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의 집> 아홉 번째 전시 개최

에디터. 김윤선  자료. 온수공간

 

 

<최소의 집> 전시가 9월 23일(월)부터 서울 마포구 온수공간에서 열린다. <최소의 집>은 건축가 정영한이 기획하고 매회 세 팀의 건축가들이 참여해 그들의 다양한 시선을 바탕으로 ‘최소’의 정의와 그 정의에 따른 새로운 주거 대안 모델을 대중에게 제안하는 전시다.
지난 2013년 10월 시작한 <최소의 집> 전시는 서른 명의 건축가들이 함께하는 장기 기획전으로 올해 아홉 번째를 맞았다. 이번 전시에는 다이아거날 써츠(Diagonal Thoughts), 건축사사무소 김남(KIMNAM ARCHITECTURE), 아키텍 케이(architect-K)가 참여했다. 거주의 의미와 그에 대한 근본적 질문의 해답을 찾아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와 연계해 참여 건축가들의 ‘최소의 집’에 대한 생각들을 공유하는 포럼도 열린다. 포럼에는 김인성 교수(영남대 가족주거학 교수)와 김재관 건축가(무회건축연구소), 그리고 최소의 집 1~8회에 참여했던 건축가들이 패널로 참석해 전시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포럼은 10월 4일(금)에 이건하우스(서울 마포구 동교로 161)에서 열리며 별도의 신청 없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10월(목)까지 계속된다.

 

다이아거날 써츠의 B1 House ⓒJooyoung Kim
건축사사무소 김남의 쿼드(Quad) ⓒKyungtae Kim
아키텍케이의 멋진할아버지집 ⓒYoon, Joonhwan

 


전시명.
<최소의 집> 아홉 번째 전시

일시.
2019년 9월 23일(월) ~ 2019년 10월 10일(목) 13:00 ~ 20:00  *휴관없음
도슨트 프로그램 | 15:00, 17:00, 19:00

장소.
온수공간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1길 74)

입장료.
무료

문의.
온수공간 (070-7543-3767) onsu-gonggan.com

전시연계포럼.
장소 | 이건하우스 (서울 마포구 동교로 161)
시간 | 2019년 10월 4일(금) 19:00
진행 | 정영한(정영한 아키텍츠 소장)
참여 | 김진휴, 남호진 건축가(건축사사무소 김남), 강소진, 김사라 건축가(다이아거날 써츠), 이기철 건축가(아키텍 케이), 김인성 교수(영남대 가족주거학 교수), 김재관 건축가(무회건축연구소), 최소의 집 1~8회 참여 건축가


기획자의 글

최소의 집은 작은 집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주 작은 집도 아니다. 그렇다면 아주 싼 집일까?
‘최소의 집’에 대한 정의는 사실상 기획자의 몫이 처음부터 아니었다. 집이 갖는 수많은 가치 중 그 크기와 비용에 한정지어 생각하는 것. 그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최소의 집’의 출발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번진 다양한 집 짓기 열풍을 엿보면 오래 전 해외에서 한때 유행했던 집의 유형을 버젓이 가져와 어떻게 집을 소유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론이나 ‘0억으로 내 집짓기’의 자극적인 타이틀을 통해 제한된 경제적 환경을 극복해야만 집을 소유할 수 있다는 현상 속에서 결국 대중과 건축가 사이의 ‘집’에 대한 인식의 간극을 우선적으로 좁혀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집의 크기와 비용은 상대적이다. 그러니 사람들마다 경험의 차이로 어떤 이들에겐 아담한 집이 누군가에겐 아주 작은 집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비싸다고 하지만 어떤 이에겐 적정한 금액이라 생각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심지어 가족 구성원들 안에서도 각자가 적정하다고 느끼는 공간이나 경제적 관념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각자의 경제적인 규모에 맞는 크기와 비용으로 집을 어떻게 소유할 것인지에 대한 방식을 고민하긴보다는 오히려 높은 이자율의 대출이자를 갚더라도 남들과 비교 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우선 크기를 늘려놓고 시작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집을 소유하기 위한 방식에 어떤 의심 없이 획일적인 평수에 심지어 방 개수 까지 똑같은 복제공간 안에서 우리만의 라이프스타일은 외면당한 채 깊이 병들어 오고 있었다.
이 병을 고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고르는 듯 진정한 커스터 마이즈드customized가 필요하며 집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간 다양한 옷을 만들긴 했어도 화려한 외양만을 갖춘 옷이나 잘 만들었어도 왠지 ‘입는 자’를 위한 옷이 아닌 ‘만드는 자’를 위한 옷으로 인해 많은 불편함을 우린 경험한 바 있다. 또한 우리 몸에 맞는 옷을 찾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옷을 사 입는 방법, 즉 집을 소유하는 방법론이다.

오래 전 경제학자 엥겔스는 돈을 만들어 내지 않는 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노동자에서 농노 이하의 지위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과거엔 주택을 소유하기 보단 조상으로부터 물려받거나 임대비를 지불하며 사는 것을 당연시 받아 들였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미국은 1937년 연방 주택 국이 설립되면서 1차 세계대전 이후 발생한 주택난 해소와 대 공항에 따른 경제적 재해를 벗어나기 위해 ‘주택 론loan 시스템’ 제도가 만들어지면서 누구나 주택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저소득층을 위한 낮은 금리의 대출을 통해 평생 은행 빚을 갚아야 하는 이러한 ‘소유방식’은 앞서 엥겔스의 언급처럼 빚을 갚기 위해 평생 일을 해야만 하는 현대의 농노로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여전히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현 경제상황 아래의 우리의 주거시장을 고려해 보았을 때 우리는 정부에서 주도하는 개발환경에서 대형 건설사가 분양하는 아파트에 여전히 은행의 장기 대출을 의존하여 집을 소유하는 방식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주거환경에서 나는 서두에 언급한 그 ‘최소’라는 가치를 통해 최소한 각자의 경제규모에 따른 삶의 방식에 맞는 적정 공간이란 것이 어느 정도인지 자율적 선택이 요구되며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가변화될 집의 유형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바탕으로 건축가와 대중 모두가 함께 찾아가야 할 때라 생각한다. 고민의 출발은 다름 아닌 일상 속 작은 가치를 들여다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우리에게 적합한 ‘생활공간’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며 기존 ‘소유방식’의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대지와 주택을 소유하는 개념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공간의 점유에서 시간의 점유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에게 맞는 다양한 집의 이미지를 갖게 하는 것이 바로 <최소의 집>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궁극적인 가치인 셈이다.

글. 정영한 (정영한 아키텍츠 소장)

 


참여 건축가 소개

다이아거날 써츠 Diagonal Thoughts
다이아거날 써츠는 2015년부터 건축, 디자인, 사고를 매개로 작업하며 인간의 삶 속의 공간을 통한 크고 작은 인식과 지각 변화의 경험을 탐구한다. 또한 프로젝트의 성향에 따라 국내외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실험적인 협업을 지향한다.
대표작으로는 부산 ‘PPP’, 문화역 서울284의 ‘도어, 펼쳐진 시공간’, 경기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노마딕 경기 아트페스타 공공하는 예술의 ‘마지막 장소’가 있다.

건축사사무소 김남 KIMNAM ARCHITECTURE
건축사사무소 김남은 김진휴와 남호진이 운영하는 건축설계 사무소이다. 스위스 바젤에서 사무소를 시작하여 현재는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스위스의 프라콩뒤 주택, 신사동 다세대주택 Quad, 별내동 단독주택 데칼코마니 등이 있다. 건축의 품질에 대한 극한의 집착을 모토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키텍 케이 architect-K
아키텍케이는 엔트로피적 디자인집단이다. 2012년 설립 이후 건축, 인테리어, 가구를 포함한 토탈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변화하는 건축환경에서 실험적이며 동시에 실용적인 건축디자인을 통해 현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건축을구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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