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윤선 글 & 자료. 엠오엠 건축사사무소 M.O.M Architects
가리봉동 다세대주택이 자리 잡은 ‘구로동로’ 일대는 상업적 성격을 가진 폭 20m의 왕복 4차선 도로에 면해, 비교적 많은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곳이다. 도로 주변으로 낙후된 건물이 많고 번잡해 향후 정비가 요구되는 거리이다.
대지는 남북 방향으로 약 10% 정도의 경사가 있는 동서 방향으로 긴 형태의 대지로, 일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차로로부터 소음 등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어 이를 차단할 수 있는 대비책이 필요했다.
1층에는 작은 소매점으로 이용될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하고 2층부터 5층까지 다세대주택 6세대를 배치했다. 4층에는 한 세대가 2개 층을 이용하는 ‘복층형 타입’ 2세대를 마련했다. 면적이 작은 대지의 특성상 콤팩트compact한 평면이 반복되도록 계획해 이용자가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의도했다.
건물 매스와 입면은 우선 최대한 ‘단순하게’ 형태를 만들고, 주변의 복잡하고 무질서한 환경과 대비되는 ‘질서’와 ‘리듬’이 있는 규칙적인 그리드grid 패턴을 변형해서 적용하여 단아한 입면으로 구성했다.
이를 위해 외장 재료로는 비교적 단단한 금속 재질이자 반투명한 성격이 있는, 그러면서도 표면에 깊이감을 줄 수 있는 ‘익스펜디드 메탈Expanded Metal’을 적용했다. 익스펜디드 메탈로 하나의 ‘레이어layer’가 추가된 표면은 마치 얇은 천을 두른 것처럼 반투명하게 어른거리는 느낌을 자아낸다.
시간에 따라 변화되는 표면의 모습은 평범한 일상의 하루 속에서도 계속해서 변화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구로동로 일대에 새로운 풍경과 활기가 되어 주리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