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매고 하이바 쓰고 공구리치는 게 어때서? ‘전지적 건설 엔지니어 시점’ 출간

에디터. 현자연 인턴  자료. 김영사

 

대한민국에 즐비하게 늘어선 아파트 단지, 매일 수만 명이 이용하는 지하철 역사, 높이 28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해상풍력 발전기, 사우디아라비아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수백조 원짜리 프로젝트 네옴시티까지. 우리의 도시를 지탱하는 건축물과 인프라를 짓는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했던 당신에게 건설 엔지니어의 세계를 소개한다.

<이미지 제공=김영사>

 

건설 엔지니어는 화려한 직업이 아니다. 유명 건축가처럼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도, 찾아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름 없는 수많은 건설 엔지니어들은 분명히 세계를 지탱하고 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존재들은 우리 삶의 배경이 되어준다. 저자는 중동, 유럽, 아프리카, 서남아, 동남아 등을 다니며 지하철, 발전소, 해저터널, 육·해상교량 등 인프라 프로젝트 건설에 참여하며 느낀 바를 에세이에 담아냈다.

<이미지 제공=김영사>

 

저자는 어린 시절 장래희망으로 1순위, 2순위를 적은 후 마지막 세 번째 칸에 ‘이도 저도 안 되면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썼다는 이야기로 책을 연다. 다른 화려하고 멋진 꿈들에 비해 회사원은 전문성이나 성취감을 느낄 수 없는 아주 평범한 존재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저자는 ‘평범한’ 회사원의 보람과 의미가 무엇인지 알겠다고 한다. 건설 엔지니어가 짓는 다양한 인프라 구조물들이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고 확실하게 현대 문명을 지탱해 주듯 거대한 조직의 작은 알갱이 같은 회사원들의 존재가 이 세계를 꾸려나가고 있다고 말이다.  

<이미지 제공=김영사>

 

건축물을 짓는 일은 아무리 작은 건축물이라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철근이 인장력을, 콘크리트가 압축력을 보완하듯이 건설 현장의 모든 사람은 서로를 믿고 각자 맡은 바를 해내며 건축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저자가 보여주는 ‘건설 엔지니어’라는 직업의 세계는 빛나지 않더라도 분명히 세계를 받치고 있는 평범한 우리를 향한 응원이자 찬사로 느껴지기도 한다. 흐물흐물한 시멘트 반죽 같던 신입사원이 철근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건설 엔지니어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평범하지만 평범하지만은 않은 내 삶의 드라마를 발견하기 바란다.

 

누군가 공구리 치는 것이 건설 엔지니어의 일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예스라고 답변할 것이다. 그리고 공구리 치는 일은 매우 철저하게 수행되어야 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사실 철근콘크리트는 인류가 신에게서 받은 축복이다. 콘크리트 자체만 보면 압축력이 강하지만, 당기는 힘인 인장력에는 약하다. 반면 철근은 콘크리트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데, 다행히 이 두 재료의 열팽창계수가 유사하기 때문에 찰떡궁합의 건설자재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33쪽)

한국의 판상형 아파트와 같은 구조물 덕분에 우리는 조선시대 왕족들보다 훨씬 더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누군가 나에게 “쾰른성당 정말 너무 위대하지 않아요?”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그보다 한국의 아파트가 더 위대하다고 이야기해주고싶다. (129쪽)

 

김영사의 ‘일일드라마 시리즈’는 <전지적 건설 엔지니어 시점>을 시작으로 새롭게 등장한 직업 밀착 에세이 시리즈다. 일과 삶을 넘나들며 기쁨과 슬픔으로 써 내려가는 인생 성장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내부자의 시선으로 직업의 기쁨과 슬픔을 바라보고, 일을 통해 성장하며 일과 삶의 교집합을 꿈꾸는 프로들의 세계를 보여준다. 일과 일상이 만나는 순간 펼쳐지는 우리의 인생 드라마를 소개한다. 

 


저자. 양동신

홍익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학사,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석사를 거쳐 공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15년간 대기업 건설사 및 에너지 회사에서 국내외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건설 엔지니어로서의 경험을 쌓아왔다. 엔지니어로 시작해 중동, 유럽, 아프리카, 서남아, 동남아 등을 고루 다니며 지하철, 발전소, 해저터널, 육·해상교량 등 인프라 프로젝트 건설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발하는 디벨로퍼developer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업무를 하며 형성된 시각을 바탕으로 도시와 인프라를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가끔 갈팡질팡하지만 인류는 끊임없이 진보해 나간다고 생각하며, 그 결말은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빛나는 도시, 지속가능한 공간을 만들어가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 《아파트가 어때서》를 출간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이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벽돌 한 장이라도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별히, 살아가는 동안 우리 사회가 탄소중립을 이루어 지속가능한 사회로 변모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꿈꾼다.



도서명.

전지적 건설 엔지니어 시점

출판사.
김영사

판형 및 분량.
112×182 mm, 216쪽

가격.
13,500원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