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도 맡아보기 – 보아비양

[Scent in Space] ⑥쉼을 위한 제주의 향과 공간
ⓒGunho Lee
에디터. 이현준  자료. 보아비양

 

제주 서쪽 한적한 시골 마을 옹포리, 비양도를 가장 가까이 바라볼 수 있는 곳에 특별한 스테이 공간 ‘보아비양VOIRVIEN’이 있다. ‘비양도Vien를 바라보다Voir’라는 뜻의 프랑스어 어구를 통째로 이름 삼았다. 다채로운 보아비양의 경험 요소 중에는 수토메 아포테케리 홍윤경 대표가 만든, 그 공간만의 시그니처 향도 있다. 

 

ⓒGunh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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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위해서든, 사람을 위해서든 고유한 향을 기획해야 할 때 그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 겉으로 보이는 표면성보다는 분위기와 기운, 전체적인 과정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주목하는 것. 특정 공간의 향을 만드는 경우, 가능하면 직접 방문해 공간의 기획 단계부터 함께하며 건축가와 긴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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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경 대표가 보아비양이라는 공간의 이야기만을 전해 들었을 땐 그 이미지가 잘 그려지지 않았다. 실제로 방문하니 상상했던 그림과는 사뭇 다른 면도 있었다. 비양도의 그림 같은 풍경은 눈에 잘 들어왔지만, 하루의 많은 시간 심하고 거센 파도가 일었다. 공간 안에서의 경험 자체는 편안함과 따뜻함이 주를 이뤘지만, 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은 아늑한 실내 풍경과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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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숙면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는 모던하고 세련된 향보다는 다정하고 포근한 노트의 블렌드가 적합할 것 같았다. 오렌지 블로섬, 탠저린, 베르가모트, 솔잎, 시더우드, 패출리 등의 노트로 구성된 향 ‘보아비양’은 파도가 일렁이는 드라마틱한 풍경, 그리고 예술을 대하는 섬세하고 세련된 손길과 온화한 기운이 감돌며 마치 성숙한 여인의 정원을 연상케 한다. 오렌지 꽃과 감귤의 싱그러움이 햇살처럼 밝은 기운을 선사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소나무와 라벤더의 향기가 긴장을 부드럽게 녹여 휴식의 만족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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