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살 CEO 경표 씨의 꿈, 그리고 집

[People] 연남동 드림하우스 412호 입주자, 고경표 씨를 만나다.
ⓒBRIQUE Magazine
에디터. 김윤선  사진. 최진보

 

드림하우스는 이제 막 연남동에 문을 연 셰어하우스다. 이곳에는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는 스물두 명의 청년이 함께 살고 있다. 입주 후 막 한 달이 지난 10월의 마지막 주, 드림하우스 412호 입주자 고경표 씨를 만나 그의 꿈과 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입주자 고경표 씨를 드림하우스 1층 카페에서 만났다. ⓒBRIQUE Magazine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리에이크ryake’라는 브랜드에서 대표 겸 스토리메이커를 맡고 있는 고경표입니다. 나이는 올해 스물두 살이고요. 경영학과 창업학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이기도 합니다. 드림하우스에 입주한 지 한 달 정도 되었습니다.

 

어떤 브랜드를 운영하고 계신가요?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 속 이야기들을 조명하고 재해석해 패션으로 담는 브랜드입니다. ‘리에이크’라는 이름은 ‘스토리story’와 ‘메이크make’를 더해 만든 단어로,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주로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나 그들의 작품, 이미지를 담은 패션 아이템들을 만들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구를 담은 맨투맨 티셔츠를 제작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하고 판매 수익이 일부를 인물과 관련된 단체에 후원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그런 경험을 토대 삼아 브랜드를 새롭게 단장하는 과정에 있어요. 이번 시즌에는 백석 시인과 이중섭 화백의 이야기를 ‘그리움’이라는 주제로 해석한 아이템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저 포함 4명의 친구가 함께하고 있고, 프로젝트성으로는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리에이크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 속 이야기를 담는 패션 브랜드다. ⓒryake

 

드림하우스에 어떻게 입주하게 되셨나요? 입주를 결정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요?

드림플러스에서 주최하는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 이후로 드림플러스에서 하는 다른 프로그램에도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죠. 드림하우스는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더라고요. 같은 생각과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매력으로 느껴졌습니다.

 

지난 10월 연남동에 문을 연 셰어하우스, 드림하우스 ⓒBRIQUE Magazine

 

어떤 사람들과 함께 사는지가 가장 중요한 이유였나요?

연남동이라는 위치와 거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었어요. 입주 모집 당시에는 공간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고, 어떤 공간이 있을지 가이드라인만 있어서 정보가 제한적이었거든요. 하지만 함께 사는 사람들과 드림하우스에서 지원할 커뮤니티나 네트워크를 위한 프로그램들만으로도 입주 동기는 충분했습니다.

 

살아보니 어떤가요?

이제 여기 산지 막 한 달이 되었네요. 제가 입주자 스물두 명 중에서도 가장 막내라서 ‘형, 누나’ 하면서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저처럼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분, 앱 개발하는 분도 계시고 다양한 일을 하는 분들이 계셔서 재밌어요. 서로 어떤 일을 하는지 공유하면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하고요. 무엇인가 함께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 게 가능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다들 금세 친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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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요?

저는 원래 광주에 살다가 대학에 오면서 서울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는데요. 드림하우스에 오기 전에는 남도학숙이라는 지역민을 위한 기숙사에서 2년 반 정도 살았어요. 기숙사도 기본적으로 타인과 공유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전혀 부담은 없었어요. 그리고 기숙사에 살면서도 이벤트를 기획하거나 커뮤니티 활동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익숙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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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서의 생활과 여기 드림하우스에서의 생활을 비교한다면요?

기숙사에서는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데 여기에서는 넓고 제대로 갖춰진 주방을 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또 기숙사는 워낙 많은 인원이 사니까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잘 몰랐는데, 여긴 소수의 인원이 모여있다 보니 서로 잘 알아서 마치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기숙사는 2인 1실이었거든요. 지금은 온전히 혼자서 1인실을 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공용 공간에 있다가도, 혼자 있고 싶을 때는 개인 공간인 내 방으로 가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그런 점들이 기숙사에 비해 자유로워요. 처음에는 방이 좀 좁게 느껴졌는데, 살아보니 수납공간이 알차게 되어 있더라고요. 침대 밑에도 서랍이 있고, 옷장도 넉넉한 편이에요. 또 상주하는 커뮤니티 매니저분이 계셔서 바로바로 불편한 점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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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으로 쓸 수 있는 주방 ⓒBRIQUE Magazine
작업 중인 경표 씨의 방 한편 ⓒBRIQUE Magazine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예요?

옥상이 ‘노을 맛집’이에요. (웃음) 연남동에 높은 건물이 별로 없어서 전망이 탁 트여 있거든요. 그리고 지하 1층 스튜디오를 제일 좋아해요.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서, 사무실이나 작업실이 없는 저와 같은 입주자에게 무척 편리한 공간이에요. 아마 입주자 중에 제가 그곳에 가장 오랜 시간 있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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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년까지 거주 할 수 있다고 들었어요. 이후엔 어디에서 살고 싶으세요?

학교나 일 때문에 서울을 벗어나긴 어렵고, 서울에서 해가 잘 들고 전망 좋은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위치도 중요해요. 학교나 일터와 가까운 곳이면 좋죠. 이전에 기숙사는 동작구 대방동에 있었는데, 거긴 되게 조용한 동네였거든요. 연남동은 활기차고 사람도 많은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산책을 많이 하는 편인데, 무엇보다도 바로 근처에 공원이 있어서 좋아요. 그래서 다음에 집을 구한다면 공원이 가까이 있는 곳인지를 고려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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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꿈에 관해 이야기해주세요.

역사와 문화뿐 아니라 오늘날의 우리 삶 속에 숨어있는 가치를 찾아내 패션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또 그를 통해 우리나라의 가치 있는 이야기들을 세계의 여러 나라에 전달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은 포부도 있어요. 여기 사는 동안 그 꿈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토대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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