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다세대주택 Sunny Multiplex Housing

밝은 다세대주택 Sunny Multiplex Housing

글_피그건축사사무소 fig.architects

밝은 다세대주택은 오래된 붉은 벽돌의 다세대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원룸, 투룸, 빌라 등으로 불리는 다세대주택은 우리 도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주거유형 중 하나인데,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공간의 품질에 대해서는 그동안 관심이 덜 했던 것 같다. 20대의 대부분을 다세대주택에서 살았던 우리는 입주자들이 밝고 바람이 잘 통하는 집에서 조금 더 쾌적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다세대주택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그 공간들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설계에 반영했다.

ⓒKyung Roh

공용부분 – 주출입구
주차장 출입구와 입주자의 출입동선을 분리하고, 도로변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주출입구를 계획했다. 입주자들이 도로에서부터 건물로 들어갈 때, 높은 공간감을 가지는 번듯한 출입구를 통해서 기분 좋게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면 했다. 또한 각 세대를 스킵플로어 형식으로 구성하면서, 도로변에 면한 세대가 반층 높게 배치되는데, 그로 인해서 높고 시원한 진입공간을 형성할 수 있었다. 햇살이 떨어지는 노출콘크리트 벽과 시원한 진입공간, 높고 긴 주출입구는 필로티 주차장으로 채워지고 있던 동네에 새로운 가로경관을 형성한다.

ⓒKyung Roh

공용부분 – 주차장
법정주차대수는 8대로 연접주차방식이 가능했지만, 자주식 주차장으로 계획했다. 도로를 향해서 시원하게 열린 주차장 출입구를 지나서 입주자들이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었으면 했고, 대지 전체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면서 경형주차 1대를 추가로 더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fig. architects
ⓒKyung Roh

공용부분 – 계단실
총 11세대를 계획하기 위해서는 한 층에 3세대가 배치되어야 했다. 불필요한 복도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한 세대는 계단참에서 진입하는 스킵플로어 형식으로 배치했다. 그로인해 확보된 여유 공간은 입주자를 위한 마당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어두침침한 복도가 아닌 밝고 쾌적한 계단실에서 각 세대로 들어갈 수 있었으면 했고, 2층의 계단방향이 바뀌는 부분에는 큰 창을 두어 바깥의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fig. architects
ⓒKyung Roh

전용부분 – 4-bay 세대
대지는 동쪽으로는 11미터 도로를 면하고 있고, 긴 변은 남향에 면하고 있다. 각 세대를 배치할 때, 대지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싶었다. 공간적 여유가 있는 11미터 도로변과 채광에 유리한 남향에 면해서 긴 형태의 4-bay세대를 배치하여, 실내 모든 공간에서 같은 조건의 채광과 환기, 조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Kyung Roh
ⓒKyung Roh
ⓒfig. architects
ⓒKyung Roh
ⓒKyung Roh

전용부분 – 중정세대
한 층에 3세대를 배치하는데, 도로변과 남향면에 각각 4-bay 세대를 배치하면서 남은 1세대는 조건이 다소 불리해지게 되었다. 대신 반층 아래 계단참에서 마당을 통해 진입하게 하여 단독주택과 같은 공간경험을 제공하고, 중정을 통해서 부족한 자연채광과 환기를 가능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중정세대는 4-bay세대와는 또 다른 장점을 갖는 세대가 되었다.

ⓒfig. architects
ⓒKyung Roh
ⓒKyung Roh

전용부분 – 주인세대
스킵플로어 형식으로 각 세대를 배치하면서, 최상층의 주인세대는 단독주택과 같이 입체적인 공간구성을 가질 수 있었다. 계단실에서 전용 마당을 통해 세대로 진입하게 하여, 단독주택에서 마당을 지나 집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이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마당에 면한 중정은 반층 아래에 있는 주인침실의 채광과 환기를 가능하게 하고, 아래층의 세대들과 웃으며 서로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마당에서 실내로 들어가면 거실과 침실을 공간의 성격에 따라 반층 차이를 두면서 자연스럽게 분리시켰고, 박공지붕으로 인한 높은 층고의 거실 한켠에는 다락이 있어 입체적으로 연결된 다양한 공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fig. architects
ⓒKyung Roh
ⓒKyung Roh

외장재료
처음 동네를 방문했을 때, 이 지역은 80,90년대에 지어진 붉은 벽돌의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 단지였다. 신축하기 전의 이 집도 원래 붉은 벽돌의 3층짜리 다가구주택이었다. 집들이 동네 뒤편의 야트막한 산과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이 좋았고, 몇십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동네의 고유한 분위기라고 생각했다. 새로 집을 짓더라도 기존의 풍경과 잘 어울리기를 바랬고, 붉은 벽돌의 외장재로 이 동네의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했다.

ⓒKyung Roh
ⓒKyung Roh

사업성
다세대주택의 임대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때는 신축 직후이다. 입주자 입장에서는 월세를 조금 더 내더라도 깨끗한 집에서 살고 싶어 한다. 이러한 신축 프리미엄은 다른 새집이 들어서고 우리집의 마감재는 낡게되면서 경쟁력이 없어지고, 사업성이 떨어진다. 그런데 밝은 다세대주택처럼 공간적으로 장점을 가진 집은 그 가치가 더 오래갈 수 있다. 1년이 지나도 주출입구가 주는 기분 좋은 공간감은 그대로 일 것이고, 5년이 지나도 4-bay세대의 모든 공간에서는 같은 채광과 조망이 가능하고, 10년이 지나도 중정세대는 중정과 마당의 외부공간이 갖는 장점을 유지할 수 있다. 시간에 따른 임대료 하락가능성이 적고 그로인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Kyung Roh
ⓒKyung Roh
  • Architects건축사무소
    피그건축사사무소 fig.architects
  • Architect in Charge책임 건축가
    김대일 Daeil Kim, 김한중 Hanjoong Kim, 이주한 Juhan Lee
  • Design team디자인팀
    김동현 Donghyun Kim, 유지민 Jimin You
  • Location건물 위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Bono-dong, Sangnok-gu, Ansan-si, Gyeonggi-do
  • Building use용도
    다세대주택 Multiplex Housing
  • Site area대지면적
    261.50㎡
  • Built area건축면적
    156.11㎡
  • Total floor area연면적
    455.54㎡
  • Building scope규모
    5F
  • Building to land ratio건폐율
    59.70%
  • Floor area ratio용적율
    174.20%
  • Construction시공
    신부건설 Shin Bu Construction Co., Ltd
  • Main structure주요 구조
    철근콘크리트 RC
  • Exterior finish외장 마감재
    벽돌 Brick, 노출콘크리트 Exposed concrete
  • Interior finish내부 마감재
    노출콘크리트 Exposed concrete, 석고보드 위 벽지 Wallpaper on gypsum board
  • Structural engineer구조
    터구조 Teo Structure
  • Mechanical engineer기계
    정연엔지니어링 Jung Yeon Engineering
  • Year completed완공연도
    2017
  • Photographs사진
    노경 Kyung Roh, 피그건축사사무소 fig.architecture
CONNECTED ARTICLE
  • ‘밝은 다세대주택’은 경기도 안산의 주택가에 위치한 10세대의 원룸과 1세대의 주인집으로 구성된 다세대주택이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이 빨간 벽돌집에는, 건축가의 경험에서 비롯한 집에 관한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 거주자의 삶의 질과 공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6가지의 설계 키워드는 다세대주택이 가진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며 집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1편에서는 집의 시작과 목적, 고민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편에서는 집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6개의 특별한 설계 키워드에 관해 들어본다.
  • "'밝은 다세대주택'은 겉모습만 봐서는 지극히 평범해요. 조형적으로 화려한 집도 아니고 특별한 재료를 쓰지도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왜 이런 공간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집이고, 여기에 사는 사람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하려고 했는지 고민과 노력이 스민 집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