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된 공간, 공간이 된 기억

에디터. 윤정훈  자료. 아르코미술관

 

대학로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마로니에 공원.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공원을 에워싼 붉은색 벽돌 건물 덕분이다. 아르코미술관은 1979년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해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대학로만의 고유한 풍경이 영속하도록 일조해 왔다. 옛 경성제국대와 서울대학교 문리대 터이며, 1960년 4.19 혁명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독특한 장소성을 지닌다. 이렇듯 공간 안팎에 켜켜이 쌓인 무형의 기억을 그림, 영상, 소리로 되살린다면 어떨까?

 

 

아르코미술관이 공간에 얽힌 기억을 다루는 전시를 선보인다. 미술관을 매개로 형성된 개인적·사회적 기억을 감각적 매체로 다루는 ‘기억ˑ공간’ 전으로, 아르코미술관의 장소성과 관련된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 설치 등 23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제공=아르코미술관>
<사진 제공=아르코미술관>

 

작품은 전시장을 비롯해 아카이브라운지, 프로젝트스페이스, 야외 로비, 계단, 통로, 화장실 등 미술관 곳곳에 놓였다. 미술관 안팎의 다양한 공간을 연결하고 활성화함으로써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을 재조명한다는 취지에서다. 또한 공원의 장소성을 다양한 기억과 결부시켜 돌아보고, 오늘날 예술과 사회의 관계성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사진 제공=아르코미술관>

 

작가들은 다양한 시간을 가로지르며 미술관과 관계 맺어온 경험을 떠올리거나, 미술관이 오랜 시간을 거치며 목격했을 법한 역사적 순간을 상상하기도 한다. 마로니에 공원을 정치적 시위와 거리 문화의 열기가 교차하는 ‘광장’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한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사진 제공=아르코미술관>

 

마로니에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아카이브라운지 창가에 설치한 회화, 소리와 함께 미술관의 로비와 테라스를 감각하는 사운드 설치, 필로티 건축 양식을 활용한 전시장 통로의 월페이퍼 작업 등 등 장소 특정적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관람 동선과 사운드워킹을 위한 동선도 별도 마련했다. 다양한 관람 동선은 미술관의 다양한 공간이 이용자마다 다르게 경험되고 기억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사진 제공=아르코미술관>

 

관객 참여 프로그램으로는 소리와 지도를 따라 미술관을 산책하는 사운드 워킹이 마련돼 있다. 작가와 함께 평소 출입이 제한된 공간을 포함해 미술관 곳곳을 함께 다니며 소리를 통해 공간을 저만의 기억으로 재구성하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외에도 DJ 사운드 퍼포먼스, 공간 연구 워크숍 등 다채로운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전시는 7월 23일까지.

 

<사진 제공=아르코미술관>
<사진 제공=아르코미술관>

 


전시명.
기억·공간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일시.
2023년 4월 14일(금) ~ 2023년 7월 23일(일) 

장소.
아르코미술관 제 1, 2전시실, 프로젝트스페이스, 아카이브라운지, 야외 로비

입장료.
무료

홈페이지.
www.arko.or.kr/artcenter

문의.
 02-460-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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