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밴드 요앞 | 류인근, 김도란, 신현보 공동 대표

"친근하지만 개성 강한 건축물로 승부하고 싶어요."
©MAGAZINE BRIQUE
글 & 사진. <브리크 brique>

 

“요 앞에 있는 건축가처럼 친근하고 가까운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디자인밴드 요앞(designband YOAP)이 스스로 밝히고 있는 회사의 미션이다. 요앞을 이끌고 있는 세 명의 대표, 김도란, 류인근, 신현보 건축가를 만났다. 이름처럼 모두 ‘친근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왼쪽부터 류인근, 김도란, 신현보 대표 ©MAGAZINE BRIQUE

 

Q. 세 사람은 어떻게 한 팀을 이루게 됐나요?

A. (김도란 대표) 시간 차가 있었지만 모두 같은 직장에 근무한 인연이 있습니다. 저랑 류인근 대표가 함께 일하다 2012년에 같이 나왔고, 신현보 대표는 조금 늦게 합류했죠. 사실 저희(김, 류 대표)는 회사가 어려워져서 아무 준비도 없이 나왔습니다. 급한대로 둘이서 건축과 관련된 디자인작업 등 뭐든 해보자며 마음만 모았지, 구체적인 방향이 없어 한동안 회사를 셋팅하는데 시간을 보냈죠.

(류인근 대표) 건축이 바탕이 돼 있으니까 둘이서 뭐든 할 수 있겠지 생각했습니다. 선배들이 일거리를 조금씩 주기도 했구요. 그러다가 신 대표가 2013년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건축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신 대표가 합류하자마자 건축사 자격증을 땄거든요. 흐흐.

 

김도란 대표 ©MAGAZINE BRIQUE

 

Q. 2013년 창업했는데 그 새 꽤 많은 작업을 하셨더라고요. 대표 작품은 주로 주거 건축물이네요. 특별히 어떤 분야를 정해 놓은 게 있나요?

A. (김 대표) 그렇진 않아요. 첫 프로젝트가 주거 건축물이라 그걸 보고 계속 집을 짓자는 건축주의 요청이 이어져서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 같아요.

(신현보 대표) 사실 주거 건축물이 근린생활시설보다 설계가 복잡해요. 사는 공간이다 보니 건축주의 요구도 많고, 설계에 시간도 많이 걸리죠. 반면 근린생활시설은 표준화된 공간이 많은데다 건축주의 몇몇 요구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업이 간단해요. 설계비는 비슷한데 말이죠. ^^

 

신현보 대표 ©MAGAZINE BRIQUE

 

Q. 친근한 건축가를 표방하셨는데 건축의 결과물들은 굉장히 독특한 것 같아요. 울산의 ‘원 바이 포(1×4)’나 수원의 ‘코너 스톤(Corner Stone)’ 같은 것이 대표적이던데, 이런 디자인을 건축주들이 수용하는지요?

A. (김 대표) 회사 이름 덕을 좀 보고 있습니다. 보통은 무슨무슨 건축사사무소인데, 저희가 요앞이라고 짓고 젊은 건축가다 보니 좀 다른 디자인을 원하는 건축주들이 찾아와요. 1×4 경우는 다세대 주택이예요. 건축주가 원하는 게 분명했어요. 모든 세대가 마당과 옥상을 나눠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죠. 그러다보니 세로로 쪼개는 방법이 등장한 것이예요.

(류 대표) 분양용 건축물이기 때문에 동일성이 중요합니다. 층별로 편차 없고 공간 크기도 같아야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죠.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어요.

(김 대표) 그러면서도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눈에 띌 필요가 있었어요. 앞은 전망이 틔었는데, 뒤는 막혀서 앞 뒤 대지상황이 달랐어요. 예산을 고려해 뒤를 포기하기도 어려웠구요. 서울의 다세대 밀집지역과 다른 한적한 분위기였고, 건축주도 차별화된 디자인을 요구한 덕분에 새로운 시도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류 대표) 단점이 될 수 있는 대지의 경사를 활용했던 것이 1×4 디자인의 핵심이 된 것 같아요. 경사를 고려해 지하주차장을 넣었고, 수직으로 분리한 세대와 연결할 수 있는 각각의 출입구도 만들 수 있었죠. 사선의 디자인도 대지 특성을 살린 것이죠.

(김 대표) 통일감과 차별성을 동시에 주기 위해 전면 외장의 벽돌을 색깔을 두 가지를 번갈아 썼고, 후면에는 각 세대의 출입구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도록 파스텔톤의 4색을 적용했죠. 바닥 면적이 넓지는 않았지만, 각 세대별로 4개의 층을 독특한 설계와 인테리어를 적용해 공간의 다양성을 확보했고, 가구까지 특별 제작해 넣었어요. 특히 4층은 옥상과 이어져 사선지붕을 만들어 내도록 설계했죠.

(류 대표) 평면을 보면 별 달라 보이지 않고, 외부에서 보거나 입면을 보면 독립적인 세대가 붙어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이게 한 동입니다. 악조건이 되레 장점이 됐죠.

 

류인근 대표 ©MAGAZINE BRIQUE
 

Q. ‘코너스톤’도 참 특이해요. 사실 모서리를 라운드로 처리한다는 게 상당히 어려운 작업 아닌가요?

A. (신 대표) 의뢰를 받은 대지가 광교택지지구였어요. 지구단위계획이 있었던 터라 이미 비슷한 건물이 쭉 들어서 있었죠. 1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고 그 위로는 다가구 주택. 정말 거의 똑같았어요. 근데 의뢰를 받은 대지는 맨 초입 가장자리였어요. 주거지구와 상업·업무지구가 만나는 지점이라 경계선의 느낌이었죠. 그걸 최대한 살리면서 독특함을 주는 게 목표였죠.
1층의 50%를 유리로 꾸며야하는 규제조항을 반영하고 모퉁이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라운드 디자인이 들어가게 됐죠. 건물 외장 마감을 세라믹 타일로 마감한 것이 핵심이었죠. 곡면 처리가 어려워 석재 외장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박판세라믹타일을 적용했는데, 곡선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고 도자기 같은 느낌으로 정리가 됐죠.

 

Q. 앞으로 보여줄 요앞의 프로젝트는 어떤 것일까요? 각자 맡고 계신 것이나 하고 싶은 것들을 소개한다면?

A. (신 대표) 저는 공장을 지어보고 싶어요. 공장이 샌드위치 패널로 싸게 합리적으로 짓지만, 가장 많은 하중과 전기, 힘을 견뎌야하는 것이라 건축의 기본 요소를 제대로 반영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비만 가려주는 개념이 아니라 3교대 24시간 근무하는 특성도 고려해 상시적이면서도 안전한 설계를 해보고 싶어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환기가 덜 돼 있는 분야기도 하죠.

(김 대표) 저는 웨딩하우스나 수영장이 달린 펜션 또는 빌라같은 걸 설계해보고 싶어요. 미혼이라 특별히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그런 공간들은 딱 하루, 특별한 날을 만들어주는 곳이잖아요. 덕분에 훨씬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고, 건축적 시도를 자유롭게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류 대표) 저는 어린이집이요. 컨텐츠의 다양성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동안 주로 진행했던 집은 어떻게 보면 평범한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을 달리했다고 보여져요. 그게 저희의 강점이 되기도 했죠. 새로운 프로젝트는 특정대상이 있어서 그들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해보는 과정, 그것이 새로운 컨텐츠가 될 것 같아요. 또 리모델링 같은 프로젝트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는 것은 건축가를 업으로 삼은 장점이자 의무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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