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종우 글 & 자료. 요앞 건축사사무소 YOAP architects
‘구름 위 벽돌집’은 둔각으로 교차하는 골목길 모서리에 긴 면과 작은 면을 차지하며 겹겹이 쌓인 모습으로 앉았다. 여러 모습을 띤 여느 골목길처럼, 건축물은 여러 개의 축을 가지고 형성되었다. 도시와 직교로 혹은 비켜나가며, 층층이 쌓인 건축물은 풍부한 표정으로 거리를 마주한다.
이 집은 소규모 상점과 임대할 작은 면적의 주택, 그리고 그 위에 단독주택이 층을 달리하며 구성된다. 이러한 내부 프로그램에 대응해 건축물의 입면 또한 높이에 따라 변화하며 겹쳐 쌓였다.
2~3층의 임대주거 공간은 거리를 길게 면하고 건물의 주요 입면을 형성하며 거리의 인상을 밝힌다. 밝은 색감의 외피는 둥근 기둥에 기대어 가볍게 떠있는 벽돌집을 넉넉히 받치고 있다. 그 위로 쌓인 벽돌집은 높이를 오르내리며 다각으로 변화하는데, 그가 만들어 낸 다양한 간극들은 여러 모습의 외부 공간으로 형성돼 거리를 만난다. 이렇게 1층에서 시작된 벽돌의 건축물은 상층부로 연결되며 라임스톤으로 표현된 구름을 뚫고 굳건히 서서 도시를 오른다.
긴 면에서의 넉넉한 건축물을 옆에서 본 모습은 꽤 날렵하다. 어디서 만나느냐에 따라 건물이 그 모습을 달리하기를 바랐다.
외부의 축들은 내부로 이어져 다각의 공간을 만들어 내며 이를 구성하는 요소로 충분히 투영돼 그 모습을 이어간다. 외벽에 사용된 붉은 벽돌과 라임스톤의 따뜻한 색감은 내부의 베이지색과 아이보리색의 부드러운 색감으로 이어지며, 전체적으로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 낸다. 거리에서 건축물이 남기는 많은 흔적처럼, 도시는 다양한 크기와 저만의 방향을 가지는 창을 통해 여러 모습을 하고 내부로 투영된다. 다각의 공간을 지나 옥상으로 나오면 언제나 온전한 도시를 만날 수 있다.
낮은 집에서 계단은 중요한 일상의 공간이며, 높은 곳에서의 그것과 매우 다른 쓰임을 가진다. 선으로 면으로 때로는 그림자로 변화하며, 시시때때로 공간의 모습을 달리하는 장소가 수고스러운 발걸음을 조금 즐겁게 해주길 바란다. 언젠가는 넉넉하게 어디선가는 날렵하게, 층을 오르며 변화하는 건축물이 도시 속 어느 시간 속에 뭉게뭉게 기억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