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시선으로 본 도시 울산, ‘오감도’ 개최

에디터. 윤정훈 자료. 울산시립미술관

 

눈 닿는 모든 곳, 익숙한 도시 풍경이 낯설게 펼쳐진다. 정면과 좌우는 물론 발아래에서도 나오는 영상 한가운데 있으면 마치 한 마리 새가 된 듯 아득하고도 생경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감 미디어 전시 ‘오감도’에서다.  

 

<사진 제공=울산시립미술관>

 

국내 국공립미술관으로는 최초로 미디어아트 전용 전시장 XR랩(eXtended Reality Lab)을 갖춘 울산시립미술관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의 2022년 신작을 공개한다. ‘오감도’는 까마귀의 시선으로 바라본 울산의 모습을 그리는 작품으로, 겨울마다 울산을 찾는 까마귀를 성가신 존재가 아닌 ‘이주하는 자’에 빗댄다. 

 

<사진 제공=울산시립미술관>
<사진 제공=울산시립미술관>
<사진 제공=울산시립미술관>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받은 정연두 작가는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이동하며 살아가는 현대 도시민들의 삶을 서식지를 찾아 먼 여행을 떠나는 까마귀 떼에 비유했다. 작품에 함께 등장하는 가수 안코드Aancod는 일본인 부모를 두고 한국에서 성장한 이로,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고 정처 없이 살아가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작가는 까마귀 떼와 가수 안코드를 통해 울산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려냄으로써 우리가 지향해야 할 도시의 꿈을 은유적으로 묘사한다.

전시장 정면과 좌우 벽면, 바닥에서 약 15분간 펼쳐지는 영상은 실감 나면서도 생경하다. 작품 속 거리, 공장, 상점, 하늘, 강, 바다 등은 오롯이 울산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이룬다. 수백 마리 까마귀 떼가 하늘을 가득 메운 장관, 태화강 물결 위로 일제히 내리는 햇살, 정결하고 단아한 대나무숲,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퇴근길 풍경이 그것. 

 

<사진 제공=울산시립미술관>
<사진 제공=울산시립미술관>
<사진 제공=울산시립미술관>

 

정연두 작가는 “떠나는 자와 이주해오는 자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공감의 지점을 울산 그리고 까마귀를 통해 생각해보길 권했다”고 전했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

 


전시명.
오감도烏瞰圖

일시.
2022년 4월 28일(화) ~ 7월 31일(일)

장소.
울산시 중구 도서관길 72 울산시립미술관 지하 1층

운영 시간.
매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1,000원

웹사이트.
울산시립미술관

문의.
 052-21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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