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건축사사무소 그리드 Architects Group GriD 정리 & 편집. 박종우 에디터
집을 짓는다는 것은 계획부터 매우 예민하고 섬세한 작업이다. 신혼부부의 첫 주택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집이기에, 대지 선택부터 매우 신중해야 했다. 단독주택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낸 여자와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남자는 데이트를 핑계 삼아 신혼 기간의 대부분을 대지를 찾기 위해 서울 전역을 돌아다니며 보냈다.
아파트 전세금 정도 예산으로 마음에 드는 대지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몇 년간의 노력으로 지금의 동네를 찾게 되었다.
대지 맥락과 조건
6m 도로를 중심으로 남측에는 어린이대공원 담을 마주하고, 주변은 주택들이 많은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였다. 남측 도로는 어린이대공원의 후문과 북문을 연결하는 보행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1~2층에는 근린생활시설, 3~4층은 부부가 주거하는 공간으로 구성된 작은 집, 협소주택을 만들고자 했다.
대지 면적이 크지 않았기에 각 층별 시설의 면적을 최대한 지키면서 용도에 따라 분리되어야 하는 공간들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였다.
작은 주택의 확장성
작은 집일 수록 변화 가능한 주택이여야 한다. 부부의 주택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의 확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는 신혼 부부의 주택으로 계획하여 4층은 침실, 3층은 거실과 주방으로 구성하고, 2층 근린생활 시설을 추후 주택 용도로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나중에 4인 가족이 되었을 때 2층은 부부 침실, 3층은 거실과 주방, 4층은 아이들 침실로 바뀔 가능성을 염두해 둔 것이다.
풍경에 담는 입면
내부에서 계절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풍요로운 공간을 만드는데 가장 큰 요소이다. 어린이대공원의 자연적 요소를 건축공간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알맞은 창을 열어두었다. 인접한 주택들과 시야가 겹치지 않도록 입면을 구성해 창이 열릴 수 있는 곳을 극대화했고, 생활이 보호되어야 할 곳은 최대한 가림으로써 내부에서는 계절 풍경이 보이고, 외부에서는 다채로운 입면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수직 동선의 고민
작은 대지에 다른 용도의 시설들이 함께 들어설수록 공용부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이다. 최소한의 면적으로 최대한의 분리효과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1층의 주차장과 근린생활시설(소매점)은 다중의 접근이 필요하도록 개방적으로 구성하고, 2층 근린생활시설(업무 시설)과 3~4층의 주택은 조금 폐쇄적으로 구성해 대지 경계에 담이 없어도 공간이 분리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