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을 소개합니다

[Space] ‘아우어 하우스’ 공간 이야기
ⓒBRIQUE Magazine
에디터. 장경림  사진. 최진보  자료. 디에이엘 건축사사무소 DAAL

 

집을 짓기로 결심한 건축주의 ‘to do list’를 나열한다면 얼마나 될까? 대지를 결정하고, 건축가를 만나고, 자신의 생활을 고려해 설계를 요청하고, 시공과 감리까지 지켜보는 수개월의 지리한 과정을 열거하자면 순탄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비용과 시간, 주변에서 들려오는 무수한 잡음까지 인내해야 하는 것도 건축주의 필수 덕목. 필연적으로 많은 수고와 공부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집 짓기를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의 가이드가 되어주는 서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누구나’ 집을 짓고 사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보편적인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2019년 주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둘 중 한 명은 아파트에 산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주택과 비교해 생활이 편리하고, 관리가 쉽다는 장점으로 한국의 주거 문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형태로 꼽힌다. 아파트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집을 지으며 살지는 않는다. 매매를 통해 집을 살 수 있고, 다세대 주택에 입주를 할 수도 있으며, 이 외에도 다양한 주거의 선택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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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택지를 제쳐두고 ‘내 집 짓기’를 선택한다는 건 일생에서 몇 없을 적극적인 도전이며, 삶의 환경을 스스로 개척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과정을 겪어낸 ‘아우어 하우스’의 건축주 부부는 집 짓는 과정을 미리 알았더라면, 다시 고려해 볼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그렇지만 집을 통해 살며 정반대로 달라진 일상에 만족을 표하며, 둘만의 행복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건축주에게 집의 이름에 담긴 뜻을 묻자 “그냥, 우리 집이라는 뜻이에요”라는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생각보다 더욱 단순한 이유였지만, 인위적인 꾸밈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는 삶의 가치관이 묻어났다. 집 역시 다르지 않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집에 담고자 했던 그들. 오래전 미술을 공부하며 만나, 연애하듯 결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두 사람이 직접 지은 집은 그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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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홍제동


배산임수 터에 집을 짓다
홍제동은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동네로, 연희동과 길 하나를 두고 나뉘는 곳이다. 우연히 발견한 땅이었지만, 아내의 직장과 부부의 주요 생활권인 홍익대학교 인근으로 쉽게 접근 가능해 만족도가 높았다. 서대문구를 가로지르는 안산이 곁에 있는데, 산 아래 넓은 대지는 조선시대 당시 경복궁 터의 후보였을 정도로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땅이라 말한다. 현재 연세대학교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대지는 홍제천과도 가깝고 산책로도 있어 야행성이던 부부의 생활을 아침형 인간으로 바꿔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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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지붕, 하나의 집


박공지붕을 색다르게 얹는 법
이 집은 건물 양쪽에 두 개의 박공지붕이 수직으로 마주 보고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보편적인 집을 선호하지 않는 건축주를 고려한 건축가의 시도다. 평지붕보다 개성이 두드러지고, 건물 외관을 바라볼 때 재미를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어느 방향에서 건물을 바라봐도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고, 대칭성과 일관성보다는 리듬감과 자유분방함을 느낄 수 있다.

 

정면도 ⓒDAAL

 

좌우가 다른 ‘콜라주’ 같은 매스
건물 규모는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좌측이 2층, 우측은 3층으로 구성돼 있다. 두 개의 지붕 아래층 구성이 달라서 내부 공간도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2층으로 이뤄진 건물의 북서쪽은 높은 층고를 가지고 있어 실내에 개방감과 확장성을 부여한다. 남동쪽의 3층 침실은 뾰족한 박공지붕 바로 아래 침대를 둬 오두막 같은 아늑함, 침실 가진 포근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하나로 연결된 집
오랜 연애와 결혼 생활로 그들은 서로의 생활 습관을 잘 알고 있었다. 손님을 초대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아내와 작업실을 1층에 둔 남편은 주택 내부에서 벽으로 막힌 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대신 벽면으로 활용 가능한 가구를 곳곳에 배치해 영역을 나누고, 침실은 계단을 한 층 더 올라가는 동선을 통해 구획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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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을 이긴 최적화


높은 층고가 주는 특별함
단독주택의 일반적인 천장 높이는 2.2~2.4m 사이지만, 이 집은 건물 남동쪽 2 층 영역의 천장을 표준 높이의 두 배가 넘는 5m 로 설계했다. 높은 천장은 실내에 있는 사람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 개방된 느낌을 주고, 심리적인 답답함을 해소한다. 단독주택이 아니면 쉽게 시도할 수 없기 때문에 건축주가 집을 지으며 원했던 필수 요건이다. 층고를 높이면 난방비가 많이 나온다는 걱정도 최근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 설계 기준이 강화됨으로써 지금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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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하는 천창
2층과 3층 지붕에 뚫린 네모난 천창은 집 안에 비일상성을 부여하는 화룡점정의 요소이다. 건물 밀집 지역 저층에 오랜 시간 살았던 건축주는 가능한 많은 창문을 내길 원했는데, 특히 천창은 어려운 관리에도 불구하고 꼭 마련하길 원했다. 주변의 우려가 컸지만, 지금은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 중 하나로 꼽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쏟아지는 햇살과 고개를 들면 보이는 하늘은 아내가 아침 시간을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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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원하는 대로


작가의 개인 작업실
1층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상인 씨의 개인 작업실이자,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카페로 문을 열어뒀다. 이 공간의 이름은 컴바인스combines. 오직 남편의 취향으로만 꾸며진 이곳은, 오랜 시간 작가로 일하며 틈틈이 취미로 즐겼던 물건을 모아뒀다. 한쪽 벽엔 그의 작품이 걸려있고, 직접 만든 가구들이 곳곳에 놓여 있어 ‘일러스트레이터 김상인’의 작품과 취향을 한 데서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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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 식물이 있는 테라스
설계 초기부터 건축주와 건축가는 중정 또는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정원을 어떻게 넣을지 고민했다. 정원 형태의 공간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지만, 작은 규모의 건물에서 면적을 할애하기란 쉽지 않았다. 선택한 최선의 방법은 남서향의 햇살을 듬뿍 받는 작은 테라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낸 공간이지만, 아내는 부엌에 서서 바라보는 테라스의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식물을 키우는 재미를 알게 된 아내 덕분인지 집 곳곳에서도 푸름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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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공간이 주는 여유
가구로 가벽을 만들어 마련한 낮잠 공간은 잠시 앉거나, 누워 휴식 시간을 갖는 곳이다. 테라스와 맞물려 햇살이 쏟아지는 ‘ㄱ’모양의 창문, 길게 놓인 의자, 반려 식물과 책, 작가로서 그린 작품이 함께 놓인 곳으로 부부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작은 쉼터다. 빽빽하게 방마다 역할이 부여되는 일반적인 집과 달리, 역할의 여백이 느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오직 두 명이 생활하기에 생긴 여유와 자유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큰 창문을 가진 샤워실
함께 여행을 자주 다녔던 부부는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며 경험한 샤워실의 모습을 떠올렸다. 풀빌라의 샤워실 형태로 하늘이 보이도록 천장이 뚫려있기를 원했지만, 설계상 어려운 부분이 많아 유리로 창문을 크게 냈다. 자연 채광과 함께 샤워를 즐기는 것도 건축주가 아침을 좋아하게 된 또 다른 이유가 됐다. 샤워실에 원하는 요소를 채우고, 화장실은 건식으로 분리하여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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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어 하우스’ 전체 이야기 담은 <브리크brique> 종이잡지 vol.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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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자세히 보기  magazine.brique.co/book/vol-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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