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A 어워드 ‘디자인 다이얼로그’ 유튜브 라이브 진행

글 & 자료. 홍콩디자인센터

 

지난 2003년 아시아의 디자인 허브를 꿈꾸며 개소한 홍콩디자인센터(HKDC)가 올해로 창립한 지 20주년이 됐다. 아시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의 창발성에 초점을 맞춰 아시아의, 아시아를 위한, 아시아에 의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디자인포아시아(Design For Asia, DFA) 어워드를 매년 병행하며 혁신적인 디자인을 발굴해 전문가와 대중에게 공개해왔다. 

DFA 어워드는 매해 기존 수상자들이 참여해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고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디자인 다이얼로그’를 국가별로 개최하는데, 지난 6월 16일 우리나라에서는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는 ‘Design Redefines Dimensional Adventure’를 주제로 김주연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패널로는 2020년 DFA 어워드 특별 대상을 받은 안장원 이음파트너스 대표와 2021년 DFA 어워드 공간 부분에서 금상을 받은 정웅식 온건축사사무소 소장이 각각 참석해 자신의 작업을 소개했다.

김주연 교수는 스위스 건축가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의 “질 높은 건축은 사용자에게 감동을 준다”는 말을 인용하며 “디자인을 통해 다차원적인 경험을 재정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DFAA 2022 디자인 다이얼로그’ 장면.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류제니 홍콩디자인센터 한국사무소장, 정웅식 온건축사사무소 소장, 안장원 이음파트너스 대표, 김주연 홍익대 교수. <사진제공=홍콩디자인센터>

 

안장원 대표는 대구 율하천 고가도로 하부공간을 주민 공동체 문화 공간으로 연출한 ‘율하 아트 라운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 만연하는 재능기부형 벽화 그리기의 세태를 비판하며, 환경 그래픽으로 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 거점을 만든 결과물을 공유했다. 대구공항에 인접한 율하 지역은 군사공항으로 인해 70년간 개발이 제한되었고, 고가도로와 고속도로가 주변을 감싸면서 대구라는 도시 속에 고립된 농촌 마을이다. 금호강의 지류인 율하천이 길게 흐르지만 여기에는 사람들이 마음 놓고 쉴 곳 하나 없는 상황이었다. 쓰레기더미가 쌓여있는 후미진 두 곳을 선정하고 환경그래픽을 통해 개발 제한으로 활력이 떨어진 동네에 밝고 역동적인 심리적 변화의 단초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둔 것이다.

 

안장원 대표의 ‘율하 아트 라운지’ <자료 제공=홍콩디자인센터>
안장원 대표의 ‘율하 아트 라운지’ <자료 제공=홍콩디자인센터>

 

율하 아트 라운지는 250미터 길이의 율하 플레이 존과 170미터 길이의 율하 스테이지로 구성된다. 각각 놀이터와 예술이라는 키워드로 문화적이고 환경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갤러리 공간을 지향했다. 이를 위해 율하 플레이 존은 2D와 3D의 착시효과를 이용한 슈퍼 그래픽으로 유명한 조장은 디자이너, 율하 스테이지는 키네틱 아트로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안형남 작가와 전문적으로 협업을 진행했다. 평면적 그래픽이 입체적인 공간 그래픽으로 변모하며 전체 공간이 하나의 착시 전시장이 된 율하 플레이 존, 하천의 범람 높이를 데이터로 구현해 모든 장치와 설비를 그 높이 위의 천장에 매설한 율하 스테이지, 두 곳 모두 거대한 문화적 에너지가 표출되는 공간으로 개발됐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슈퍼 그래픽 디자인이 공공공간을 활성화하고 경험적 그래픽을 통해 칙칙한 지역을 성공적으로 개선한 예로 상찬하며 환경 그래픽의 힘이 제대로 발휘된 예시로 꼽았다.

 

정웅식 온건축사사무소 소장의 ‘닫힌집, 열린집’ ⓒYoon, Joonhwan

 

정웅식 소장은 설계부터 완공까지 4년이 걸린 전원주택 ‘닫힌집 열린집’을 소개했다. 울산 도심에서 오랫동안 살다 은퇴 후 남편의 고향에서 제2의 인생을 위한 집을 짓는 프로젝트로, 독특한 점은 건물의 프로그램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추후 바뀐다는 것이었다. 시를 쓰고 관련 문인을 환대하는 걸 즐기는 남편의 성향과 훗날 노후한 몸을 이끌고 도심으로 돌아갈 것을  염두에 두고 작업한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아파트에서만 살아와 보안과 타인의 시선에 예민한 클라이언트의 특성에 맞게 밖에서는 성채처럼 완전히 닫힌 공간으로 구획하고, 대신 내부는 모두가 통합적으로 이어지는 형태의 극과 극이 만나는 독특한 집이 탄생했다. 이 주택은 추후 지역사회에서 문학관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닫힌집, 열린집’ ⓒYoon, Joonhwan
‘닫힌집, 열린집’ ⓒYoon, Joonhwan

 

18미터 길이의 큰 벽이 감싼 진입로는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추후 문학관으로 기능할 때 여러 행사를 열며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넓은 공지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내외부에 닫힌 공간과 열린 공간을 레이어가 쌓이듯 중첩하며 연결하는 형식을 통해 서향집의 한계를 극복하고 햇볕이 최대한 내부로 들어오며 밝은 실내 공간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뒀다. 또한 유일하게 방이라고 보이는 분리된 공간에는 아궁이가 있는 구들 공간으로 만들어 내부 중정 같은 곳에서 땔감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다차원적 경험을 더했다. 또한 콘크리트 텍스처를 미묘하게 배치하고 시간의 흐름에 맞게 계속 건물의 표정이 달라지도록 계획했다. 건물은 고정적이지만 사용자의 감각과 경험은 매일매일 달라지는 살아있는 집을 만든 것이다.

 

©HKDC

 

이어 진행한 Q&A 섹션에서는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는 다양한 인사이트들이 이어졌다.

정웅식 소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는 공간을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오감에서 발현되는 공간적 감성을 “다차원적 경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시대가 점점 디지털화되면서 모든 시간을 디지털에 사용하는 사람들은 감각의 퇴보를 겪는다.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 만질 수 있고, 맡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경험과 분위기를 생성함으로써 좋은 건축에서의 다차원적 경험을 발전시킨다고 설명했다.  

안장원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공간환경 그래픽이라면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거나 카페 벽에 그래픽 처리를 하는 정도로 오인하는데 서구에서는 공간의 안내 사인부터, 전시 그래픽. 미디어. 디스플레이 등 공간에서 시각적으로 보이는 모든 범주를 환경 그래픽으로 해석한다”고 주장했다. 즉, 평면적인 입체, 입체화된 평면이라는 환경 그래픽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장소의 특수성. 안 대표는 “장소에 맞는 특수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에 모든 해답이 있다”며, “환경 그래픽은 장소와 사용자에 대한 리서치, 그리고 그 이면에 깔린 숨겨진 욕망을 분석할 때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번 ‘2022 DFA’ 어워드 마감 기한은 기존 6월30일에서 오는 7월15일로 연기됐다. 주최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홍콩의 락다운을 이유로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홍콩디자인센터 한국사무소 블로그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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