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먼트 D Apartment D

오헤제 건축설계사무소 o.heje architecture
글 & 자료.  오헤제 건축사무소  o.heje architecture

 

지은지 35년 된 강남의 한 아파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신축이 땅, 주변, 이웃등의 기존 환경을 읽고 기초부터 새롭게 세워 간다면, 리노베이션이란 바닥, 지붕, 벽체로 둘러쌓인 기존 환경에서 또 다른 새로움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오래된 아파트의 한 집에서 발견한 80년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금의 새로운 삶을 담아내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는 하나의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룸(広間) 적인 생활

 

기존 형태는 분양 당시의 구조로, 고도성장기의 대가족형 유닛이다. 가족 모두가 각자 방을 갖는 것은 그 시대의 새로운 바램이였을 것이고, 가능한 많은 방이 남향을 가질수 있도록 6LDK의 4BAY로 만들어졌다. 그 결과 긴 복도를 통해 방과 방이 연결되는, 막다른 골목같은 형식이 되었다.

 

Ⓒo.heje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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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가족들의 삶에서는 각자의 방을 가지면서도, 가족이 함께 모이는 공간에 대한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집의 구조를 방의 갯수나 LDK로 파악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원룸적인 공간 구조를 생각했다. 때문에, 기존의 상태에서 가벽을 세우거나 내부의 마감을 바꾸는 것만이 아니라 평면전체를 바꾸고 구조를 변경하였다.

Ⓒo.heje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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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모이는 원룸적 공간이 집의 중심에 위치하고, 방과 마당이 이를 둘러 싸고 있는 형식이 된다. 키친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되어 마당, 거실과 함께 하나의 큰 개방적인 공간을 만든다. 모든 방은 외부에서 반외부같은 도마와 현관을 지나고, 가족이 모이는 리빙과 가족실을 거쳐서 들어가게 된다. 이를 통해 가족 안에서도 프라이버시의 단계가 생기고, 개인의 방과 가족의 방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것을 생각했다.

 

ⒸHyosook Chin
ⒸHyosook C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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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eje architecture

 

중간영역(土間) : 외부적인 공간을 내부에 만드는 것

 

그와 함께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외부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곳은 아파트 고층에 위치하기 때문에 외부와의 접점이 없지만, 오래된 단지의 특성상 6-7층 높이의 나무들이 보이고 동간격이 넓어 시야가 확보된다. 외부공간을 만들기 위해 현관으로 부터 이어지는 물쓰는 공간과, 마당같은 발코니를 긴 L자 형태로 계획했고, 한옥의 툇마루처럼 여러 곳에서 신발을 벗고 집의 내부로 어프로치할 수 있는 것을 생각했다. 그 곳은 요리와 가드닝, 장독대, 자전거, 우산등을 위한 장소가 되었다.

ⒸHyosook Chin
Ⓒo.heje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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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이어가는 일

 

건축이 지어짐으로 인해 그곳에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리노베이션은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가 더 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행위일것이다. 이 오래된 아파트에서 80년대의 집에 대한 요구와 삶의 모습을 읽어내고, 그것을 모토로 현재의 생활을 담아내는 것을 통해 건축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게 하고 싶었다. 그것이, 점점 빨라지는 도시의 변화속에서 건축의 수명이 단축되고, 삶과 집이 유리 되는 것이 우려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는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Hyosook C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