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번역이다

사는 이에게 맞는 집을 함께 찾고 완성해가는 과정... 황정현, 현창용 건축가가 말하는 좋은 건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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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현준  사진. 최진보

 

황정현 소장과 현창용 건축가(국립공주대학 교수)가 이끄는 건축사사무소 H2L을 찾았다. 두 남자가 뿜어내는 분위기는 말쑥한 사우(社友)의 그것도, 같이 간 예비군 훈련장 전우(戰友)의 그것도, 중앙대 학부 선후배 시절 학우(學友)의 그것도 아니었다. 뭐랄까… 어떤 형제의 무르익은 우애 같아서, ‘건축’이란 낯선 언어를 정겹게도 읽어주었다.

강단에 선 현창용 건축가의 흥미진진한 사회학적 공간론, 대한민국 대형 건축설계 사무소와 아틀리에의 간극, ‘디자인주택대상’을 수상한 슬릿하우스 프로젝트와 협소주택,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집’과 더불어 “건축가는 어쩌면 번역가예요”, 라는 고백에 이르기까지. 지금 이들의 건축을 들춰본다.

 

황정현 소장(왼쪽)과 현창용 교수 ⓒBRIQUE Magazine

 

지금 가장 핫한 성수동 한복판에 사무실이 있어요. 

현창용(이하 현) : 저희가 오고 난 뒤로 더 좋아졌어요. 처음에는 서울숲 인근이나 대림창고 부근이 주목받는 곳이었거든요. 당시 저희는 이곳(연무장길)이 비교적 저렴해서 왔는데, 우리가 오고 나서 카페를 비롯해 새 공간이 자꾸 생기더니 완전 핫플레이스가 되어버렸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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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무소 H2L은 어떤 곳인가요?

황정현(이하 황) : 건축만을 고집하는 집단은 아니에요. 건축도 도시도 잘 하고 싶고, 연구도 잘 하고 싶죠. 하나에 치우치기보다 다양한 방면에서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어요. 또 현창용 건축가가 학교로 가셨으니 연구와 협업도 활발히 하고 싶어요. 저 역시 학부 땐 건축학을 공부했지만 대학원에서는 도시를 전공해 공동주택과 도시경관 관련한 연구를 했습니다. 

: 건축 설계는 저희가 큰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다른 여러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저희 둘 다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베이스로 확장하는 공부를 했어요. 저는 공간의 구조, 공간 이론에 대해 공부를 이어 박사를 마친 상황이고, 황 소장은 도시와 경관을 공부했죠.

 

두 분은 어떻게 이렇게 함께 일하게 되셨어요?

:  황정현 소장과 중앙대학교 선후배로 처음 인연이 있었습니다. 같이 예비군 훈련에 갔는데, 성이 각각 황 씨, 현 씨다 보니 같은 조에 배정됐어요. 저랑 황 소장 동기까지 모두 셋이 훈련을 받으러 갔었어요. 당시 사격 실력이 좋으면 한 시간 먼저 훈련을 마칠 수 있게 해줬거든요. 그때 황 소장과 저는 잘 쐈는데 다른 한 친구가 잘 못 쐈어요. 한 시간 미리 나와, 다른 한 친구가 마칠 때까지 훈련장 담장에 기대앉아 둘이 기다리던 기억이 나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나중에 꼭 같이 일해 보자” 했던 게 시작이었죠.

 

황정현 소장(왼쪽)과 현창용 교수 ⓒBRIQUE Magazine

 

현 건축가는 현재 공주대학교 건축학부에 재직 중이시네요. 학생들에게 어떤 강의를 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 보통 건축학 교수님들처럼 기본적으로 설계 스튜디오 강의를 합니다. 학교에 계시는 분들 가운데에는 실무 경력이 있거나 라이선스를 보유하신 분들은 많지만, 설계사무소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클라이언트의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실제 건물을 짓고, 사용 중 하자가 발생해 건축가에게 이를테면, ‘물이 새요’ 같은 피드백을 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수업, ‘건축 실무와 경영’을 개설해 운영 중에 있어요. 우리 학교의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차별화된 커리큘럼이라 자부합니다. 또 저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이기도 하죠, 건축 공간 이론을 다루는 ‘공간 구문 Space Syntax’ 이라는 제목의 이론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건축학 전공자가 아니지만 설명을 들으니 굉장히 흥미롭네요. 수업을 꼭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특히나 ‘공간 구문(Space Syntax)’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려주실 수 있나요?

: 쉽게 말하자면 건물의 색깔, 재료 등 다른 모든 것들을 차치하고 평면과 단면상의 조직만을 다루는 거예요. <브리크brique> 지난 호에 등장했던 ‘아홉 칸 집’을 예로들어 설명해 볼게요. 아홉 칸의 공간이 주어졌는데, 어떤 방식으로 개구부를 두느냐에 따라 공간은 달라지죠. 이를테면 집의 중앙으로 들어가 한 단계씩의 전이 단계만 거치면 모든 칸에 도달할 수가 있죠. 반면 설계를 달리하면 똑같은 아홉 칸이지만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요. 진입 후에 한쪽으로만 개구부를 두어, 총 여덟 단계의 전이 단계를 거쳐야만 마지막 방에 다다를 수 있는 거죠.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옆 칸이지만 가장 깊기 때문에 곧장 진입할 수는 없는 아이러니한 공간이 생기기도 하는 것. 즉,  같은 스케일, 같은 평면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공간이 어떤 식으로 ‘조직’되어 있느냐에 따라 단숨에 접근할 수도, 빙 둘러 깊숙이 접근할 수도 있는 거죠.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건물이 있지만, 용도나 목적에 따라 어떤 곳은 깊은 공간이 필요하기도, 때로는 아주 얕은 공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공간 구문’은 어떤 사회 속에서 달라지는 공간 심도, 위상에 대한 연구라고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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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사무소 H2L을 개소하기 전, 두 분 모두 대형설계사무소에 계셨던 이력이 있네요. 

 : 아마 그게 저희가 설계를 할 때 조금 다른 시각을 갖게 되는 지점일 수 있어요. 건물의 형태나 재료, 조형성에 탐닉하지  않고, 주변의 맥락 하에 살포시, 조금은 소극적으로 건물을 얹는 편입니다. 그렇게 하게 되는 연유로는 아무래도 대형 설계 사무소에서 도시적인 맥락에서 프로젝트를 바라보던 습관이나 관성 같은 것들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지금도 도시재생 프로젝트나 관련 연구도 많이 하고 있기도 하고요. 
아틀리에 또는 작가주의를 지향해 건축 설계를 하고 계신 분들과 H2L이 조금 다른 것은, 저희 모두 아틀리에 출신이 아니라 메이저 설계 사무소의 경력만 갖고 시작했다는 겁니다. 규모가 작고 쉬운 건축 설계 작업이 외부에 노출이 되지만, 저희 두 사람이 하는 많은 것 가운데에는 연구, 도시 재생, 글쓰기와 공부 등 다양한 결의 활동들이 있습니다. 

 

대형설계사무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여쭤보지 않을 수 없네요.

: 저는 대형설계사무소에서 1년 내내 커다란 건물들의 실시설계 도면만 그렸던 적도 있어요. 그리고 현상설계팀에서 1년, 수주를 담당하는 기획설계팀에서 나머지 2년을 보냈죠. 기획설계 부서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곳이었는데요, 클라이언트로부터 일단 의뢰를 받게 되면 대응하는 방법부터 비용 예측, 인원 구성, 실행 예산 책정, 이윤 계산 등 프로젝트 전반의 과정을 쭉 아우르는 부서였어요. 
대형 설계사무소에서는 이윤이 남지 않는 프로젝트는 수주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위해 그럼에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작지만 중요도가 높은 프로젝트가 있기 마련이죠. 기획설계팀에서는 능력이 인정된 정예 멤버를 꾸려 그런 프로젝트를 계약부터 준공까지 관리하도록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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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성격의 프로젝트를 기획단에서 사람과 예산 모두를 조율하는, 어쩌면 가장 핵심적인 일들을 담당하셨네요. 황 건축가는 어떤 경험을 갖고 계시나요? 

: 대형공동주택, 즉 수 많은 아파트를 설계 했습니다. 푸르지오, 래미안, 힐스테이트 등 웬만한 브랜드 아파트 설계는 모두 거쳤어요. 아파트는 우리나라 도시인구의 75%가 살아가는 주거 형태예요. 거기엔 우리나라 중산층과 그 직전 계층까지의 주거에 대한 모든 욕구가 녹아 있죠. 시공사마다 매년 아파트 표준 도면을 만들어요. 말하자면 상품 개발을 하는 겁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생활방식을 추구하는지, 집에는 뭐가 꼭 필요하게 됐는지, 그런 데이터와 집약된 연구를 하나하나 표준 평면 속에 녹여내게 돼요.
이를테면 과거엔 안방의 크기가 컸어요. 최근에는 안방 사이즈가 굉장히 많이 줄고 대신 주방의 크기가 확 커졌어요. 팬트리(pantry: 부엌과 식당 가까이 식기나 식료품을 보관하는 다용도실 성격의 공간)를 마련하고, 서브 주방과 알파룸 등도 설계해 넣는 흐름이 매년 다른 양상을 보여요. 그렇게 메이저 시공사들이 개발한 평면 상품을 바탕으로, 법적 규제를 충족시키면서 아파트를 설계하는 과정을 거치면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게 돼요. 최근엔 탈脫 아파트를 하고 단독주택을 짓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죠. 저 또한 아파트만 대하다 보니, 개개인의 성향에 딱 맞춰진 주택을 설계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 무엇보다 아파트 설계를 하면 우리나라의 건축주와 어떤 얘기든 할 수가 있어요. 그건 아주 중요한 포인트에요. 아파트는 우리나라의 표준 주거형태나 다름없고, 수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공통의 언어가 있기 때문이죠. 사실 황 소장님이 안 계셨다면 저희는 이렇게 주거 건축물들을 수주하거나 매끄럽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었을 겁니다. 

 

황정현 소장(왼쪽)과 현창용 교수 ⓒBRIQUE Magazine

 

두 분이 함께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상당할 것 같아요. H2L도 아틀리에 격인데,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각자 당시의 경험을 녹여내고 계시는지요?

: 저희까지 해서 직원은 대여섯 명 정도지만, 복리후생과 급여, 상여 등 모든 체계와 시스템을 대형설계사무소의 그것에 준하는 수준으로 마련했어요. 제가 기획팀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도면 제작 체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틀리에에서 제작하는 어떤 도면을 보면, 건축가가 집중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디테일한 반면 나머지 부분은 성의 없이 그린 도면이 참 많아요. 계속 내 건물을 지어준, 정말 잔뼈가 굵은 현장 소장님만이 알아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대형설계사무소에선 도면을 제작할 땐 불특정 다수가 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둡니다. 입찰 과정을 거쳐야 하니, 시공자는 그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전제가 당연한 거죠. 그러니 ‘누가 짓더라도 내 디자인이 구현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건축가들에게 굳어진 생각입니다. 

소규모 사무실에서 처음에는 약간 현실화하기 무리가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일단 틀을 갖추고 직원들도 충분한 트레이닝을 거쳤더니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어요. 대형사무소에서의 체계가 아틀리에에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우리 사무실만의 자랑하고 싶은 것들도 생겨나요. 예를 들면 야근은 절대 없죠. 아틀리에는 무언가 고결하고, 대형 메이저 설계사무소에 가면 월급은 좀 많지만 기계처럼 획일화되어 있고…. 그런 생각들을 하는데, 아틀리에가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대형설계사무소만의 노하우와 체계, 직원관리법 등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큰 설계 사무소와 작은 설계사무소의 간격을 이어줄 사람이 분명 필요해요. 저희 역시 그런 목마름을 원동력 삼아 이렇게 H2L을 만들게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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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L을 운영하시면서는 작은 집들을 많이 하셨고 이번에 ‘슬릿하우스’로도 큰 주목을 받았어요. 앞으로도 협소한 대지와 작은 집, 비정형 필지에서의 삶을 숱하게 고민하게 되실 것 같은데. 

: 저희는 아직 경력이 많지 않은 단계에요. 건축주들이 적은 예산에도 열정을 갖고 설계할 파트너를 찾기 위해 젊은 건축가를 많이 찾아요. 그러면 그야말로 열악한 대지, 전부 비정형에 협소 필지가 많아요. 서울 시내에 몇 억을 호가하는 땅들도 마찬가지죠. 그 고통스러운 과정들을 감내하고 집을 짓고자 하는 일념을 지켜나가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러울 때도 많아요. 혹독한 기회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집을 짓는 모습들을 보면, 그만큼 쾌적한 주거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 기존의 주택이나 어떤 공급된 공간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꽤 갖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해요. 집을 짓기 결코 녹록지 않은 땅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런 소망을 품은 분들, 공간에 대한 강한 자의식을 가진 분들이 점점 더 늘어날 거라고 확신해요. 

 

ⓒWoochul Jung
2019년 하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 디자인주택대상을 수상한 ‘슬릿하우스’ ⓒWoochul Jung

 

끝으로 두 건축가가 생각하는 ‘좋은 집’이란 뭘까, 궁금해져요. 

 :  나한테 맞는 집.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나에게 맞는 공간, 내가 원하는 공간을 알아야만 해요. 본인이 원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은 건축주가 많아요. 그래서 건축가에게 모든 걸 일임하기도 하는데, 더 좋은 집으로 가고 더 좋은 삶을 살고 싶다면 살게 될 사람이 공부를 많이 해야 해요. 건축과 설계 공부가 아니라, 어떤 삶의 모습을 원하는지, 그래서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에 대한 탐구인 거죠. 명확하고 소상한 요구를 바탕으로 건축주와 건축가가 커뮤니케이션할수록 좋은 집이 만들어질 겁니다. 

: 건축가는 어쩌면 번역가예요. 사람들의 일상 행위,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 패턴과 삶의 모습을 건축이라는 언어로 번역해내는 거죠. 저희는 건축주를 대면해 상담할 때, 건축주가 원하는 바를 물리적으로나 건축적으로나 표현하려고 절대 애쓰지 마시라 말씀드려요. 그저 평일 하루, 그리고 주말 하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다시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처럼 써 달라는 부탁을 드리죠.
‘전 요가를 해요’ ‘저는 홈바가 꼭 필요해요’ ‘냉장고는 반드시 침실 옆에 있어야 해요’ ‘안방에 드레스룸이 없으면 안 돼요’ 같은 표현은 물리적인 설명이에요. 이것만이 아니라, ‘우리 집 딸은 잠에서 깨면 가장 먼저 창밖을 한번 봐요. 커튼을 걷고 차가 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하루를 여는 일과 중 하나죠’ ‘남편이랑 출근 전 토스트를 먹고 커피를 마셔요. 저녁 식사는 꼭 같이하려는데 거실에서 먹어요. 아이를 재운 뒤의 와인 한잔이 하루의 낙이에요’ 등등처럼 삶의 단편과 이야기들을 가만히 읽어 내리다 보면 그분들의 마음도 같이 읽히는 거죠. 그 가운데에는 아파트에선 절대로 할 수 없는 것들도 많아요. 그냥 좋아하는 행위니까 부족한 공간에 맞춰서나마 하면서 사는 거죠. 그러면 우리는 그걸 ‘건축’이라는 말로 번역해요. 황 소장이 말한 ‘나한테 맞는 집’을 하나씩 완성해 나가는 겁니다. 

 

ⓒSeongcheol Kim
ⓒSeongcheol Kim
ⓒSeongcheol Kim

 

‘건축은 번역이다.’ 명료하지만 계속해서 궁금해지는, 묘한 명제에요. 

: 건축가로서 집에서 살아갈 사람을 위해 어떤 틀과 양식을 제안하거나 강요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몸과 정신에 이미 길든 틀과 양식을 건축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 그런데 이 대답은 ‘집’이라는 공간에 한해서 유효해요. 다른 종류의 건축에서는 건축가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할 경우도 있거든요. 집은 확실히 달라요. 물론 건축가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이 조금 덧입혀지기도 하겠지만요.

보통 집을 지을 정도의 나이, 그 이전에도 물론 지을 수 있겠지만 대략 마흔 이후의 사람들이죠. 자기만의 철학과 세상이 단단히 뿌리를 내려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불혹의 시간을 지나고 있거나 이미 지낸 사람들. 스펀지처럼 모든 걸 흡수하고, 새롭게 수용하고 철과 유행을 따라 동요하는 20대가 자기 집을 짓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고착화된 생활상, 보통의 일상을 건축으로 최대한 편안하게 번역해내는 게 우선이에요.

 

황정현 소장(왼쪽)과 현창용 교수ⓒ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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