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거주 감각’의 실험실 : SoA의 ‘생각이섬’

[QnA] 용도가 다른 네 개의 건물을 넘나들며 분절된 듯 연결된 낯선 공간을 누린다.
ⒸKyungsub Shin
글. 김윤선, 전종현, 이현준  자료. 에스오에이 S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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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산간 지역에 자리 잡은 ‘생각이섬’은 렌털하우스를 겸한 단독주택이다. 공동체적 삶을 실험하고 싶었던 도시계획가의 ‘관계를 개념화한 집’은 SoA를 통해 전형에서 벗어난 수치로 구현되며 낯선 ‘거주 감각’으로 가득 채워졌다. ‘생각이 서는 집’이 품은 이야기를 SoA의 이치훈, 강예린 소장에게 들어보았다. 

건축주의 실험 “관계를 개념화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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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섬’ 사진에는 주변 풍광이 거의 나오지 않아요. 제주도에 지은 집치고는 좀 특이하죠. 혹시 건물이 좋으니 거기에 집중하라는 뜻일까요?

집 이름인 ‘생각이섬’은 ‘생각이 서다’의 줄임말로,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저희가 설계를 위해 현장에 방문했을 때, 오히려 생각이 멈추는 느낌을 받았어요. 왜냐하면 주변이 모두 빈 땅이었거든요. 설계에 단초가 될 요건이나 주변 맥락을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요. 다른 의미로 생각이 ‘섰던’ 거죠.(웃음) 생각이섬은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자리 잡고 있지만, 풍경만 보면 서울 도시 근교와 별반 다르지 않아요.

제주도인데, 느낌은 전혀 제주스럽지 않다는 말이네요.

제주도 중산간 지역 하면 생각나는 경사진 초지나 돌을 쌓아 만든 밭담처럼 제주도 특유의 풍경이 여기에는 존재하지 않아요. 생각이섬이 놓인 대지는 소규모 택지 개발을 통해 만들어졌어요. 택지 개발은 대규모 토지에 공공시설을 정비하며 택지를 조성하는 개발 행위를 지칭하는데요. 현지 부동산업자가 중산간 지역의 미개발 전답을 수용해 택지로 개발한 후 분양했어요. 일곱 개의 필지를 만들려고 각 필지마다 도로를 내어 신축과 통행이 가능하도록 밑 작업을 하는 정도였죠. 지금은 주변이 꽤 개발되어서 타운하우스 등도 들어왔답니다.

 

생각이섬의 대지는 소규모 택지 개발의 결과물이다. ⒸSoA

 

보통 내륙에서 제주로 이주할 때는 자연에 대한 갈망이 큰 비중을 차지하던데 건축주는 왜 이런 곳에 집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요?

제주도 하면 흔히 바다 풍경을 생각하지만 실제 바다가 보이는 땅은 많지 않아요. 건축주가 제주도로 이주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살림집만 지을 계획이었어요. 주변에 마을과 생활 편의시설이 적당히 갖춰진 곳을 찾다 보니 그때 막 택지가 개발되어 집을 바로 지을 수 있는 땅을 발견하게 된 거죠. 건축주는 도시계획가이자 지역 연구를 하는 분인데 제주도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지역에 뿌리내리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어요. 제주도가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점이 있는데, 건축주를 포함한 이주민들이 지닌 문화적인 자산을 제주에서 활용하며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을 실험해보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제주의 자연 풍광보다는 집 자체에 방점이 찍히게 되었고요. 설계 과정에서 살림집뿐 아니라 렌털하우스 기능도 추가되면서 초기 기획은 변화를 거쳐 정리가 되었어요.

공동체적 삶을 실험하려던 건축주의 꿈이 건물 설계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해지네요.

대지에 건물을 놓는 방식에 대한 요구가 분명했어요. 막연한 프로그래밍보다 도시와 집, 집 내부의 채와 채, 내부 공간과 외부공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길 원했어요. 그래서 저희도 ‘관계’에 대한 정의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요. 앞서 말한 도시와 집, 내외부가 맺는 관계, 나와 이웃의 관계, 그리고 집의 형식이 외부 활동과 어떻게 연결되고 정의되는지에 대한 것들이었죠. 생각이섬은 이런 개념이 굉장히 분명하게 결과물로 구현된 주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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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계획이나 공간 구성 면에서 건축주의 특별한 요구 사항이 있었나요?

일단 집 가운데 빈 공간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담길 원했어요. 중정을 생각하며 내부 공간을 배치하다 보니 자연스레 내향적인 집이 되었죠. 요구 사항이 명확했던 터라 집의 커다란 틀을 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고 디자인도 그만큼 명확해졌어요. 방의 높낮이나 공간의 규모, 각 공간을 외부와 어떻게, 얼마나 연결할지 그 범위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죠. 또한 건축주는 기존 주거공간에 존재하지 않는 색다른 공간감을 느끼길 원했어요. 그래서 렌털하우스 기능까지 추가한 후에는 저희가 ‘사람이 거주하고 있지만, 방문자들은 거주자가 한 공간에 모르는 집’이란 콘셉트를 제안하기도 했죠. 저희로서는 출발 단계부터 생각을 많이 하게 된 프로젝트입니다.

건축가의 구현 “새로운 거주 감각을 선사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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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섬은 전형적이지 않은 ‘거주 감각’을 제안하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그 ‘거주 감각’이란 무엇인가요?

거주 감각은 저희가 공간을 고민할 때 늘 머리 속에 떠올리는 단어입니다. 높이, 넓이, 깊이 등 공간의 치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때 필요해요. 생각이섬을 설계하기 전에 신도시의 거주 공간에 관한 리서치를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저희는 아파트 평형 별 방의 길이가 표준화된 아파트를 생산하는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파트를 만드는 건설사의 설계 표준 지침을 살펴보면 공간에 대한 치수가 매우 상세하고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거든요. 즉 우리 주거 공간을 지배하는 절대적 기준이 존재했던 거지요.

 

‘아파트 DNA : 평균적 삶의 기하학’,<세 도시 이야기> (G&Press, 2014) ⒸS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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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시공사마다 차이가 나더라도 치수에 관한 일반적인 규정을 가지고 있어요. 1960년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아파트가 지어진 이래, 현재까지 축적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아파트에 다 반영되어 있는겁니다. 거실을 예로 들어 볼게요. 우리나라 아파트 거실은 TV와 소파를 놓는데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진화했어요. 우선 TV를 놓을 벽이 있고, 맞은편에는 소파를 놓을 벽이 필요해요. 옛날에는 TV 크기가 작아서 이 너비가 좁아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TV가 커지다 보니 TV 벽도 넓어져야 하고 소파와의 거리도 더 늘어나야 해요. 이렇게 우리 생활과 연관한 치수가 아파트 평면 계획에 녹아들면서 표준 치수가 결정됩니다. 설계지침서에 ‘~하여야 한다’고 쓰인 말이 이런 표준 치수를 강력히 암시하는 거죠. 전형적이지 않은 거주 감각은 이렇게 표준화된 치수에서 탈피해 다양한 공간 감각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집은 낯선 감각을 체득하는 실험실이라 봐도 무방하겠네요.

지금 우리에겐 거주에 대한 감각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행위가 부재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물론 거주 감각을 고민할 수 없는 이유들이 있겠죠. 집에 머무는 시간이 최소한 어느 정도 확보되어야 햇볕이 어떻게 들어오는지 알 수 있고, 그에 따라 어디에 어떤 커튼을 달지 선택할 수 있잖아요. 이런 선택에 대한 고민은 결국 삶에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요. 요즘은 사람들 의도적으로 그런 재미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살 집을 선택할 때 벽의 질감이나 천장 높이, 화장실의 높이와 같은 것들이 주요 고려사항이 되지는 못해요. 각자가 원하는대로 모든 것을 자유롭게 선택하려면 집을 새롭게 만드는 방법밖에 없으니 아예 선택지에서 밀려난 것도 있고요. 생각이섬은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지니지 않은 감각, 집을 고민할 때 떠올리기 힘든 감각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스민 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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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섬에 담긴 주거 감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볼 수 있을까요?

비일상적인 깊이와 넓이, 높이를 경험할 수 있어요. 보통 아파트는 천장 높이가 2300mm정도인데요. 예를 들어 23층짜리 아파트라면, 천장 높이를 한 층에 100mm씩만 줄여도 한개 층을 더 지을 수 있잖아요. 이러한 경제 논리로 최대한 낮춰서 계획하다보니 어느새 2300mm가 표준이 되었어요. 하지만 이 집은 그에 반발하는 태도를 취하는 겁니다. 생각이섬의 화장실은 폭이 굉장히 좁지만 천장 높이가 3000mm 정도에요. 들어가 보면 되게 묘한 기분이 들죠. 그리고 각 방마다 바닥 높낮이가 서로 달라요. ‘높인 방’은 다른 방보다 400mm 높아요. 외부의 중정 바닥에서 보면 총 850mm 높아지게 되는데, 여기에 앉아 중정을 바라보는 느낌은 색다를 수 밖에 없죠. 그에 비해 ‘낮춘 방’은 다른 방보다 400mm 낮추어서, 좀 더 아늑하고 개인적인 공간으로 느낄 수 있게 계획했어요. 이렇게 서로 다른 높낮이를 가진 공간들이 얽히면 색다른 공간 체험이 가능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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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을 기능적으로 접근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표준적인 구조’를 모두 해체해버린 이상한 집으로 보일 거에요.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건 아마 힘들지도 몰라요. 예를 들어, 아파트 같은 경우 거실, 침실, 주방, 화장실 등이 모두 붙어있지만 여기는 의도적으로 기능별로 실을 분리해 그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각 동에 나눠 배치했거든요. 그리고 동들의 크기와 비중을 다르게 조정했죠. 그래서 밥을 먹다가 책을 읽으러 가고 싶으면, 신발을 신고 중정 복도를 지나서 다시 신발을 벗고 휴식 공간으로 들어가야 하는, 다소 불편한 구조이죠.

일본 오사카에는 스미요시 주택이란 곳이 있어요. 건축가 안도 다다오(Tadao Ando)가 설계한 방 3개,  2층 규모의 아주 작은 건물인데요. 침실에서 화장실로 이동하려면 외부 계단과 중정을 거쳐야만 해요. 만약 비라도 오는 날이면 화장실 가려고 집에서 우산을 펼쳐야 하죠. 생각이섬도 어찌 보면 스미요시 주택과 닮은 점이 있어요. 전형적이지 않은 감각을 통해 공간을 색다르고 낯설게 체험하는 곳이지 생활의 편의에 딱 맞춰져 있는 살기 좋은 공간을 의도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겉보기엔 한 건물이지만 실제 네 개의 동으로 나눈 모습도 평범한 주택에서는 보기 힘든 면이죠.

대지 주변에는 조망할 만한 경관이 없었고, 난개발에 가까운 국적 불명의 주택들이 바로 붙어 개발되는 상황이라, 처음부터 내향적인 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거주의 영역을 한정한 후, 내부에서 외부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했죠. 살림집과 렌털하우스라는 두 가지 용도가 모두 필요한지라 집을 크게 관리자 영역과 방문자 영역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었어요. 집의 본질적인 기능과 머무는 사람들의 행위를 사는 것, 쉬는 것, 아는 것, 먹는 것, 이렇게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눴는데요. 각각 ‘삶동’, ‘잠동’, ‘앎동’, ‘감동’으로 발전하면서 배치와 평면 계획, 외부와의 관계 등에서 방향성이 좀 더 분명해졌어요. 삶동은 관리자의 공간이고, 잠동, 앎동 감동은 렌털하우스의 공간인데 삶동은 나머지 동들과는 서로 통하지 않는 별개의 출입구를 가지고 있는 형태죠.

 

한 건물처럼 보이지만 네 개 동으로 나뉘어 있다. ⒸS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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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영역(삶동)과 방문자 영역(앎동, 감동, 잠동)으로 분리했다. ⒸSoA

 

정사각형 대지에 ‘ㅁ’자 건물을 약간 비틀어서 배치했어요. 

향적인 집을 설계하기 위해 건물과 외부공간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했는데, 이 다이어그램은 그 스터디의 흐름과 과정을 담고 있어요. 먼저 정사각형 대지 중앙에 ‘ㅁ’ 자로 건물을 앉혔어요. 건물의 형태에 대해서 몇몇 대안이 있었지만 ‘ㅁ’자 형태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닌 동들을 개별적으로 배치할 수 있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중정을 갖기에 가장 알맞은 형태라고 봤지요. 그리고 대지에 똑바로 앉혔던 건물을 약간 비틀었어요. 그러니까 대지의 경계와 건물 사이에 직선으로 연결된 외부공간이 네 개의 독립된 삼각형으로 바뀌었죠. 삼각형 모양의 외부공간들은 건물의 각 동에서 독립적인 외부공간으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S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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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을 향해 맞댄 지붕의 모양이 심상치 않은데, 낯선 거주 감각의 일환인가요?

지붕의 처마 부분을 돌출시킨 이유는 일단 중정으로 떨어지는 비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막는 기능적인 이유가 있었고요. 무엇보다 중정을 명확한 형태로 정의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행사장에 가보면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은 높은 돔이나 볼트 형태의 공간으로 만들어놓곤 하잖아요. 그처럼 평평한 지붕이 아니라 돌출된 지붕으로 건물 가운데에 빈 공간인 중정의 형상과 존재감을 보다 강조하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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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sub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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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색의 벽돌 타일만 사용해 외관을 마감한 모습은 거대한 단색화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벽돌 타일의 속성을 활용해 두 가지 질감을 표현했습니다. 타일 바깥쪽의 매끈한 면과 둥근 요철이 있는 안쪽의 굴곡진 면 모두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표면의 깊이감이 잘 노출되거든요. 내부로 공간의 전이가 일어나는 부분에는 매끈한 면으로 마감하고, 외부에서 윤곽이 드러나는 부분은 굴곡진 면으로 마감했어요. 한가지 재료를 변주한 터라 멀리서 보면 하나의 덩어리 느낌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단색화를 떠올리게 된 것 같아요.

 

ⒸKyungsub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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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내부 마감도 콘크리트 질감의 극명한 대비가 돋보이더군요.

내부 마감은 골조를 그대로 드러내고, 질감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특히 콘크리트 치핑 기법을 시도한 게 좀 독특하죠. 기계를 이용해 콘크리트 표면을 거칠게 만드는 기법이 콘크리트 치핑인데요. 별도의 마감 없이 콘크리트의 면이 깨끗하게 나오려면 품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요. 철판 거푸집이나 노출 전용 합판 거푸집을 써야 하고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이 천차만별이거든요. 그래서 품질이 좋지 않은 부분에 콘크리트 치핑을 적용해서 거친 질감을 극대화해봤어요. 공사 현장에서 결정한 부분인데 결과적으로는 그 느낌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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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의 실현 “생각이 서는 집”

ⒸKyungsub Shin

 

생각이섬은 SoA에게 ‘김수근 건축상 프리뷰상’을 안겨준 계획안이죠. 실제 준공 기간을 생각하면 꽤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었어요. 계획안과 준공안에 차이가 있나요?

건축에는 참 힘든 부분이 있어요. 구상은 건축가가 하지만, 실제 이를 구현하는 사람은 따로 있거든요. 만약 요리사가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면 맛이 있으나 없으나 원인은 요리사 실력 문제로 귀결돼요. 하지만 건축은 계획과 시공의 주체가 분리된 터라 시공을 누가 어떻게 하는지가 무척 중요하고, 설계자와 시공자 간의 원활한 소통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시공자가 계획 의도를 이해하고, 이를 구현하려는 의지와 기술력은 최종 건축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죠. 생각이섬은 건축주가 직영공사를 했는데 진행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계속 발생했어요. 시공상의 디테일이나 변경해야만 하는 사소한 부분도 많아져서 서로 협의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고요. 그래서 계획안과 준공안 사이에 차이도 생겼고 준공 기간도 길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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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완성되는 시점은 공사가 끝나는 시점과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실제 사람이 이용하면서 만들어야 하는 부분도 있고요. 생각이섬은 저희와 협업한 조경 건축가들이 건물의 콘셉트를 이해하고 그에 적절한 외부 공간 프로그램과 식생, 조경 계획을 굉장히 상세하게 설계했었는데요. 지금 중정과 외부 공간에 대한 조경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어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 거 아시죠? (웃음)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