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함께 살아갈 집을 지을 때 유의점

The house we live in: Do’s and don’ts in building commercial and multi-unit residences
New white apartment houses seen in Berlin, Germany

ⓒGettyImagesBank

글_김창균 유타건축사사무소 소장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획일적인 아파트에 거주하며 시세 차익만을 기대하는데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은행권을 통한 저축과 이자 수입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장점과 추가로 임대수익까지 함께 얻고자 하는 주거 형태에 대한 요구가 늘었다.
다가구주택 혹은 상가주택이라고 불리는 소규모 임대형 건축물이 바로 그것이다. 다가구주택은 주인세대와 임대세대로 구성된 주거 전용 건물이고, 상가주택은 저층인 1~2층은 점포나 사무실이고 상부층은 다가구주택 형식의 주거로 사용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함께 거주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러한 건축물은 단독주택에 비해 규모가 크지만 실제 공사에 필요한 비용은 대부분 임대 수입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땅 값을 제외하면 주인세대의 경제적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또한 1인 혹은 2인으로 구성된 독립가구가 증가하고, 현재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트렌드가 반영돼 자가가 아닌 임대공간에서도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며 만족감을 얻으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사회현상에 힘입어 소형 임대공간을 가진 상가주택이나 다가구주택같은 주거형태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여전히 주변에 들어서는 수 많은 임대형 주거공간은 생활의 질을 높이는 설계라는 고민이 빠진 채 그저 원룸, 투룸, 쓰리룸 등 방 개수만 늘리기에 급급하다. 대다수 건축주들은 집을 짓기만하면 임대가 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설계비를 투입하면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이 같은 과거 지향적인 경제 논리로 인해 대부분의 임대공간은 유모차나 자전거 심지어 집안에 있어야 할 신발장까지도 복도 혹은 계단실로 내몰린다. 이는 거주민들의 이동을 방해할 뿐 아니라 생활의 질을 떨어뜨린다. 결과적으로 사람이 살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고 다양한 삶에 대한 수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세입자들은 오래 머무르지 않고 인근의 새 건물이나 아파트 혹은 오피스텔로 돈을 더 내면서도 자리를 옮긴다. 여기에 공급 과잉과 잦은 정책 변경이 겹치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은 차치하고 공실을 우려해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다행히도 우리가 최근 몇 년간 설계한 임대형 건축물은 시간이 지나고 주변에 비슷한 집들이 많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한대로 건물주(건축주)와 세입자 모두 편리함과 쾌적함을 느끼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많은 분들이 그 비결을 묻지만 대답은 항상 똑같다.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집에서 임차인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전 세대를 위한 공유 공간이 중요하다.”

경기도 이천의 상가주택인 ‘각설탕집’의 경우, 원룸형의 작은 임대 공간까지도 발코니를 하나씩 넣었다. 그 발코니는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작은 마당이자 빨래건조, 수납, 장독대, 미니텃밭 등으로 매우 유용한 공간이 되었다. 이를 통해 집 안은 물론이고 공유 공간인 계단실도 깨끗해졌다. 각 세대의 발코니 덕분에 외관 이미지도 조형적이고 리드미컬하게 마무리 돼 활력과 에너지를 주는 느낌이다.

서울 연남동과 안산 상가주택에서는 채광이 불리한 북측 세대를 기존과 달리 복층형 세대로 만들었다. 처음 동네 부동산에서는 복층형을 반대했지만 아이들로 인해 층간 소음을 걱정하는 부부와, 작업 공간과 침실 공간의 분리를 원하는 신혼부부가 다른 집보다 훨씬 먼저 임대 계약을 했다고 한다. 복층형 임대공간이 여전히 익숙하지 않지만 아파트와 차별화된 주거 공간으로서 매우 장점이 많다. 물론 복층형 주거공간을 만들려면 공사비가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임대료 또한 더 책정할 수 있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임대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설계 중인 다가구주택에서는 건폐율과 용적률 산정 면적에서 제외되는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그 면적을 층당 세 가구를 위한 각각의 0.5평 포켓공간을 만들고 있다. 이 공간은 입주자마다 유모차 혹은 자전거를 두거나 창고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1층에는 전체 입주자가 함께 사용하는 재활용품 분리 공간과 평상 휴게 마당을 두어 언제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했다. 많은 건물주들은 공간이 작아 이러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도 실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가구주택은 아파트처럼 발코니 확장과 장애인 엘리베이터 설치 등으로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는 잉여 공간 활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확장이 가능하다고 막연히 방만 크게 만드는 것보다는 실제 수요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공간 확보가 더 필요하다.

최근 여러 조사 결과나 언론보도에 의하면 잠자는 공간보다는 차 마시고 손님을 만나며 책 읽기, 영화 보기, 화초 키우기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과 드레스룸, 창고 등 수납공간에 대한 요구가 한층 많아졌다고 한다. 다가구주택이나 상가주택은 4인 가족 기준으로 똑같은 평면으로 개발된 아파트와 경쟁하기 위해 방 개수를 늘리기보다 다양한 가구 구성원과 삶을 담을 수 있는 융통성 있는 세대 공간을 만들기를 권하고 싶다. 이는 아파트보다 훨씬 도시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주거며 꼭 필요한 모델이다. 이웃 간 서로 인사를 나누며 적당히 공유하는 삶을 위한 공간이 오히려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 오래가는 집이 될 것이다.

다가구주택이나 상가주택을 지으려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부동산업자의 말만 믿고 싸고 빠르게 짓는 데 급급할게 아니라 기획단계부터 건축가와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며 설계기간을 충분히 가질 것을 권한다. 우리 집만의 독창성이 무엇인지, 세입자를 위한 공간은 어떠해야하는지, 건축물 내외부에 어떤 차별화된 공간을 반영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살 수 있는 활기차고 사람냄새 나는 집이 결국 오래 사랑받는 좋은 집이 되기 때문이다.


Written by Changgyun Kim | Chief Architect of UTAA Company

In recent years, younger generations have begun to detest the uniformity of apartments designed to maximize profits. However, as earnings from bank savings and interest rates have decreased, more people have been demanding a new lifestyle that combines the advantages of a detached house with the profits of rental houses.
Small-sized rental buildings—multi-unit houses or commercial residences—can appease this demand. A multi-unit house is solely residential, and consists of landlord’s house and rental units. A commercial residence combines stores or offices on the first and second levels with multi-unit residences on the upper levels. These buildings are larger in size than detached houses, but most of the construction costs are covered by the rent profits, reducing the financial burden for the owners.

With the rise in the number of one- or two-person families, accompanied by a prevailing so-called YOLO (You Only Live Once) mindset, young people are becoming more interested in having their own space, even if this entails renting. These trends have led to a surge in the number of commercial residences or multi-unit houses that provide small rental spaces.
Nevertheless, the reality is that new rental building owners still focus primarily on expanding the number of rooms under the illusion that this enhances quality of life. Most clients are optimistic about renting the space out and trying to lower costs by sacrificing on design.
Due to this old-fashioned perspective, many rental spaces are extremely small, with strollers, bicycles and even shoe racks poking out into hallways and stairwells. This inconveniences residents and, worse, degrades the quality of life. The end result is a clunky structure that fails to fulfill the demands of different lifestyles. Tenants often don’t stay long, switching over to new buildings or apartments. On top of this, housing oversupply and frequent policy changes aggravate the problems of profit margin instability and the potential for empty rooms.

Fortunately, the rental homes we have designed in the last few years are being used as originally planned in a comfortable and convenient environment for both the owners (clients) and the tenants. We get asked a lot about the secrets behind these homes. The answer is always the same:

“What can we do for the tenants in the space they share? It is important to create a shared space.”

In the Sugar Lump House, a commercial residence in Icheon, Gyeonggi-do, each studio has its own balcony. These balconies proved useful as small yards and a place for indoor-outdoor connections, for laundry drying, for storage, as a pantry, and as a small vegetable garden. These uses led to tidier homes and stairwells. The balconies in each unit helped the exterior image to be both structured and rhythmical, providing an energetic and lively vibe.
In the commercial residences in Yeonnam-dong and Ansan-si, the units facing north, a direction that is not great for lighting, were recreated as two-storey units. At first, realtors didn’t believe this arrangement would work, but couples with young kids and newlyweds who needed separate work and living spaces preferred those units. Although two-storey rental units are still uncommon in Korea, they have their own advantages over apartment blocks. Naturally, construction costs rise when you create a two-storey unit. However, rents can also be higher, and the uniqueness can create constant demand.

The multi-unit house that we are currently working on features elevators for people with disabilities—these elevators are not included in floor-to-site and floor space calculations. The area space was used to create about a 1.6m² pocket space for three units. This space can be used for strollers, bicycles or storage. Moreover, on the first floor, a space for recycling and a garden with a wide wooden bench allows people to gather and have a sense of community. Many owners say that it is difficult to create spaces for different purposes due to space limitations. However, in a multi-unit house, it is possible to utilize the added spaces such as elevator halls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and extended balconies. It is crucial to ensure there are spaces that fit the lifestyle of the actual consumers rather than just maximizing the size of the rooms.

Recent studies have revealed a demand for spaces where people can carry out diverse activities such as having tea parties with guests, reading books, watching movies, or growing plants. Research has also revealed an increased desire for storage such as walk-in closets and pantries. In order to compete with apartments that are developed two-dimensionally for four-member households, it is recommended that multi-unit houses and commercial residences include more flexible spaces to accommodate the lifestyles of all kinds of families rather than just making more rooms. Shared spaces can add a competitive edge and longevity to a house.

I’d like to add to clients that if you want to build a house, please take your time to plan, design and dialogue with the architect rather than just jumping in to make a fast, cheap building. You need to think first about what the unique element would be, what the space for tenants should be like, and how to reflect differentiated spaces in- and outside of the building. A house where many people can live together—and want to live— lingers with time.

Sugar Lump House ⓒSehwon Park

ⓒUTAA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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