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유영 자료.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은 故 김기찬 사진가의 유족으로부터 필름 10만여 점과 사진, 육필 원고, 작가 노트 등 유품을 일괄 기증받았다. 박물관 측은 유품의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추후 박물관 홈페이지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김기찬 작가는 1968년부터 2005년 6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여 년 동안 변화하는 서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서울의 달동네에서 시작된 ‘골목 안 풍경’ 시리즈가 그의 대표작. 1960년대 말 우연히 들어선 중림동 골목에서 따스한 정을 느낀 김 작가는 ‘골목’을 주제로 도화동, 행촌동, 공덕동 등의 풍경을 찍기 시작했다. 당시 고도성장 시기를 맞은 서울은 급변하고 있었으나, 그의 시선은 빠르게 달라지는 도시 중심부보다는 일상적이고 친근한 골목에 오래 머물렀다. 김 작가는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않은 서울의 모습을 착실히 기록해 필름에 새겼고, 그렇게 쌓인 필름이 10만 점을 넘겼다.
유족은 그의 사진이 서울의 소중한 기록으로 보존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하며 그의 사진과 필름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중에는 그간 사진집이나 전시회에서 공개된 작품뿐 아니라 개발 이전 강남과 서울 변두리를 포착한 사진 등 미공개 자료가 다수 포함돼 있다.
배현숙 서울역사박물관 관장은 “김기찬 작가의 사진은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할 뿐 아니라, 기록자료로서도 가치가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서울역사박물관은 기증받은 김기찬 작가의 자료를 박물관 수장고에 영구 보존할 예정이며, 10만여 점에 달하는 필름은 디지털화와 색인 작업을 거쳐 박물관 홈페이지에 상설 전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