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앉는 모든 순간

공간을 넘어 일상을 빛내는 조연, 시디즈 ‘올데이 체어’ 에가·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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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윤정훈  사진. 윤현기  자료. 시디즈

 

집이 삶을 담는 공간이라면 삶의 주체를 직접적으로 지탱하는 건 가구의 몫이다. 집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행동의 중심엔 가구가 있다. 좋은 집을 마련하는 일이 삶 전반을 끌어올리는 일이라면 그 안에 들어갈 가구를 들이는 일은 생활의 결을 조율하는 것과 같을 터. 가구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선택지가 주어진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가구를 알아보는 방법은 무엇일까? 의자 전문 브랜드 시디즈SIDIZ는 유행과 취향에 앞서 일상 속 크고 작은 행위을 보다 세심히 살펴보기를 권한다. 손과 허리가 무심히 닿는 그곳이야말로 숨은 니즈를 발견하는 지점이자 빠르게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테이블 라이프의 시대

테이블을 둘러싼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정확히는 테이블 위에 놓이는 사물들, 그 앞에 앉아 하는 행동이 다양해졌다. 이제 식탁에서 밥상머리 교육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늘날 테이블은 앉아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행동이 일어나는 가장 작은 단위의 공간이나 마찬가지다. 퇴근 후 간단히 차린 저녁을 먹으며 유튜브를 보는 곳,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작업대, 금요일 저녁 맞벌이 부부가 아껴둔 와인을 꺼내 들고 마주 앉아 책 또는 넷플릭스를 보며 각자의 방식 대로 쉼을 즐기는 자리. 주방과 거실 사이에 놓인 널찍한 테이블은 때론 식탁, 때론 책상으로 변모하며 용도의 구애 없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식사만이 아닌 일, 공부, 취미, 가족 간 느슨한 연대 또는 진솔한 대화가 일어나는 주요한 생활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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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다이닝 트렌드

이러한 테이블 라이프 변화의 주된 배경은 거실과 주방이 자연스럽게 합쳐지는 ‘리빙 다이닝’ 트렌드에 있다. 거실, 주방, 안방 등 개별 공간을 명확히 구분하던 소위 아파트식 구성은 근래 들어 다양한 변화를 맞았다. 여기에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공간 및 가구 구성의 변화는 가속화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좁은 면적에 거주하는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부피를 차지하는 TV, 소파, 책상은 과감히 생략하는 추세. 이에 따라 여러 방면에서 활용하기 좋은 크기의 테이블을 두고 그곳에서 식사, 티타임, OTT 시청, 재택근무, 독서, 취미 활동 등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경향이 확대된 것이다.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이 가능할 정도로 진보한 기술과 팬데믹으로 집안에서의 활동이 다양해진 점은 이 같은 변화를 더욱 앞당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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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의자의 중요성

테이블 중심 라이프스타일에서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지점은 다름 아닌 의자다. 테이블에서의 모든 행동은 그 앞에 앉았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것이다. 인테리어를 고려해 장만한 디자인 체어가 장시간 사용하기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더구나 사람은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30%나 증가한다. 그렇다고 집 한가운데 기능성 높은 사무용 의자를 둘 수는 없는 노릇. 결국 내 몸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면서도 공들여 연출한 우리집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단지 앉기 위해, 공간을 구분하는 요소로, 그 자체로 포인트가 되는 오브제라는 파편화된 역할 구분을 넘어 나의 집과 일상을 두루 뒷받침할 ‘반려 의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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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의자가 필요하다면

‘올데이 체어All-day Chair’는 최근 변화하는 공간 및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발맞춰 기획된 멀티 인테리어 의자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리빙 공간과 다이닝 공간이 합쳐진 거실에서의 활동 또한 다채로워진 점에 착안한 제품으로, 긴 시간 사용하더라도 신체의 부담을 줄여주는 인간 공학적 디자인과 어떤 공간 및 테이블과도 두루 어우러지는 높은 포용성을 자랑한다. 스틸 다리, 투명 아크릴 쉘, 접이식 의자 등 가정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소재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미드 센추리 모던’, 서로 다른 디자인을 매치해 공간에 포인트를 주는 ‘믹스 앤 매치 스타일’에도 부합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종류는 디자인에 따라 ‘에가EGA’, ‘버튼BUTTON’으로 나뉘며, 두 가지 모두 식탁 공간에 두기에 적합한 크기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등판의 U자형 쉘과 통기성과 유연성을 위한 클리마플렉스 스폰지가 적용된 에가는 우수한 착좌감을 제공하며, 간결한 라인과 미니멀한 디자인이 도드라지는 버튼은 등판 중간에 홀이 있어 시각적 개방감을 선사한다. 다양한 상황과 사용자를 고려해 높낮이 조절, 바퀴, 좌우 회전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올데이 체어 ‘에가’. 윗 등판이 비워진 U자형 쉘과 클리마플렉스 스펀지가 적용돼 탄탄하면서도 부드럽게 등을 지지한다. 등좌판 소재는 취향에 따라 패브릭, 가죽으로 선택할 수 있다. ©BRIQUE Magazine
올데이 체어 ‘버튼’.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등판 홀은 디자인 포인트가 되는 동시에 시각적 개방감을 준다. 플라스틱 사양과 패브릭 사양 중 선택할 수 있고, 패브릭을 선택한다면 등판 쿠션은 탈부착 가능. ©BRIQUE Magazine

 

의자, 일상을 완성하는 조연이 되다

 

“의자가 인생을 바꾼다”를 슬로건으로 삼아온 시디즈는 단지 공간의 조연이 아닌 누군가의 ‘일상의 조연’이 될 의자를 꿈꾼다. 지극히 일상적 행동에 지나지 않는 앉는 행위를 ‘앉는 경험’이라 일컫는 이들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의자는 누군가 앉아야 비로소 완성된다A chair is only finished when someone sits on it”는 한스 베그너Hans Wegner의 말을 떠오르게 한다. 시디즈를 만나 올데이 체어의 기획 배경과 변화하는 의자의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송행남(왼쪽), 송혜인 ©BRIQUE Magazine

 

의자는 현대인에게 가장 친숙한 가구인 동시에 시대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이 더해져 왔습니다. 덕분에 오늘날 의자 선택의 폭은 무척 넓어졌죠. 의자 브랜드 시디즈가 의자를 만드는 데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기준은 무엇인가요?

송행남(시디즈 마케팅팀) 인생의 1/3은 침대에서 보내고 1/3은 의자에서 보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만큼 오랜 시간을 의자에서 보내며, 그 시간엔 무언가를 배우거나 쉼을 얻는 등 다양한 경험이 동반되죠. 시디즈는 좋은 의자를 만드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의자 위에서의 경험, 즉 시팅 익스피리언스sitting experience를 잘 설계하고 이를 통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합니다.
사람마다 의자 위에서 보내는 시간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학업 또는 업무의 경우라면 더 나은 퍼포먼스를 통한 성장이겠죠. 이러한 가치를 획득하는 데 있어 의자가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용자가 의자 위에서 ‘어떤’ 행동을 ‘어떻게’, ‘왜’ 하는지 고민하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기획 및 디자인 단계부터 적용하고 자체 R&D 조직에서 거듭된 검증을 함으로써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인간 공학적 의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시디즈 하면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오피스 체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올데이 체어처럼 다양한 생활 환경에 적용되는 제품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송혜인(시디즈 상품기획팀) 시디즈는 사무용 의자뿐 아니라 어린이 의자와 인테리어 의자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왔습니다. 근래 들어 20~30대 1~2인 가구가 늘면서 전통적인 가구 구성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개별 공간마다 필요한 가구를 두기보다 거실에 테이블 하나를 두고 공간을 꾸미는 사례가 늘고 있죠. 개인의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했던 과거엔 책상과 오피스 의자를 두고 집중할 공간을 마련했다면, 최근엔 무언가를 하며 보내는 시간 자체를 즐기기 위해 또는 가족과의 교류를 더 중시해 공용 공간을 늘려가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더욱 부합하는 제품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올데이 체어는 오늘날 집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 중 테이블에 특히 주목한 제품입니다. 식사 시간에 필요한 가구로만 여겨지던 테이블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취미를 즐기는 모습을 주목할 만한 변화라 보고, 이러한 생활 패턴을 잘 지원해줄 의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미드 센추리 모던이나 믹스 앤 매치 같은 스타일이 각광 받는 지금, 디자인, 컬러, 소재를 다양하게 구성해 홈스타일링이 가능한 시디즈 제품이 어느 때보다 집에 잘 어울릴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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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기획 단계에서 특별히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요?

송혜인 거실같이 개방감이 높은 공간에 놓인다는 점, 보통의 식탁 의자는 오랜 시간 이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점을 고려해 디자인과 기능 사이의 적정선을 맞추고자 노력했습니다. 거실 환경을 고려한 CMF(컬러, 소재, 마감)를 선정하고 편안함을 위한 높낮이 조절, 활동성을 고려한 회전 기능, 몸이 바로 닿는 등판과 좌판의 내장재와 텐션감을 신경 썼죠. 사용성을 고려해 여러 기능을 더하되 디자인이 지나치게 거추장스럽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집에서 쓰는 의자는 청소할 때를 비롯해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잦습니다. 이러한 니즈까지 고려해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바퀴나 높낮이 기능을 더할 수 있게 했습니다. 사무용 의자처럼 팔걸이나 목받침이 없다면 의자 자체가 갖는 인체 공학적 라인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디즈만의 공학적 노하우에 변화하는 테이블 공간의 니즈를 합치되, 전체적인 디자인 룩을 해치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추천하는 공간 스타일링 팁 또는 활용법이 있을까요?

송혜인 한 공간에 두 개 이상의 의자를 둔다면 같은 올데이 체어 각각의 사양과 컬러, 소재를 다양하게 선택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에가, 버튼 두 제품을 섞어 쓰거나 취향에 따라 컬러를 다르게 선택하면 어렵지 않게 믹스 앤 매치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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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주거 공간에서 의자가 갖는 역할과 의미는 어떻게 변화할 거라고 예상하며, 이에 따라 어떤 제품을 기획할 예정인가요?

송혜인 그간 대다수 사람에게 집에 앉아 있는 행동은 그렇게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집이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공간이 아니라 취미, 일, 자기 계발 등을 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지금, 의자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올데이 체어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소소한 취미를 즐기는 시간, 자기개발을 위한 시간 등 생활 전반에 함께하며 일상에 긍정적인 의미를 더하기를 기대합니다.
송행남 앞서 ‘시팅 익스피리언스’를 강조한 것은 우리에겐 앉음이 필요한 순간들이 무척 많기 때문입니다. 앉아서 하는 일들을 통해 사람들이 얻고자 하는 궁극의 가치를 잘 서포트하는 의자를 계속해서 만들고자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염두에 두고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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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디즈

공식 웹사이트.
sidiz.com
인스타그램.
@sidiz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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