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집 줄게, 새 집 가꿔 다오

[Edit your space] ⑧ 서울 가꿈주택 집수리 보조사업
©Seoul City Hall
에디터. 김윤선  자료. 서울시 도시재생실 주거환경개선과

 

집도 나이를 먹는다. 사람이 늙어 가며 흰머리와 주름살이 생겨나듯, 집 역시 곳곳에 세월의 흔적을 드리우기 마련. 고치고 바꿔야 할 곳은 하나둘 늘어간다. 서울시는 이렇게 수리가 필요한 노후주택을 대상으로 수리 비용을 지원하는 ‘서울 가꿈주택 집수리 보조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노후 저층주택 밀집 지역에서 지어진 지 20년 이상 지난 노후주택을 대상으로 주택의 성능 개선을 위한 공사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양질의 주거 환경을 조성하고, 도시 미관을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6년 시작됐다. 서울시 주거환경개선과를 찾아 서울 가꿈주택 집수리 보조사업에 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Seoul City Hall

 

가꿈으로 다시 집을 짓다

 

시민이 주도하는 주거 재생

과거 주거지 도시재생은 낡은 불량 주거지를 전면 철거하는 무분별한 재개발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근래 들어 지역의 사회문화와 사람을 고려한 재생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면서 서울시는 시민이 중심이 되어 시민 스스로가 관리하는 시민 주도의 맞춤형 주거지 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가꿈주택 집수리 보조사업은 그 일환으로 시작되었으며, 초기에는 경관 지구와 고도 지구 등에 한해 추진했으나 2018년 조례 개정으로 제도적 체계를 갖추고 대상 범위를 새로 정립하며 구체적인 가닥을 잡았다. 같은 해에는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에서 주택과 골목길을 정비하는 ‘장위동 가꿈주택 골목길’ 시범 사업을 수행했다. 주거 환경의 질적 향상을 시민이 직접 경험하게 하고, 자발적인 집수리를 유도하는 것 또한 주요 목표이다.

 

단열과 방수 등 주택 ‘성능’ 개선에 중점

서울 가꿈주택 집수리 보조사업은 현재 노후 저층주택이 밀집한 주택성능개선지원구역에서, 지어진 지 20년 이상 지난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연립주택을 대상으로 단열, 방수, 설비 등 주택 성능 개선을 위한 공사 비용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도배, 장판, 위생기구 교체 등 미적 향상이나 취향에 기반한 단순 인테리어 공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저층주거지 보존과 에너지 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시작점엔 ‘저층주거지 보존’과 ‘에너지 자원 절감’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있었다. 그간 서울시의 노후 주거지 개발은 전면 철거 후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는 사례가 대다수였다. 아파트 일변도 개발 형태는 획일적인 주거 환경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건설 과정에서 대량의 탄소 가스를 발생시켜 생태계마저 위협한다. 노후 주택도 마찬가지다. 주택이 노후할수록 단열 성능이 떨어지고 냉난방을 위한 연료를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되는데 이는 곧 탄소 가스 배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즉, 성능 개선을 위한 집수리는 저층주거지 보존과 에너지 자원 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최적의 방법인 셈.

 

시행 이후 총 646가구에 집수리 비용 지원

시행 이래 2019년까지 총 646가구에 집수리 비용을 지원해왔다. 2019년 ⌜서울특별시 저층주거지 집수리 지원에 관한 조례⌟가 일부 개정됨에 따라 대상 지역이 확대되어 지원 건수가 2018년 38호에서 2019년 562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2019년 지원을 받은 시민 150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 89.7%가 만족을 표시해 실제 시민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2019년 지원 건수인 562건 대비 42% 증가한 800여 건을 목표로 2월 13일부터 접수를 받았는데, 예상보다 많은 1700여 건이 접수되어 9월 11일에 조기 종료했다. 서울시 주거환경개선과는 지원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예산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지원예산은 57억 원이다.

 

헌 집 줄게, 새 집 가꿔다오

 

주택성능개선 지원구역 내 20년 이상 노후주택을 대상으로

지원 대상은 ⌜서울특별시 저층주거지 집수리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주택성능개선지원구역’으로 지정된 지역 내 노후 저층주택이다. 주택성능개선지원구역은 도시재생사업 진행 중인 지역과 노후 저층주택이 60% 이상 밀집한 지역 중 자치구청장이 지정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할 수 있다. 2020년 10월 현재 130개소가 지정되어 있으며, 서울시 집수리 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주택성능개선지원구역 내 모든 건물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조례⌟에 따라 사용승인일로부터 20년 이상 경과한 경우 노후·불량 건축물로 보고, 이들 중 저층주택인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연립주택에 한해 신청이 가능하다. 특히 관리 주체가 없는 단독주택이나 소규모 공동주택의 경우 주택 성능과 관련한 설비 등의 노후도가 심해 거주 환경이 심각하게 저하된 주택이 많다. 아파트 및 기숙사는 제외된다. 노후한 ‘저층주택’을 개선하는 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

 

집수리 지원, 이렇게 합니다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은 최대 1200만 원,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은 공용부분 최대 1700만 원, 전유부분 세대별 최대 500만 원까지 공사비용의 50%를 지원한다. 즉 시민과 서울시가 총공사비를 반반 부담하는 방식이다. 다만 공용부분은 도로에 면한 담장을 철거 혹은 재조성하거나 쉼터를 조성해 도시 미관을 개선하는 경우 최대 300만 원까지 공사비 100%를 지원한다. 집수리 지원 신청서는 각 자치구청 담당 부서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신청서를 접수하면 구청에서 서류 검토와 현장 점검을 하고 이후 시에서 심의를 개최해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공사 완료 시 구청에 준공신고서를 제출하면 공사가 예정대로 완료되었는지 현장 점검을 한 다음 지원금을 지급한다.

 

집수리 비용 지원 vs 집수리 융자 지원

주택성능개선지원구역에 있는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연립주택이라면 집수리 비용 지원 외 집수리 융자 지원도 가능하다. 집수리 비용의 8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 6000만 원까지, 신축의 경우에도 비용의 80% 및 3억 원 범위 내에서 0.7%의 낮은 이자로 융자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한도 내에서 집수리 비용 지원과 집수리 융자 지원을 동시에 지원받는 것 또한 가능하다. 개량 융자 지원 시에는 별도로 담보를 설정하지 않고 개량보증서를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각 자치구 우리은행 지점에서 사전상담 후 신청하면 된다.

 

 

시민이 스스로 고치고 가꿔 쓰는 도시를 만들자

 

집수리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수요가 가장 많은 것은 단연 방수와 단열, 창호 공사다. 장마철 비가 새서 지붕 누수가 생기거나, 겨울 추위에 대비한 방한 공사가 주를 이룬다. 시민들이 집수리 공사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공사 업체를 선정하는 일과 공사에 관한 지식 부족, 공사 견적의 적정 여부에 대한 판단의 어려움 등이다. 서울시는 시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건축사나 시공기술사 등 전문가가 직접 집에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공사에 관한 기술적인 상담을 제공하는 ‘집수리 전문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25개 구청에서 70여 명의 전문가가 활동 중인데, 향후 지역에서 활동하는 마을 건축가 등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집수리 전문관을 더 모집할 계획이다. 공사 업체 정보 지원을 위한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한편 현장 지원을 위한 ‘중앙집수리센터’와 ‘지역집수리센터’ 5개소(강북구, 관악구, 서대문구, 은평구, 중랑구)도 운영 중이다. 지역집수리센터에서는 집수리에 관한 전문가 컨설팅과 자문 및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며, 서울 가꿈주택 사업 상담과 신청, 접수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시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가꿈

간단한 집수리 정도는 시민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집수리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공구 사용법부터 도배, 생활전기, 페인트칠하기 등 이론보다 실습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진다. 기초 과정과 심화 과정이 준비되어 있고, 주말반과 주중반으로 나눠 교육한다. 집수리 닷컴을 통해 선착순으로 클래스 당 30명을 모집하며 참가비는 8만 원 선.

 

지속가능한 주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여느 때보다도 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기, 안전한 주거 환경을 위한 사회적, 행정적 차원의 지원과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 터. 이동호 서울시 주거환경개선과 팀장은 “집수리 지원 사업과 집수리 아카데미 등 시민을 위한 다양한 집수리 프로그램을 ‘서울 가꿈주택’ 사업으로 명명하고, 지속해서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저층주거지 집수리 사업을 통해 주거환경 및 도시 미관을 개선하여,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eoul City Hall

 

You might also like

빵 굽고, 논 매고, 손님 묵는 땅끝마을 집

제2 인생을 위한 베이커리 겸 농가주택 해남 '삼산브레드'

버려진 마스크, 의자로 다시 태어나다

폐마스크 재활용한 의자로 환경 메시지 전하는 김하늘 디자이너

오뚜기, ‘공간’이라는 새 옷을 입다

‘롤리폴리 꼬또’의 브랜딩과 공간디자인 이야기

상상·탐구·조정하는 젊은 건축가들

'2020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들의 고민과 도전을 담은 책

도시에 마을을 세우다

[도시를 바꾸는 기획자들] ① 양동수 사회혁신기업 더함 대표

꼼꼼한 추천으로 누리는 식물 생활

[Edit your space] ⑦ 식물 큐레이션 서비스 ‘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