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 제인 진 카이젠 개인전 ‘이별의 공동체’ 개최

에디터. 김지아  자료. 아트선재센터

 

 

제인 진 카이젠의 개인전 ‘이별의 공동체’가 아트선재센터에서 오는 9월26일(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별의 공동체’(2019), 여섯 점의 라이트 박스 설치 ‘달의 당김’(2020), 그리고 2채널 영상 설치 ‘땋기와 고치기’(2020) 등 그의 최근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제인 진 카이젠은 역사, 기억, 번역과 이주를 주제로 한국과 덴마크를 오가며 작업하는 작가로, 영상 설치, 실험 영화, 사진, 퍼포먼스, 텍스트를 다룬다. 그의 작업은 광범위한 다학제적 연구와 공동체의 참여에 기반해, 다층적이고 수행적인 다성의 페미니스트 작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그는 ‘제 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2019)’에 참여했으며, 쿤스트할샤를로텐부르크에서 가진 개인전 ‘이별의 공동체(2020)’가 AICA 덴마크 미술비평국제협회가 선정한 ‘2020 올해의 전시’로 선정된 바 있다.

 

제인 진 카이젠, «이별의 공동체», 2021, 설치 전경, 아트선재센터. 사진: 김상태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모두 작가의 고향인 제주의 자연과 다년간의 제주 샤머니즘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그의 작업은 억압받거나 소외된 공동체의 목소리에 주목해 역사적 사건의 이미지와 자료를 병치함으로써 사건에 대한 다각적 시점과 복수의 말하기라는 미학적 형식을 탐구하는 데 집중한다.

 

제인 진 카이젠, ‹이별의 공동체›, 2019, 비디오 스틸.

 

세 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된 ‘이별의 공동체’는 72분 길이의 영상 설치 작업으로, 시인 김혜순의 책 『여성, 시하다』의 한 구절에서 작품명을 발췌했다.

바리데기 신화를 서사의 틀로 삼고 있는 영상은 제주를 비롯해 한반도의 분할된 영토 및 근대사와 공명하며, 작업에는 작가가 5년에 걸쳐 DMZ, 제주도, 서울, 북한,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독일, 미국 등에서 만난 디아스포라 여성들이 거쳐온 여러 공간과 시간, 목소리가 위계 없이 얽혀 등장한다.

작가는 역사적 사건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파장, 특히 젠더 차별과 사회적 소외가 어떻게 전쟁과 이주의 상황에 맞물려 부서진 공동체를 만들었는지를 탐구하며, 산 자와 죽은 자를 결합해 상실과 회복, 치유의 공동체로 소환하는 하나의 제의적 리듬으로 영상으로 구현한다.

 

제인 진 카이젠 & 거스톤 손딘-퀑, ‹달의 당김›, 2020, 오크 라이트 박스에 사진 6점, 각 103×153×11cm. 사진: 김상태

 

거스톤 손틴-퀑과 협업 제작한 ‘달의 당김’은 밀물에 드러나고 썰물에 가려지는 바닷가 조수 웅덩이에 각종 사물을 올려 촬영한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조수의 경계에서 용암석 위에 올려진 것들은 앞서 ‘이별의 공동체’에서도 등장한 황동 그릇, 과일, 쌀 등 제주의 해녀들이 두 손 모아 기도하며 바다로 던진 제물과 하얀 명실 가닥이다.

 

제인 진 카이젠, ‹땋기와 고치기›, 2020, 2채널 비디오 설치, 4K, 흑백, 사운드, 6분 3초, 반복 재생. 사진: 김상태

 

바위 위에 실금처럼 얹힌 흰 명실은 ‘땋기와 고치기’에서 하나의 실타래 같은 머리카락의 매듭으로 연결된다. 장수의 기원과 수명을 상징하는 흰 실타래는 동그랗게 앉아 서로의 머리를 땋아주는 여성들의 모습에서 서로를 연결하고 봉합하는 위로의 공동체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소외된 장소, 사람, 사건 속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이 교차하는 지점을 발견하고, 이를 전복해 대안적 공동체와 경로의 가능성을 함께 탐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명.
제인 진 카이젠 : 이별의 공동체

일시. 
2021년 7월 29일(목) ~ 9월 26일(일)

장소. 
아트선재센터 3층(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7)

관람료.
일반(만 19~64세) 5,000원 / 학생 3,000원

문의. 
02-733-8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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