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미술관

[Edit your space] ① 그림 렌털 서비스 '오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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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윤선  사진. 최진보  자료. 오픈갤러리

 

과거에는 미술품 소장을 상류층의 비싼 취미나 고급 문화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소수의 갤러리나 옥션이 미술품 유통을 독식하면서 거래 방식이 불투명하고 불합리한 측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상의 대상이라기보다 투자의 도구라는 인식도 팽배했다.
반면 최근 몇 년 사이 대중이 미술을 쉽게 즐기고 소장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고정관념이 깨지기 시작했다. 미술품 공동 소유를 통한 투자 플랫폼 ‘피카 프로젝트’, 유명 작가의 원화를 디지털 판화로 재현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공하는 서울옥션의 ‘프린트 베이커리’, 엄선한 작품을 한 달에 한 번 정기배송하는 그림 구독 서비스 ‘핀즐’ 등 각각 콘셉트와 서비스 방식도 다양하다.
미술품 대여 서비스도 눈에 띈다. 미술관에 가지 않고도 집 안에서 계속 새로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손쉽게 집 안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어 인테리어 효과까지 일거양득이라는 평가다. ‘원화 렌털’을 전면에 내세운 ‘오픈갤러리’는 그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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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점뿐인 원화를 빌려드립니다

오픈갤러리는 2013년부터 ‘세상에 하나뿐인 원화를 합리적인 요금에 렌털해보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국내 작가의 원화를 판매가의 1~3% 수준에 대중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전 과정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모바일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작품을 선택하고 최소 3개월 주기로 새로운 작품으로 교체할 수 있다. 작품 선택 과정에서 큐레이터에게 상담이나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거실, 침실 등 공간에 작품이 실제로 걸려 있는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 걸어보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작품 선택이 끝나면 설치 기사와 큐레이터가 직접 방문해 그림 배송과 설치, 교체를 돕는다.
현재 오픈갤러리에 등록된 작가는 1500여 명이며 작품은 약 3만5000여 점이다. 렌탈 요금은 10호 이하 월 3만9000원부터 100호 이하 25만 원 수준이다.

 

미술 문외한의 미술 사업 창업기

창업자인 박의규 대표는 원래 미술에는 문외한이었다. 평생 미술관에 가본 경험을 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 한 컨설팅 기업에 재직하던 그는 인정받는 샐러리맨이었다. 회사의 권유로 유학길에 오르기 직전, 급작스레 찾아온 직업과 돈에 관한 회의감에 고민하던 그는 문득 미술을 전공한 친구를 따라 인사동과 대학로 등지에서 전시를 구경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됐다. 좋은 작품이 많은데, 갤러리에 드나드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의아했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도 작가들의 환경은 열악했다. 이 구조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나섰다. 주변 사람 모두가 만류했지만, 그 생각에 동감한 친구와 선후배들이 돈을 모아 초기 자본금을 댔다. 가치 있는 것에 ‘문을 열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그렇게 물꼬를 텄다.

 

세상에 없던 ‘미술품 유통 플랫폼’을 꿈꾸다

당시 미술 시장은 주로 유명 갤러리나 옥션을 중심으로, 고가 미술 작품을 투자 목적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미술품의 본질은 감상이지만 감상 목적으로 미술품을 유통하는 회사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가격을 떠나 좋은 그림을 걸고 싶어 하는 대중의 욕구가 박 대표의 눈에 들어왔고, 갤러리를 통한 경매나 개인 간 거래가 아닌 그림을 더 쉽고 투명하게 살 수 있는 채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렇게 기존 판매 채널이 갖는 접근 장벽을 허물어 대중이 더 쉽게 그림을 사고, 작가에겐 판매 활로를 열어주는 미술품 유통 플랫폼을 떠올렸다. 그것이 오픈갤러리의 시작이 됐다. 박의규 오픈갤러리 대표를 만나 그림 렌털 서비스에 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의규 오픈갤러리 대표 ⓒBRIQUE Magazine

 

그림도 ‘렌털’이 된다고요?

 

얼마 전만 해도 ‘렌털’하면 정수기나 차량을 떠올렸는데, 이제는 다양한 종류의 렌털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어요.

지금은 서비스가 안정화되고 궤도에 올랐지만, 창업 당시엔 쉽지만은 않았어요. 렌털 문화가 생소했을뿐더러, 문화·예술 분야에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때였거든요. 창업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열이면 열 그림이 어렵다고 하더군요.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본 박수근밖에 모른다고. (웃음) 미술은 어렵고 비싸고 상류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많은데, 사실 돈이 많은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돈이 많다고 해서 비싼 미술품을 무턱대고 구매하진 않거든요. 차라리 명품 가방을 산다면 모를까. 그런 점에서 바로 ‘취향’이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취향이 있어야 선택을 할 수 있고, 그게 지출로 이어지니까요. 과거 단순히 먹고 사는 게 중요했던 시대에는 많은 분야에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랐어요. 사람들이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충분하지 않았죠. 반면 지금은 공급이 늘고 선택지도 많아져 사람들의 개성이 강해졌고 많은 분야에서 취향이 중요한 시대가 왔어요. 렌털 모델을 기획하면서 이게 ‘취향을 알게 하는 수단’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아직 그림 렌털을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몇 가지 좋은 점을 꼽는다면.

그림은 특히 취향을 많이 타고, 그만큼 변화에 민감해요. 예를 들어 작년에 어떤 그림이 맘에 들어서 구매했는데, 올해는 싫어질 수도 있거든요. 비싼 그림을 버릴 수도 없고 그야말로 애물단지가 되죠. 이사를 하거나 공간에 변화가 있는 경우 그림이 짐이 되기도 하고요. 그렇게 소유가 부담으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는데 렌털은 그런 부담이 없어요. 그런 면에서 렌털의 가장 큰 장점은 ‘가벼움’이에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소유에서 오는 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 마음도, 공간도 가벼워지니까요. 가장 손쉽게 집 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것도 장점이죠. 집은 웬만해선 뜯어고치기가 어렵잖아요. 돈도 많이 들고요. 공간에 변화가 필요할 때, 계절에 따라 다른 그림이 필요할 때, 그림 하나만 바꿔도 분위기가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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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그림이 단 한 점뿐인 ‘원화’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한데요. 원화만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요?

왜 원화여야만 하냐는 질문 많이 받았어요. 요즘 프린팅도 잘 나오지 않느냐고. 그럼 제가 반문하죠. “뭐하러 프로축구를 보러 가느냐, 조기축구를 보면 되지.” (웃음) 사람은 누구나 더 높은 삶의 질과 품격을 추구하기 마련이에요. 늘 퀄리티에 대한 갈증이 있죠. 처음엔 고객들도 긴가민가하더라고요. 사진으로만 보고 선택해야 하니까. 하지만 직접 보면 다들 좋다고 해요. 원화가 주는 감동은 직접 봐야만 느낄 수 있어요. 특히 그림의 색감과 질감은 원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명력이죠. 생화와 조화로 비유해도 적절할 것 같아요.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비교 불가예요.

 

주로 어떤 사람들이 그림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나요?

80~90%는 30~40대 여성 고객이에요. 최근에는 50~60대도 늘고 있고요. 대부분 자기만의 취향이 분명하고 공간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은 분들이에요. SNS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능숙한 분들도 많고요. 실제 고객들의 SNS를 통해 입소문을 많이 타 덕을 좀 봤죠. (웃음) 고객 중에 스무 점 정도 꾸준히 그림을 구매하는 분이 있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 인생을 기록하는 수단으로 그림을 산다더군요.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승진했을 때··· 상황과 기분에 맞는 그림을 사서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그 그림을 보면서 인생을 돌아보고 싶다고요. 생각이 정말 멋진 분이었어요. 기업이나 병원 등 법인 고객도 15% 정도 돼요. 로비나 복도 같은 공용 공간 미화를 목적으로 렌털하는데, 구매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라 많이들 선택해요. 병원은 환자들이 방문하는 곳이니까 치유적 효과도 노릴 수 있고요. 그림 렌털과 구매는 비용 처리가 되는 항목이라 최대 51%까지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큰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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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빌리는 방법

 

렌털 기간은 최소 3개월, 렌털료는 3만9000원부터 시작해요. 어떤 기준으로 책정했나요?

3개월은 계절에서 착안한 기준이에요. 보통 계절마다 옷도 갈아입고, 새로운 계획도 세우곤 하잖아요. 공간 역시 계절마다 변화를 주고 싶은 심리적인 욕구가 있어요. 물론 목표한 수익률이나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가격대 등을 고려해서 판단한 기간이기도 하죠. 3개월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데, 한 작품을 감상하는 데 가장 적절한 시간이라고 봐요. 렌털료는 10호 이하(약 50 × 45cm) 월 3만9000원부터 100호 이하(약 160 × 130cm) 25만 원까지 작품 크기를 기준으로 책정해요. 판매가와 상관없이 크기 별로 통일한 금액이죠. 판매가가 천차만별이라 편차가 큰데, 평균적으로 판매가의 1~3% 수준이에요.

 

렌털 외에 판매도 겸하고 있는데요. 고객의 반응이나 매출은 어떤가요?

판매보다 렌털이 월등히 많아요. 누적 매출액으로 보면 2~3배, 작품 개수로 보면 90% 정도죠. 렌털 그림 중 3%는 구매로 이어지기도 해요. 그 경우 작가가 정한 판매가를 지급하면 되는데, 렌털 기간에 따라 미리 결제한 렌털료의 일부 혹은 전액을 할인해 드리고 있어요. 때로 렌털이 구매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죠.

 

인물화와 풍경화, 추상화까지 테마가 꽤 다양해요. 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이 많은데요. 작품과 작가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작품 공모를 하거나 직접 작가에게 연락해 작품 등록을 의뢰해요. 일차로 큐레이터가 작품을 보고 선정 여부를 판단하는데, 특정 테마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 데이터에 기반해, 고객의 취향과 공간 특성을 파악해 선호하는 테마와 색감, 질감, 크기와 형태, 액자 유무 등 다양한 요소를 꼼꼼히 고려한다는 점이에요. 현재 작가는 1500여 명이 있는데 계속해서 늘고 있어요. 외국 작가도 있지만, 국내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대부분인 이유는 국내 작가들의 작품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작품이 많기 때문이죠. 해외에서 작품을 들여오려면 거기에 수반되는 과정에서 많은 품이 들어, 운영상 효율을 꾀하려는 기능적인 이유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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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공모를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작가도 발굴하고 있는데요. 단순 그림 렌털 서비스를 넘어 일정 부분은 오프라인 미술관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사람들은 김환기나 이우환 등 유명 작가 몇몇 외에는 아무리 오래 활동한 작가도 신진 작가로 인식해요. 그런데 유명하지 않아도 아주 훌륭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가 많거든요. 매년 수천 명의 미술 전공자가 나오지만 그중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작가가 작업을 지속하면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하나의 터전이자 기회로써 역할 할 수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웹사이트에서 그림을 선택하면 작가 소개와 이력, 인터뷰도 함께 보여줘요. 작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작가의 스토리텔링도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거든요. 반 고흐의 작품이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숨은 이야기가 엮이면 감동이 배가 되는 것처럼요. 작품은 작가의 생각을 보여주는 일종의 ‘미디어’라고 생각해요. 시각적인 것뿐만 아니라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나 의미가 있잖아요. 저희가 그 미디어를 담는 역할을 일정 부분 담당한다고 생각해요.

 

사진 작품도 있을 법한 데 없더라고요. 이유가 있나요?

사실 미술품 시장에서 작품의 가치는 상당히 주관적이에요. 가격 측정에도 구체적인 기준이 없죠. 그런 시장에서 렌털을 비즈니스화하기 위해서는 유통하는 기업의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해요. 그 신뢰는 전문성에서 나오고, 전문성을 가지려면 이것저것 많이 하는 것보단 한 가지에 집중하는 편이 낫겠다 싶었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직도 문화·예술을 어려워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그나마 접근 장벽이 낮은 게 평면 원화라고 판단했고, 아직은 거기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좀 더 자리가 잡히면 사진뿐 아니라 조각이나 입체 작품까지 그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에요.

 

공간 규모와 특성을 고려해 그림을 추천하거나, 그림을 걸 수 있는 최적의 위치를 선정해주는 서비스도 있는 것으로 알아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어요?

첫 설치 시 큐레이터와 작품 운송·설치 전문가인 오퍼레이터가 공간에 방문해요. 공간을 세심히 살피고 고객의 취향, 생활 동선,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적합한 설치 방법과 그림 위치, 높이 등을 조율하죠. 같은 작품도 그 공간이나 눈높이, 기울기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이거든요. 작품 설명과 감상법은 물론 최근 미술시장 트렌드, 작품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할 사항 등 미술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조언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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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렌털, ‘공유경제’로의 진화를 꿈꾸다

 

요즘 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어요. 오픈갤러리 역시 상반기 매출이 70%나 증가했죠. 최근 느끼는 변화가 있다면.

2018년 말에 매출이 열 배 정도 비약적으로 뛰었어요. 소위 말해 터졌달까요. (웃음) 그전까지는 성장이 무척 더뎠는데 1~2년 새 급격히 성장한 셈이죠. 특히 올 상반기 들어 지난해 동기 대비 렌털 매출액이 70%가 늘고 판매 매출액 또한 35%나 상승했어요. 최근 들어 사람들이 자기 취향에 관심을 가지고, 집과 자기를 둘러싼 환경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고객의 가치관과 소비 패턴이 변화하는 흐름이 있었고 거기에 코로나19가 기폭제로 작용한 것 같아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고, 미술관 방문도 여의치 않았으니까요. 또 기존에는 작품을 소유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였다면 이젠 다양한 작품을 경험하는 것에 더 가치를 두는 분들이 많아졌음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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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시장에도 ‘구독경제’라는 타이틀로 소유보다 경험을 강조한 비즈니스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죠.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사실 ‘구독경제’나 ‘렌털경제’라는 개념이 좀 모호하게 느껴져요. 비즈니스마다 그 정의가 조금씩 다르거든요. 이를테면 안마 의자와 정수기, 그리고 그림 렌털이 있다고 하면 세 가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에요. 안마 의자는 엄밀히 말하면 렌털이라기보단 할부예요. 결국엔 소유하게 되니까요. 정수기도 마찬가지예요. 다만 필터를 교체하는 등 관리 개념이 추가된다는 점이 다르고요. ‘렌털’이라는 단어로 묶여 있지만, 핵심 가치와 거기에 맞는 운영 시스템, 요구되는 역량이 다 달라요. 다만 이렇게 구독이나 렌털을 기반으로 한 시장은 앞으로도 더 커질 것 같아요. 보통 렌털 기업은 규모가 커지면 시장 점유가 쉬워요. 예를 들어 가전은 규모가 커지면 원가를 다운시킬 수 있고 그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이죠. 하지만 그림 렌털은 규모와는 다른 차원에 있어요. 단순히 저렴하다고 잘되지 않거든요.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근거를 알 수는 없지만, 정성적인 부분이 분명 존재해요.

 

박의규 오픈갤러리 대표 ⓒBRIQUE Magazine

 

향후 선보일 새로운 서비스나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그림을 통해 금융이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전통적인 방법인데요. 예를 들어 A씨가 그림을 사요. 그러면 오픈갤러리가 A씨의 그림으로 B씨에게 렌털을 해요.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A씨가 가져갈 수 있어요. 또 다른 예를 들면, C씨가 100만 원에 산 작품을 오픈갤러리가 D씨에게 150만 원에 재판매해요. 여기에 붙는 50만 원 시세 차익에는 절세 혜택을 붙이고요. 고객들도 단순 작품 감상 외에 투자 개념의 부가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으니까 좋고, 그에 따라 판매와 렌털 또한 더 활성화될 테니 작가들에게도 도움이 되겠죠. 저희는 그 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하고요. 결국 어떤 비즈니스든 최종적으로는 ‘사람’이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저희뿐 아니라 작가와 고객 모두 포함돼요. 오픈갤러리가 그간 쌓아온 작가와 작품, 고객이 있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가능할 것 같아요. 물론 그러려면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어 가야겠죠.

 

흥미로워요. ‘공유경제’로의 진화라고 볼 수 있겠네요.

좀 더 시장이 확대되고, 무엇보다 시장 분위기가 여러모로 화사해질 것 같아요. 작가들 작업실 깊은 곳에서 빛을 못 보고 있는 좋은 작품이 아주 많거든요. 좋은 작품을 두고 왜 아무도 이걸 누리지 못할까 싶어 안타까웠죠. 요즘 은행에서 금리가 1%도 안 된다는데, 이 구조에서는 못해도 5% 이상은 가능할 것 같아요. 이런 구조가 안착한다면 미술품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기대가 돼요.

 

오픈갤러리가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와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오픈갤러리의 본질은 ‘미술’이에요. 미술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고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미술 생태계를 만드는 게 궁극의 비전이죠. ‘오픈갤러리’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뜻이 있어요. 하나는 ‘열려 있는’ 갤러리, 하나는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의미예요. 기업에서도 많은 정보를 오픈 소스로 공유하는 시대인데 현재 미술 시장의 모습은 너무 폐쇄적이에요. 소수가 주도하는 미술 시장은 마치 ‘그들만의 리그’ 같은 곳이었달까요. 닫혀 있는 시장 구조를 바꿔나가며 작가와 고객 모두가 함께 미술을 즐길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야죠. 조금씩 목표한 바를 달성해나간다면 결국 문화예술로 대중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기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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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가 알려주는 ‘슬기로운 그림 생활’을 위한 다섯 가지 팁

도움. 한세희 오픈갤러리 큐레이터

 

“그림 선택이 어려워요.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요?”

Tip 1. 그림을 고를 때 특히 크기와 색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시는데요. 우선 그림을 걸 벽면의 크기를 재 원하는 크기를 미리 가늠해보시기를 바랍니다. A4용지를 활용해 대략의 크기감을 느껴보는 것도 손쉬운 방법 중 하나죠. 크기가 정해졌다면, 그다음엔 평소 가장 좋아하는 색감을 떠올려보세요. 다만 벽지 등 인테리어톤과 동일한 색감의 그림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그림이 더 돋보이고 인테리어에도 포인트를 줄 수 있거든요. 크기와 색감을 정했는데도 그림 선택이 어렵다면, 길상적 의미를 지닌 그림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소망과 성취를 의미하는 달항아리 그림, 나쁜 운을 막아준다는 호랑이 그림, 행운을 불러온다는 비단잉어 그림은 어떨까요?

 

“어떤 공간에 어떤 그림을 두어야 할지 감이 안 잡혀요.”

Tip 2. 그림은 감상해야 제맛! 생활하면서 가장 시선이 많이 가는 곳에 그림을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공간별로 그림 크기도 중요한데요. 일반적으로 거실 소파 위에는 30~40호, 복도 벽에는 20~30호, 현관 앞은 30~40호나 50~60호가 적합합니다. 집은 하얗고 넓은 갤러리와는 달리 조명과 가전, 가구 등이 있어서 벽면을 가득 채우기보다 여백을 충분히 남겨 좁거나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연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벽에 못을 박을 수 없을 땐 어떻게 하나요?”

Tip 3. 집에 못을 박거나, 천장에 구멍을 뚫어서 레일을 설치하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죠. 콘솔이나 낮은 장식장 위 혹은 바닥에 책을 쌓은 후 그 위에 그림을 기대어 세워 보세요. 색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답니다. 거실에서 주로 TV가 있던 자리에 TV 대신 그림을 두는 것 또한 요즘 거실 인테리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답니다. 이 경우 그림이 넘어지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하단에 자국이 남지 않는 접착 물질로 단단히 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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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로 어울리는 그림을 추천해주세요.”

Tip 4. 가을에는 차분하고 풍요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황금빛을, 겨울에는 연말 느낌을 한껏 낼 수 있는 반짝이고 따뜻한 느낌, 혹은 겨울왕국을 떠올리게 하는 하얀 겨울 풍경의 그림을, 봄에는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활기찬 에너지와 온화함을 지닌 그림을, 여름에는 더운 날씨를 시원하게 해줄 푸른 바다 혹은 청량감이 느껴지는 시원한 분위기의 그림을 추천합니다.

 

“그림에는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도 있다고 하던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Tip 5. 그림을 통해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면 나만의 스토리텔링에 집중해보세요. 그림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우리의 마음속에 여러 가지 심상을 떠올리게 하고, 그 심상을 무한으로 넓고 깊어지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황금빛으로 가득 찬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첫 감상이 ‘아, 금색이구나.’ 정도였다면, 지속해서 감상의 경험이 쌓일수록 ‘어렸을 때 기대어 잠들었던 할머니의 따뜻한 품이 생각나네. 몽글몽글하고 기분 참 좋았었는데···’라고 느끼게 됩니다. 심상의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것이죠. 그림을 통해 기억이나 경험을 떠올려보는 마음의 여행을 경험하고 심상을 넓고 깊게 가꾸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바랍니다. 심상은 우리의 내면을 표현하고 감정을 이완시켜 스트레스를 완화할 테니까요.

 

‘오픈갤러리’ 전체 이야기 담은 <브리크brique> 종이잡지 vol.5

©BRIQUE Magazine

*책 자세히 보기      https://magazine.brique.co/book/vol-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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