서 펼쳐나갈 일들이 기대됩니다.

동네와 일상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매일 내가 만나는 사람들, 가는 곳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공간을 만들고 있다 보니까요. 남해에서는 ‘촌민’, ‘촌 라이프’라는 단어를 사용하시더라고요. 블랭크는 계속해서 많은 분들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해보려고 해요. 같이 살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일만큼 삶에서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블랭크가 만든 공간

 

{공집합}

 

공집합 상도점
공집합 상도점 ©BRIQUE Magazine

 

동네에서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다채로운 작은 가게들이 늘어나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된 커뮤니티 바. 동네에서 편하게 술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는 공간이다. 보다 많은 동네 주민들이 술을 매개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만나기를 바란다. 공집합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가능성을 위해 비워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겨 있다. 현재 서울의 상도동과 후암동에 각각 1호점과 2호점이 운영 중이다.

상도점 : 서울시 동작구 성대로1길 16, 1층 (070-7756-3270) 매일 18:00~01:00 (일요일 휴무)
후암점 : 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1가길 45, 1층 (070-8869-1100) 매일 11:30~22:00 (일요일 휴무)

 

유휴하우스

 

유휴하우스 남해점 거실
유휴하우스 남해점 거실 ©BLANK

 

동네의 삶에 관한 콘텐츠, 전국 주요 도시에 입주 가능한 빈집 정보를 큐레이션하여 제공하는 소도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유휴’의 멤버십 하우스. 월 단위로 거주 가능한 멤버십 기반의 공유 주거 공간. 지방살이, 노마드 라이프, 리모트 워크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주거 구독 서비스. 1년 단위로 멤버십에 가입할 시 할인 혜택이 제공될 예정.

남해점 : 경남 남해군 상주면 상주리 642-4 (010-6755-8999) www.yoohuu.kr

 

 


[Near my home] 동네가 내 집이 된다면

글 싣는 순서 :

집 밖으로 나온 우리집 공간 ‘프로젝트 후암’
커피향 흐르는 해방촌 세탁방 – 세탁기와 커피가 함께 있는 카페 ‘론드리 프로젝트’
쌓인 책은 줄이고, 없는 책은 빌리고 – 온라인 공유 도서관 ‘국민도서관 책꽂이’
누구나 창고는 필요하다 – 삶을 담는 그릇, ‘미니창고 다락’
짐을 비우고 삶을 채우세요 – 짐에 대한 연구보고서 ‘오호’
누구나 주인이 되는 술집 – 매일 주인이 바뀌는 영등포 커뮤니티 바 ‘삼만항’
연남·연희 ‘플레이’ 리스트 – 동네의 숨은 콘텐츠를 찾아서, 어반플레이의 ‘쉐어빌리지’
슬기로운 동네생활 – 직주근접 동네 생활자, 심영규 주식회사 정음 대표
⑨ 우리 동네에서 살아볼래요? – 블랭크가 만드는 공간, 동네, 지역
오래된 동네를 밝히는 여덟 개의 풍경 –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거점시설
회현동 골목 어귀에 숨겨져 있는 동네 사랑방 – 여든다섯살 적산가옥의 새로운 쓰임 ‘회현사랑채’
서계동을 밝히는 색다른 시도 – 서울을 품은 마을카페 ‘청파언덕집’

 

 

‘블랭크’ 전체 스토리 담은 <브리크brique> 종이잡지 vol.3

 

ⓒBRIQUE Magazine
*책 자세히 보기 https://brique.co/book/brique-vol-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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