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청년들이 몰려드는 이유

[Gen MZ Style] ⑥ 도시 재생, 청년 창업의 새 거점 '영도 창업지원센터'
ⓒKRYPTON
글. 경신원 도시와커뮤니티 연구소 대표  자료. 영도 창업지원센터

 

‘도시’와 ‘로컬’이라는 양대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앞서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경신원 도시와커뮤니티 연구소 대표를 필진으로 초대했습니다. 연재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새 주역으로 등장한 MZ세대의 특징을 파악하고 그들이 욕망하고 소비하는 공간을 함께 따라가 보며 21세기 라이프스타일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영도는 부산광역시 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섬으로만 구성된 자치구이다. 영도의 면적은 14.13㎢, 2021년말 기준 총 인구는 11만638명이다. 영도에는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말의 명산지로 이름이 나 있었다. 영도의 옛 이름인 절영도는 영도에서 자란 말은 그림자도 안보일 정도로 빠르다고 알려진 데서 비롯되었다. 영도의 중심에는 봉래산이 위치해 있으며, 봉래산을 중심으로 주거지역이 형성되어 있다. 부산광역시와는 4개의 다리 – 동쪽으로 부산항대교, 서쪽으로 남항대교, 북쪽으로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 로 각각 연결되어 있다.

 

‘피아크 카페 & 베이커리’에서 내다 본 부산 영도 앞바다 ⓒBRIQUE Magazine
‘피아크 카페 & 베이커리’ 내부 ⓒBojune Kwon
‘피아크 카페 & 베이커리’ 내부 ⓒBojune Kwon

 

부산 영도구 인구는 2000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인구감소와 더불어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영도의 청년 인구는 매년 6.3%씩 감소하고 있다. 이는 영도 전체 인구 감소 비율인 2.6%보다 3배나 높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 19세부터 34세 이하 청년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청년 인구 비율이 16.9%로 부산 평균 20.8%보다 낮고, 전국 평균 21.7%보다 낮다. 청년 인구의 감소는 청년들의 지역의 발전가능성에 대한 자부심과도 연결되는데, 20~30대 청년 인구는 62.2%가 지역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인구감소는 지역의 상품 및 서비스 수요의 감소, 일자리 감소, 청년인구 유출, 저출산, 고령화 심화로 인해 지역민들의 생활수준 및 생산기능의 유지가 어려운 인구 과소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2020년부터 본격적인 인구감소의 시대에 진입하게 됨에 따라 지방 중소도시의 소멸 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 중소도시로의 청년층의 유입과 지역 경제의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청년 창업공간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부산 영도구의 연도별 인구 변화 <자료=통계청>

 

영도구청에서도 청년들에게 지역의 호감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지역 내 소속감을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방안 중 하나로 영도구청은 2021년 국내 최장수 엑셀러레이터인 크립톤과 상호협력을 통해 동남권 지역창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창업지원공간인 ‘영도 창업지원센터’를 개소했다. 크립톤은 2020년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실시하였으며, 총 5개의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를 시작했다.

 

‘영도 창업지원센터’ 외관 ⓒKRYPTON

 

영도 창업지원센터는 크립톤에서 운영한다. 창업오피스 입주자는 사무공간과 편의시설을 최대 1년까지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크립톤의 1:1 멘토링을 받게 된다. 크립톤은 영도 창업지원센터를 기점으로 동남권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창업지원과 영도구민들을 대상으로 지역창업가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운영할 예정이다.

 

‘영도 창업지원센터’ 공용 라운지 ⓒKRYPTON
‘영도 창업지원센터’ 오피스 내부 ⓒKRYPTON

 

크립톤이 영도에서 코워킹 스페이스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도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이 센터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양경준 크립톤 대표의 생각을 들었다.

“영도는 가장 부산다우면서도 부산답지 않은 곳입니다. 새로운 융합이 일어날 수 있는 곳으로, 지역 창업생태계가 자리잡기 가장 쉬운 곳이지요. 영도 창업지원센터는 영도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은 물론, 부산을 대표하는 로컬 브랜드 삼진어묵이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스타트업들의 클러스터링이 가능한 지역이고, 부산을 재생시킬 수 있는 거점지역이 될 수 있는 곳입니다. 영도는 국제무역도시로서의 부산의 정체성도 함께 갖고 있죠.”

 

삼진어묵, 송월타월 등 부산 지역 기업들이 함께 매장을 연 영도구 ‘아레아 식스’ ⓒHanul Lee
‘아레아 식스’ 내부 ⓒHanul Lee

 

영도 창업지원센터에는 어떤 팀들이 입주하게 될까? 양 대표에게 입주팀에 대한 선정기준을 물었다.

“영도 창업지원센터에 들어오는 팀들을 선별하기 위해 우선은 창업팀이 기업가 정신을 갖고 있는가를 살펴봅니다. 그 다음으로는 로컬을 어떻게 재생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는지도 보죠. 물론 사업 역량과 스케일업이 가능한 여부도 꼭 점검하죠. 물론 성장가능성을 보이는 팀들에게는 직접 투자도 합니다. 영도 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한 팀들과 함께 영도뿐 아니라 동남권 지역 창업생태계를 변화시킨다는 목표로 움직일 계획입니다.”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은 물리적인 재생과 함께 사회, 경제적인 재생이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부산 영도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청년들에게 가장 부산다운, 가장 영도다운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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