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건축공방 ArchiWorkshop
건축공방은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안산(鞍山)과 평행선을 이루는 연희로에 사옥을 지었다. 이 지역 대부분은 1종 전용주거지역이라, 조용하고 편안한 주택가의 분위기가 남아 있다. 최근 연남동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연희동에도 동네의 정취를 반영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수공예 가게, 수제 커피 가게, 수제 맥주 가게, 사러가 마켓 등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성 있는 동네 가게들은 그 독창적인 면모로 연희동 문화를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런 기분 좋은 일상이 일어나는 장소에 건축공방의 새로운 일상을 열기로 했다.
건축공방은 2013년 방배동 건물의 한 모퉁이에서 시작했다. 1층, 15평 남짓한 사무실은 3면이 개방된 공간이었다. 건축가의 작업실을 공개해 대중에게 보여주려던 시도였다. 연희동에 새롭게 자리잡은 건축공방 사무실은 우리가 추구하는 일상의 건축을 만들면서,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공유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1년에 네 차례 정기적으로 클래식 공연이 열리고, 건축공방의 작업을 오픈해 전시한다.
막다른 골목 중간에 위치한 해당 대지는 새로운 건물이 지어질 경우 소방도로를 확보해야한다. 그래서 골목 중간에 중정 같은 비교적 넓은 외부 공간이 생기게 되었다. 건물은 크게 사무와 주거의 기능을 가지는데, 1, 2, 3층은 사무실로 사용하고, 4, 5, 6층은 주거공간으로 계획했다. 주요 사무층인 2층은 처마와 외부 테라스로 공간을 구성했다. 상부의 전체적인 입면에는 아노다이징 패널을 적용했다. 하부에 쓰인 재료와 대비되며, 간결한 창문 패턴과 함께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정돈된 입면을 보여준다. 사무실 하부는 땅과 연결되는 공간으로 거친 마감재로 구상했는데, 불규칙적인 수직선의 콘크리트 입면으로 구체화되었다. 이런 입면은 전체 매스의 하부와 사선제한으로 매스가 잘리는 상부에도 적용되었다. 건물은 정면성, 측면성, 후면성에 있어 하나의 무채색 오브제와 같은 효과를 낸다.
우리는 소위 ‘용적률 게임’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매스의 한계를 맞아 단순하고 기본적인 건축 언어를 선택했다. 복잡함을 넘어서는 단순함을 고민하고, 내부 공간에서도 미니멀한 라이프 스타일이 가능하길 바랐다. 이런 기본을 추구하는 힘은 지속가능성을 키우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거주하는 공간, 일하는 공간은 우리의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토대다.
우리가 추구하는 작업은 기능과 미학이 균형을 이룬 일상의 건축, 좋은 건축이다. 여기에서 일상이란 많은 사람들이 높은 수준의 환경을 누리는 게 일상이 되는 상황을 말한다. 일상이 아름다운 한국, 일상이 행복한 우리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