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그라운드 갤러리, <아홉 개의 방, 미완의 집> 전시 개최

에디터. 김윤선 자료. 온그라운드 갤러리

 

 

온그라운드 갤러리는 오는 4일부터 <아홉 개의 방, 미완의 집> 전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네임리스 건축이 짓고, 건축주인 화가 고경애가 그리고, 건축 사진가 노경이 사진으로 기록한 ‘아홉칸집’ 이야기를 선보인다.

아홉칸 집은 완공 시점에서 ‘미완의 집’이다. 일반적인 집과 다르게 복도가 없는 아홉 개의 방으로 연결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이 작은 집은 집과 사람, 그리고 주변과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해 채워져 가는 공간이다.

 

AeLe House-02, 2018 ⒸKyung Roh

 

이번 전시는 아홉칸 집을 짓는 생각과 과정, 그 속에서의 삶을 전시한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건축가, 건축주, 건축 사진가가 건축, 회화, 사진이라는 각자의 언어를 통해 이야기하는 전시다. 단순히 물리적 공간이 아닌 집으로서의 완성을 선보이며, 하나의 작은 건축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예술과 어떻게 관계하는지를 보여준다.

Plan Drawing, 2018 ⒸNAMELESS Architecture
Concrete Model, 2018 ⒸNAMELESS Architecture

 

‘아홉칸 집’은 아틀리에가 있는 아홉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집이다. 복도 없이 방에서 방으로 연결된 구조와 내외부 모두 콘크리트로 마감된 이 집은 일반적인 집과 조금 다르다. 그러나 이 집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건축 그 자체라기보다 집을 둘러싼 자연과 집을 채우는 가족의 이야기이다. 작고 덜 만들어진 집은 주변 풍경과 사는 사람들에 의해 온전히 채워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크게 확대된 드로잉을 통해 집과 사람 그리고 주변이 맺고 있는 관계의 풍경을 보여주려 한다. 드로잉의 면과 선 사이에 숨어있는 삶의 가능성이 발견되길 바란다. – 네임리스 건축

 

AeLe house, 2019, Oil on canvas, 60.6×40.9cm ⒸAeGoh

 

건축을 좋아한다. 더불어 풍요로운 일상이 펼쳐진 공간을 사랑한다. 광활한 숲, 햇살과 새소리, 매일 사용하는 일용품, 아름다운 가구, 건축과 그림. 이것은 내가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해 온 것들이다. 아홉칸 집은 이러한 것들을 생활 속에 더 가까이 두고 싶은 갈망으로 시작해 네임리스 건축의 열정과 의지로 만들어졌다. 꿈의 실체 앞에서 한편으로 기쁘고 만족스러우면서도 어째서 작고 소박한 아홉칸집이 특별한지 고민해야 했다. 마감도 되지 않고 방의 목적도 없이 덩그러니 내던져진 아홉칸의 방과 거친 콘크리트 욕조와 세면대가 어째서 새롭고 실험적인 건축이라 불리는지 우리의 현실에 서글픈 마음이 든다. 이번 전시를 통해 건축이 인간과 자연, 예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발견되기를 바란다. – 고경애

 

AeLe House-48, 2018 ⒸKyung Roh

 

몇 년 전에 한 전시에 참여하면서, 집은 한 개인의 기억과 흔적을 담고 있는 저장소라고 쓴 적이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모든 생명은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을 갖는다. 그 공간이 비록 고정되지 않고, 비가시적이어도 말이다. 아홉칸집이 형태를 가질 때부터 여러 계절을 지켜봤다. 2년여의 시간 동안 조형물 같았던 집에 AeLe가족들의 소리와 냄새, 아이들의 추억들이 쌓여가고 있다. 특히 AeLe가족의 일상은 아홉칸집을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각인시켰다. 사진에 보이는 모든 공간과 사물은 AeLe가족의 기억과 흔적, 그리고 네임리스건축의 손길이 담겨있다. 경험했던 감각들을 직접 전할 수 없지만, 사진을 통해 아홉칸집의 분위기가 간접적으로 전달되길 바란다. – 노경

 

찬란한 미완의 풍경들

주택과 집은 다르다. 주택은 건물의 유형이고, 집은 가정이라는 공동체와 생활이 펼쳐지는 물리적 정서적 영역이다. 이 둘 사이 필요충분조건은 성립하지 않고, 그러니 모든 주택이 집인 것은 아니다. 특히 건축적 실험의 강도가 셀수록 이 둘 사이는 더 멀어진다.
이런 관점으로 ‘아홉칸 집’의 평면 구성과 입주 전 건축 사진을 보았을 때 나는 ‘이 건물이 과연 집이 될 수 있을까?’라고 강하게 의심했다. 하지만 막상 그곳을 찾았을 때, 아홉칸집은 그동안 내가 보아온 어떤 집보다 집다웠다. 나의 착오는 어디에 기인했던 것일까? 단독주택에 대한 나의 규범적 사고도 문제였지만, 나는 건축을 만드는 또 하나의 주체, 이곳 건축주의 특이성을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번 전시의 출발은 지극히 단순하다. 아홉칸 집 하나를 두고 이를 설계한 건축가 네임리스 건축, 이곳에서 사는 화가 고경애, 이곳을 1년 동안 기록한 사진작가 노경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 셋이 갖는 입장의 차이, 그리고 셋이 갖는 예술 언어의 차이는 아홉칸 집의 이야기를 여러모로 흥미롭게 만든다. 그들의 사유와 작품은 ‘주택이 집이 되는 순간은 어디인가?’, 그리고 더 나아가 ‘건축이 완성되는 지점은 어디인가?’를 재문한다. 이 셋의 존재로 말미암아 아홉칸 집의 완성은 끊임없이 창의적으로 유보되며, 건축의 존재 방식 또한 계속 갱신되고 재편되어 왔다.
이렇게 아홉칸 집은 누구 한 명에 의해 어느 한순간 완성되지 않는다. 건축주의 갈망과 관념 속에 존재했던 집, 건축가의 개념과 구법으로 실체화된 집, 사진작가의 시선에 포착되어 이미지를 얻은 집, 화가의 그림 속 풍경으로 다시 녹아 들어간 집… 아홉칸 집은 세 작가를 계속 중재하고 연결하면서 스스로의 모습을 바꾸어왔다. 그래서 그들은 아홉칸 집에 ‘완성’이라는 말을 붙일 수가 없다. 아홉칸 집은 풍요로운 미완이다.

_박성진(전시기획자, 사이트앤페이지 디렉터)

 

AeLe House-22, 2018 ⒸKyung Roh

 

전시와 함께 ‘아홉칸 집’의 삶과 건축을 다룬 『코르뷔지에 넌 오늘도 행복하니』(안그라픽스)가 출간된다. 전시는 7월 26일(금)까지 계속되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일요일과 월요일 휴관.

 


일시.
2019년 7월 4일(목) ~ 7월 26일(금) *일, 월요일 휴관 / 오프닝 행사: 7월 4일(목) 18:00

장소.
온그라운드 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3, 1층)

입장료.
무료

문의.
온그라운드 갤러리 (02-720-8260) http://www.on-ground.com/

기획.
박성진(사이트앤페이지 디렉터)

후원.
온그라운드갤러리, 안그라픽스


참여작가.

네임리스건축 NAMELESS Architecture

네임리스건축은 아이디어 기반의 설계사무소이다. 예측 불허한 세상 속에 단순함의 구축을 통해 이 시대의 건축과 도시 그리고 문화적 사회현상을 탐구하고 있다. 일상에서의 근본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주거시설, 문화시설, 교육시설, 업무시설, 종교시설 등 사람들이 점유하고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단단한 건축 유형을 만드는 동시에 공공예술과 파빌리온 등 예술과의 협력을 통해 건축의 유동성을 실험하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 뉴욕건축센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건축작업을 선보였으며, 미국건축가협회 뉴욕디자인어워드, 미국건축연맹 젊은건축가상, 미국건축가협회 뉴프랙티시스뉴욕,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을 수상했고, 미국건축지 《Architectural Record》로부터 세계건축을 선도할 10대 건축가 Design Vanguard Award에 선정되었다.


고경애 AeGoh

고경애는 그림 그리는 행위를 한 개인의 ‘삶의 기록’으로 바라보며 2008년부터 독학으로 화가의 꿈을 키워왔다. 잠든 모습, 햇살 아래서 반짝이는 나무, 인간의 탄생과 같은 평범한 소재는 예술이 높은 곳에 있지 않으며, 일상의 풍요로운 감상 사이에서 삶을 따뜻하게 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일본에서 네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한국에서는 지난 2016년 갤러리로얄에서 개인전 <가미스기의 섬>을 가졌다.


노경 Rohspace

노경은 서울 출생으로 사진을 전공했다. 1980년대의 전형적인 아파트 키드로 사진을 접하고부터 서울의 관상을 더듬기 시작했다. 도시 속 변화하고 멈춰있는 것들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건축가 (故) 김수근의 작품과 근대건축물의 리노베이션 기록 등 변화되는 도시의 틈을 찾아 이미지를 생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3년부터 건축가와의 협업, 기록물을 생산하는 Rohspace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월간 《공간》의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화동 박물관>, <학교 건축 아카이브>, <아키타 피아의 실험>, <학교 건축 아카이브 삼각 학교 2011-2015>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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