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지아 글 & 자료. 스튜디오 포마 Studio Fo.m.A
서울의 다세대주택
다세대주택은 서울에서 가장 흔한 주거 유형 중 하나로, 도시의 과밀화로 인해 아파트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노후화된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들이 다세대주택으로 새롭게 지어지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도시의 모습은 우리가 오고가는 일상적인 건축물에 의해 만들어진다. 다세대주택이라는 주거 형태와 건축물은 지금 도심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축물임에 틀림없다.
건축가의 고민과 역할
다세대주택의 설계를 의뢰하는 건축주의 요구 사항은 비교적 명확하다. 임대를 위한 공간과 본인들이 거주하는 공간, 그리고 지상 1층의 근린생활시설이다. 수익 창출을 위한 다세대주택에 있어서는 주거공간으로서의 효율적인 평면과 최대의 용적률 확보가 주된 고민거리다.
갈현동 다세대주택은 원룸 임대 수익을 위해 저층부는 최대한의 건폐율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고, 건축주 가족이 거주하는 상층부는 용적률이 남는 부분을 이용해 테라스와 셋백setback된 형태로 만들었다.
건축가의 고민은 용적률을 가득 채운 건축물에서 무엇을 비워낼 수 있는가였다. 일조사선에 의해 만들어지는 외부 테라스는 건축법규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용적률을 비워내기 위해 들인 외벽은 건축물의 형태로 나타났다. 좁은 골목길과 전형적인 다세대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동네에서 묵직하게 터를 잡고 장소로서의 역할을 하며 또 하나의 일상적인 도시의 모습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근린생활시설과 법정주차대수
지상 1층에는 필로티 주차와 근린생활시설, 주계단실이 있다. 필로티 주차의 레이아웃에 의해 근린생활시설의 주진입 동선과 다세대 계단실의 위치가 좌우되기 때문에 여러 대안을 갖고 주차공간을 계획했다. 근린생활시설은 6m 도로 면에 많이 접하도록 배치했고, 커튼윌로 형성되는 외벽 또한 반원형의 입면으로 내외부에서 도시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확장되도록 계획했다.
건축물의 형태와 외벽의 재료
갈현동 대지는 6m 도로와 4m의 막다른 도로가 만나는 교차점에 있다. 건축물의 형태는 두 도로가 교차해 만들어지는 도로 모퉁이 건축선에 의해 곡선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곡선의 형태는 두 도로가 접하는 건축물의 입면을 하나의 연속된 면으로 인식하게 해, 이를 통해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건물을 흘깃 보거나, 잠시 멈춰 서서 건물을 바라봐도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건축물을 만들고자 했다.
건축물의 외벽 형태인 곡선을 위해 고벽돌을 사용했다. 벽돌은 작은 알갱이들이 모여 하나의 큰 면을 만들어낼 수 있어 곡선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재료이다. 고벽돌을 컷팅cutting하면 생기는 다른 질감의 두 면, 부드러운 면과 거친 면의 치장 쌓기를 통해 건축물의 외벽에 다양한 질감을 보여주고자 했다.
반면에 저층부는 콘크리트의 물성을 그대로 노출 제물치장으로 마감해 건축물 기단으로서의 견고함과 대지의 연속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