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곧 크리에이터

[Uncommon Living] ⑧ 조립과 해체가 가능한 모듈형 수납 가구 '몬스트럭쳐'
에디터. 박지일  사진. 윤현기  자료. 몬스트럭쳐

 

대다수의 삶을 담는 주거 양식은 여전히 획일적이고 보편적(common)이지만 들여다보면 집이라는 공간을 장소로 만드는 것은 바로 개개인의 삶, 삶을 이루는 시간과 취향의 켜다. 취향에 기반한 공간은 개별적이고 고유하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기성과 ‘다른(uncommon)’ 선택을 하는 경향에 주목하고자 한다. 장인 정신이 깃든 리빙 브랜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맞춤형 브랜드,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유일무이한 제품을 구현하는 디자이너, 확고한 취향으로 특색 있는 리빙 제품을 선별해 소개하는 편집숍까지. <브리크brique> vol.9 기획 특집은 범람하는 리빙 트렌드 속에서 마침내 중심이 될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Art and Craft
① 일상을 침투하는 비일상의 가구 – 최동욱
② 텅 빈 장식품의 초대 – 쉘위댄스
③ 한 명의 랩, 하나의 콘크리트 – 랩크리트
④ 공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나무 조각 – 안문수

Craftsmanship
⑤ 패브릭 아틀리에의 한 끗 – 일상직물
⑥ 낡은 기술이 완성한 디자인 조명 – 아고
⑦ 생활 가구를 잘 만드는 사람들 – 스탠다드에이

Customizing
⑧ 사용자가 곧 크리에이터 – 몬스트럭쳐
⑨ 주방에 컬러를 입히다 – 스튜디오 비엘티
⑩ 생활 속 긍정의 감도를 높이다 – 비밥 디자인 스튜디오
⑪ 벽지를 만나는 새로운 방법 – 스페이스 테일러


ⒸMonstrucuture

 

USM, 비초에Vitsoe, 몬타나Montana. 공간을 꾸미는 것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브랜드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듈 가구 브랜드라는 것. 하나의 큰 덩어리가 아닌 규격화된 부품을 이용해 취향껏 조립하여 만드는 모듈 가구는 공간 및 구성원의 변화나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크기와 형태를 달리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다. 주로 명성 높은 해외 제품들이 잘 알려져 있지만, 모듈 가구에 해외 브랜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5년 설립된 몬스트럭쳐Monstructure는 모듈러modular, 구성construction, 가구furniture를 결합한 합성어로, 알루미늄 소재의 구조체를 고객 스스로 조립하고 해체해 다양한 형태의 수납함을 만들 수 있도록 사용자 중심의 지속 가능한 모듈선반을 제작하는 브랜드다.

 

ⒸMonstrucuture

 

몬스트럭쳐의 제품은 무한한 연속성과 확장성을 가진다. 패널과 다리프레임, 브라켓과 와이어 등 부품 4개와 규격화된 패널 17장으로 무려 200여 가지가 넘는 디자인을 별도의 공구 없이 손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모듈 변형의 범위가 넓지 않고 제한적인 해외 브랜드들과 달리, 몬스트럭쳐의 모듈은 마치 테트리스 게임처럼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이미 완성된 모듈을 구입할 수도 있고, 커스텀도 가능하다. 제품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들은 몬스트럭쳐 홈페이지의 템플릿을 활용해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파트별로 책정된 금액을 조합하여 견적을 안내받는 방식이다. 모듈의 구성이 복잡하거나 하중에 대한 문제가 예상되는 일반적이지 않은 다자인의 경우, 몬스트럭쳐 측에서 먼저 직접 제작을 해보고 가능 여부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커스텀 제작이 전체 주문의 70%가량을 차지한다.

 

ⒸMonstrucuture
ⒸMonstruc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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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수많은 모듈 가구 브랜드 중에서 몬스트럭쳐가 차별화되는 지점은 고객의 참여다. 고객들이 단순히 제품 구매를 넘어, 실제 디자인에 참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몬스트럭쳐는 조합 가능한 다양한 플랫폼을 제작할 뿐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은 고객들이다. 제품을 구입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감각을 살려 새로운 변형을 만들어내고, 몬스트럭쳐는 이를 홈페이지에 올려 반응을 살핀 후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실제로 이런 과정을 거친 제품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특히 몬스트럭쳐를 여러 번 구매하는 사람들이 그들만의 취향을 살려 만든 디자인을 제품화하고 구매자의 이니셜을 따서 브랜드로 성장시킨 사례도 있다. 1년에 한 번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제작하는 마스터피스 제품이나 영국의 접이식 자전거 브랜드 브롬톤Brompton과 협업한 제품 등이다. 사용자들의 능동적인 참여 덕분에 지금의 몬스트럭쳐가 존재한다.

 

ⒸMonstrucuture

 

몬스트럭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지속가능성이다. 몬스트럭쳐의 김병호 대표는 사업을 구상하면서 심미성이나 고객들이 선호하는 디자인보다는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영향을 우선 고려했다. 몬스트럭쳐의 제품 대부분은 알루미늄과 징크, 스테인리스 스틸 등 메탈 소재로 이루어진다. 특히 알루미늄의 경우 100% 재활용이 가능하고 매장량도 지구에서 3번째로 많은 금속인 만큼 무한대로 사용이 가능하며, 재활용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은 생산시 소모되는 에너지의 5% 정도다. 또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훼손이나 변형이 거의 없는 견고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모양새로 질리지 않고 오랜 시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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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몬스트럭쳐의 제품은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 번 구매하면 구성을 달리해 계속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합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가구를 새로 구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생산자 입장에서는 새 제품 제작에 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몬스트럭쳐는 앞으로도 최대한 환경을 고려한 제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플라스틱이나 천연가죽 등의 소재는 최소화하고, 그런 맥락에서 장기적으로는 아예 사용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BRIQUE Magazine

 

몬스트럭쳐는 견적부터 디자인, 조립과 제작, 배송과 설치, 제품 촬영까지 모든 일을 김병호 대표 혼자 도맡아 하는 1인 기업이다. 그래서 제품을 받기까지 좀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몬스트럭쳐를 향한 고객들의 팬심은 놀라울 정도로 두텁다. 미디어 아티스트나 아트 디렉터, 디자이너 등 주로 예술계 종사자들이 몬스트럭쳐의 주요 고객들이다. 일례로 정구호 디자이너는 TV선반과 주방 한쪽 벽면에 백자 그릇을 가득 채운 선반 외 사이드 테이블까지 대량으로 맞춤 제작했다.

 

ⒸMonstruc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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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트럭쳐가 다루는 가구의 범위는 확장을 앞두고 있다. 사무용 테이블이나 식탁, 소파 등 기존의 제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접근하는 가구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소파의 경우 주요 프레임은 몬스트럭쳐에서 제작하고 패브릭은 검증된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협업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끝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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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strucuture

 

김병호 대표는 “디자이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기 때문에, 항상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어떤 일이든 확신이 없으면 진행하지 않는다.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 중 머릿속에 머무는 아이디어만 발전시킨다. 그는 이것을 아이디어의 숙성이라고 표현한다. 몬스트럭쳐의 제품도 그렇다. 나만의 취향을 반영해 형태를 구성하고 변형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손때 묻은 제품이 만들어내는 농익은 사용감은 몬스트럭쳐라는 브랜드를 더욱 숙성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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