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렌 개인전 개최

에디터. 김지아  자료. 대구미술관

 

개념미술의 선구자 다니엘 뷔렌의 개인전이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뷔렌은 1960년대 초부터 작품의 내용과 형식의 관계를 탐구하며 서구 모더니즘 미술에 반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미술 작품이 단지 미술관이나 갤러리와 같은 전시 공간에서 관조의 대상으로 머무는 제도에 반기를 들고 거리의 건물, 주변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인-시튜In-Situ’를 중심으로 작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다니엘 뷔렌Daniel Buren <사진 제공 = 대구미술관>

 

지난 50년간 프랑스 팔레 루아얄, 그랑 팔레, 루이비통재단 미술관, 스트라스부르 현대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베이징 천단공원, 도쿄 긴자식스 등 세계 곳곳의 기념비적인 건물과 공공장소에서 장소특정적 작품을 전시했으며, 10여 차례 이상 베니스비엔날레와 카셀 도큐멘타에 참가했다. 제42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니엘 뷔렌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 제공 = 대구미술관>

 

이번 전시는 회화, 영상, 설치 등 작품과 공간의 특정 관계에 주목한 근작 29점을 선보인다.

미술관 어미홀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대규모 설치작 ‘어린아이의 놀이처럼’을 만나볼 수 있다. 2014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나폴리, 멕시코, 시드니에 이어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대구에 소개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블록 쌓기 놀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은 사면체, 정육면체, 원통형, 아치 형태의 블록 104점을 제각각 배열해 쌓아 올린 구성이다. 40m 길이의 긴 전시장에 최대 6m 높이까지 배치해 공간감이 돋보인다.

 

다니엘 뷔렌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 제공 = 대구미술관>

 

전시장에는 뷔렌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다큐멘터리형 장편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2017)도 상영된다. 6시간 30분의 긴 러닝타임을 가진 필름은 그의 자서전과도 같은 영상물이다. 주요 행적과 기념비적인 프로젝트, 에피소드 등을 담고 있어 그가 얼마나 도전적이고 전위적인 작가인지 짐작케 한다.

 

다니엘 뷔렌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 제공 = 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렌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 제공 = 대구미술관>

 

1전시실에서는 2015년 이후 제작한 입체 작품들이 전시된다. 작품 대부분이 거울 또는 아크릴 재질의 플렉시글라스 등 사물을 비추거나 확대, 파편화하는 재료들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재료는 관람객과 공간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며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나게 하는 ‘제3의 눈’으로 기능한다. 즉 관객은 재료를 통해 비로소 작품에 개입하게 된다.

이렇듯 작가는 내용과 형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품과 공간의 관계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지점을 보여준다. 공간을 닫거나 열고, 둘러싸거나 해체하면서 개념과 행위를 무한히 확장하는 것. 이는 장소 속의 장소, 공간 속의 공간을 구축해 안과 밖의 경계를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한다. 관람 시점에 따라 관객은 작품을 회화나 설치, 조각이나 건축 등으로 다채롭게 인식할 수 있다.

마동은 대구미술관 전시기획팀장은 “뷔렌은 모더니즘적 미술 제도를 비판하거나 미술사조의 틀을 거부하며 인-시튜 개념을 통해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라며 “관람객이 이번 전시를 통해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미술의 천진한 본성에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시명.
다니엘 뷔렌 개인전

일시.
2022년 7월 12일(화) ~ 2023년 1월 29일(일)

장소.
대구미술관(대구 수성구 미술관로 40)

운영 시간.
화~일 오전 10시 ~ 오후 7시 (월 휴무)

관람료.
성인 1,000원

홈페이지.
artmuseum.daegu.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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