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일하는 법

[Gen MZ Style] ④ 난 혼자, 그리고 함께 일한다
ⓒpadosalon
글. 경신원 도시와커뮤니티 연구소 대표  자료. 서울연구원

 

기존 세대들에게 다소 낯선 단어인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를 굳이 우리말로 표현해보자면, ‘함께 일하는 공간’이다. 코워킹co-working이라는 단어는 1999년 미국의 게임 디자이너인 버나드 디코벤Bernard Dekoven이 처음 사용했다. 그는 근로자들이 ‘고독하고 제한된 공간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업무환경traditional work environment’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것을 목격하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나타나기 시작한 ‘새로운 협력적인 업무환경collaborative work environment’을 묘사하기 위해 코워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따라서 코워킹 스페이스는 공간 임대 및 지원 서비스를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서비스드 오피스serviced office와 구별된다. 이용자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와 디자인의 공간을 제공하고 임대 기간의 유연성을 보장한다. 또한 이용자들의 업무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와 이용자들간의 네트워킹networking, 협력collaboration, 커뮤니티 빌딩community-building, 개방성openness 이 강조되어 이와 관련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200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컴퓨터 프로그램머인 브래드 뉴버그Brad Neuberg가 빅토리안 스타일의 주택에서 코워킹 스페이스 ‘Spiral Muse’를 처음으로 설립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발표된 Global Coworking Unconference Conference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의 코워킹 스페이스는 3만 개소 이상, 그리고 이용자는 5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 부터 서울시와 수도권, 그리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9년 7월 기준, 서울시 내의 코워킹 스페이스 공급업체는 70개이며, 총 23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웅 외, 2019).

 

[표] 서울시내 코워킹 스페이스 증가 추이

                                                                                                                                                                     (단위 : 개)

<자료 출처 = ‘서울시 공유오피스 입지특성과 입주기업 이용실태 진단’ 중 발췌. 김선웅 외(2019). 서울연구원>

                                                                                                                                                      

                                                                                                                                       (단위 : ㎡)     

<자료 출처 = ‘서울시 공유오피스 입지특성과 입주기업 이용실태 진단’ 중 발췌. 김선웅 외(2019). 서울연구원>

 

코워킹 스페이스의 급격한 증가는 1990년대부터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지식기반경제Knowledge-based Economy 와 관련이 있다. 지식과 정보를 생산하고 배포하는 산업에 기반을 둔 지식기반경제는 자본과 노동이 중요한 생산요소를 이루었던 산업사회에서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가 되는 지식사회로 전환되면서 시작되었다.

지식사회에서 인터넷 기술의 발달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는 산업사회의 고정된 업무 공간을 벗어나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업무를 하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들은 주로 사진작가, 디자이너, 마케팅 또는 컨설팅 전문가 등으로 리차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 교수가 이야기하는 ‘창조계층creative class’이다. 국경과 언어를 초월하는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움직이는 1인 기업’인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중요한 업무공간인 코워킹 스페이스는 샌프란시스코, 뉴욕, 런던, 홍콩, 그리고 서울과 같은 창조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자칫 고립되거나 고독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함께 모여 업무를 실행하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직장에 얽매이지 않는 독립성, 자유로운 업무 환경, 유연한 근무 시간,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추구하는 MZ 세대에게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 노마드 방식의 일과 공간 개념이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21년 3월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25~54세 직장인 중 비대면 재택근무를 경험한 ‘잠재적’ 디지털 노마드가 약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쇠퇴하고 있는 지방 중소도시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창업 및 혁신 생태계의 조성이 강조되면서 이를 촉진하기 위한 지역정책의 하나로 코워킹 스페이스 조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경쟁력있는 도시의 핵심인력인 창조계층이 함께 모여 창업을 시도하거나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창의적 업무공간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창의적인 업무공간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코워킹 스페이스의 성급한 양적 공급에 앞서 지역적 특성과 필요를 먼저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공간조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김선웅, 장남종, 오은주, 이가인, 최경인(2019). 서울시 공유오피스 입지특성과 입주기업 이용실태 진단. 서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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