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위한 도시 만든 ‘위대한 계약’ 다룬 건축 다큐멘터리 오는 4월 개봉

에디터. 윤정훈  자료. 영화사 진진

 

“우리는 우리시대에 미만해 있는 건축에의 혐오나 출판에의 불신을 씻어내고 이 땅에 건강한 출판문화와 건축문화를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려 한다.”

다음과 같은 선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도시가 있다. 기획, 편집, 인쇄, 유통 등 출판 전 과정이 한자리에서 이루어지는 파주출판도시다. 책의 도시 파주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데에는 출판인과 건축가 사이 체결된 ‘위대한 계약’이 있었다. ‘위대한 계약서’는 2000년 체결된 출판도시 1단계 건축설계 계약의 공식 명칭이다.

 

<사진 제공=영화사 진진>

 

파주출판도시의 탄생 배경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가 오는 4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타미 준의 바다’(2019)를 통해 재일 한국인 건축가의 삶과 건축 철학을 예술적으로 담아낸 김종신, 정다운 감독이 제작 및 연출을 맡았다.

 

김종신, 정다운 감독

 

파주출판도시의 역사는 출판이 탄압 받던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기웅(열화당 대표), 김경희(지식산업사 대표), 김언호(한길사 대표), 박맹호(민음사 대표) 등을 중심으로 출판인들이 조합을 꾸려 ‘출판을 위한 도시’를 구상한 것이 시작이었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은 이기웅은 건축가 승효상에게 건축 코디네이터를 맡아줄 것을 제안, 승효상을 비롯한 국내외 건축가들이 도시 마스터플랜 수립에 참여하게 됐다.

 

<사진 제공=영화사 진진>

 

출판도시의 목표는 단지 출판의 효율을 높이는 데 있지 않았다. 책과 건물을 만드는 이들은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 공동성의 가치를 중심에 둔 ‘이상적’ 도시를 구상하기에 이른다. “출판도시의 바탕은 하나의 건축”이라며 건축 재료와 구역별 형태를 제한하는 자체 건축 지침을 만들고, 땅의 본래 풍경을 존중하는 “생태도시”를 지향한 것이다. 현재 출판도시는 1, 2단계 사업을 거쳐 ‘친환경 문화도시’를 목표로 3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영화 ‘위대한 계약’은 이러한 출판도시의 탄생 배경과 조성 과정을 면밀히 조명한다. 김종신 감독은 “도시가 탄생하면서부터 지켜오고 꿈꿨던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 세계 유일의 책을 위한 생태 도시. 이를 있게 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의미와 가치를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대한 계약’은 오는 4월 21일부터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제공=영화사 진진>
<사진 제공=영화사 진진>

 


제목.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감독.
김종신, 정다운

출연.
이기웅, 승효상, 김언호, 민현식, 이건복, 김영준, 이은 외

기획/제작.
기린그림

배급/투자.
㈜영화사 진진

개봉.
2022년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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