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 위에 작은 집

서현동 협소주택: 틔움건축 'Steel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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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MAGAZINE BR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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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그어두면 인간의 창의력은 때때로 무한에 수렴하는 듯하다.

일본에서 하나의 주거문화로 자리잡은 ‘협소주택’은 살인적인 도쿄의 땅 값과 경제성장 하락에 따른 비용 문제, 그리고 자신의 공간을 최적화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됐다.

일반적인 소형주택의 한 형태로 협소주택의 디자인이 관심을 받는 것은 인구 밀집의 대도시에서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인다. 좁은 공간을 최적화한다는 점에서 협소주택은 다분히 맞춤복의 형태다. 공장에서 공산품을 만들듯 획일적으로 찍어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의미다.

가령 자신이 거동이 힘든 장애가 있다거나, 상당히 건장한 체구의 가족이 있다거나, 대가족이 모여 산다거나, 보편적인 아파트 형태의 공간을 선호다거나, 또는 타인에게 매매할 투자목적 등의 성향이라면 협소주택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특히 독거노인가구의 경우, 계단과 스킵플로어(Skip Floor 건물 각 층의 바닥 높이를 일반적인 건물과 같이 1층분의 높이만큼씩 높이지 않고, 각 층계참마다 반층차 높이로 설계하는 방식을 말한다. 각 층 상호간의 연락을 쉽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편집자주)의 형태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없앤 형태의 나선식 이동로를 만드는 것은 결코 적합하지 않다. 이들에게는 평지에 단층으로 모든 공간에 턱을 없애고, 미닫이 문으로 구성해 놓는 것이 기본적인 배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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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주택’은 일본에서 매우 작은 집을 일컫는 말로 일반적으로 약 15평(50m2)이하의 토지에 세워진 좁고 작은 집을 말한다. 특히 도심부에서는 부지가 단지 협소하다는 이유뿐만 아니라 변형된 형태의 땅이거나 밀집지의 틈새에 있는 경우도 협소주택이라 말하고 있다.

토지의 면적이 비효율적으로 작거나 폭이 좁은 경우 집을 짓는데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토지를 구입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적은 비용으로 자신만의 집을 짓고 싶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협소주택이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 부동산 시장의 붕괴로 경제성장 하락에 따른 사람들의 도심회귀都心回歸 현상을 주 원인으로 본다.

<출처> 도심형 소형주택의 실내 공간계획에 관한 연구 / 일본 협소주택의 사례를 중심으로 (서진영, 2013)

 

10평의 땅 위에 31.30㎡ (9.5py)로 만들어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협소주택은 임대상가와 단독주거가 가능한 두 개의 집이 들어간 공간이다. 한층의 바닥면적은 10평 안쪽이며, 3층 규모로 최대 30평 정도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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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플로어 대신 단차공간을 만들어서 방과 주방 거실을 배치하며 2-3층을 단독주거의 공간으로 만들고,  1층 공간은 사무가 가능한 소호주택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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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주택은 맞춤복이다. 맞춤 정장은 몸에 달라붙듯 맞아야하고, 자켓과 바지, 조끼의 3피스여야 하며,  굽이 있는 로퍼와 정장과 맞는 배색의 넥타이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격식이면서 예의며, 은연 중에 취향을 드러낸다. 솜씨 있는 재단사와 재봉사를 통해 양질의 정장이 탄생하듯 협소주택은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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