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현경 글 & 자료. 위즈스케일 건축사사무소 WIZSCALE ARCHITECTS
‘필로스 503’은 건축주가 학문과 예술에 대한 사랑의 의미로 지어놓은 이름 ‘필로스PHILoS’와 땅의 장소성을 의미하는 지번 503을 더해 각기 다른 생각과 온도를 지닌 사람들을 위한 집이라는 의미가 있다. 거주자들의 일상,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 물리적인 환경 속에서 삶의 개선된 방향을 추구하는 프로젝트이다.

대지는 삼각형 형태의 공원을 앞에 두고 도로가 T자로 교차하는 지점에 접한 경사형 필지이다. 서쪽으로는 공원조망권이, 북측엔 일조사선, 동쪽으로는 경사지, 그리고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주어진 목적과 조건 안에서 거주자들의 삶을 개선된 방향으로 제시하고 건물로 밀집된 가로 풍경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대지는 120평 정도의 규모이며, 도로 건너 공원으로 채광이 열리는 세대들이 구성될 수 있는 형태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조건은 단순하지만 대다수의 임대주택과 마찬가지로 최대 수익률을 고려해야 하는 수익형 건축 프로젝트이다. 합법적인 틀 안에서 최대 수익구조를 찾기 위해 여러 방향의 시뮬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대안들이 검토되었다.
공원의 열린 조망을 통해 입면이 그대로 보이는 입면은 대지의 형태를 따라 하부 필로티의 벽면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대지의 양감을 표출하고 거리의 실루엣을 정리해준다.
세대 내 발코니와 테라스, 다락 등의 서비스 면적을 최대한 찾을 수 있도록 계획하여 최적의 사업성을 끌어낼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또한 우리의 작업목표는 거주하는 이들의 각기 다른 일상을 존중하고 도시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모듈화된 공간 안에 다양한 풍경을 옮겨 오는 건축적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임대주택의 특성상 건축주에 의해 향후 유지관리가 필요한 보일러실과 실외기실 등은 세대 내에 설치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통합관리가 가능하도록 집약적으로 설치하고, 연통과 실외기들은 가로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계획했다.
입면의 표정은 거주자 내부공간에 그대로 반영된다. 공원을 향하는 세대들은 각기 다른 창호의 방향과 크기의 변화를 통해, 채광이 부족한 세대는 복층형으로 구성해 최대한 시간마다 다른 각도의 빛과 함께 조금씩 다른 색채의 뷰로 삶의 공간이 내부에만 한정하지 않고 도시, 주변으로 확장되는 풍부한 일상을 만들게 된다.
변화와 반복, 그리고 깊이로 인한 입체감이 더해져 율동적인 입면의 표정을 만든다. 법적인 일조와 채광 사선에 의해 형성된 테라스는 수평 분절된 덩어리마다 적절히 재료를 분리해 조형적인 요소를 더하고 도시 가로에 활력을 불어 넣는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