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유영 글 & 자료. 스몰러 건축 Smaller Architects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뒷골목 28.4㎡(약 8.5평) 대지에 세워진 5층 건물이다. 우뚝 선 기둥처럼 보인다고 하여 ‘칼럼Column’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층마다 하나의 공간이 자리한다.
작은 크기이지만 독립된 사옥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 1층은 카페를 겸한 미팅 공간으로, 2층과 3층은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무 공간으로, 4층과 5층은 좀 더 몰입해서 작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옥상에서는 가끔 휴식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은 땅에서 건물 형태는 주변 여건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주어진 도로, 건물, 법규를 계산하고 나면 막상 건축가가 결정지을 수 있는 요소는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들에 앞서, 건축가는 하나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주변과 다른 이질적인 건물을 만들 것인지, 혹은 주변과 어울리는 조화로운 건물을 디자인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칼럼 빌딩은 철저하게 ‘조화’에 집중하며 디자인을 진행했다. 도시 미관을 고려할 때도 ‘조화’를 선택하는 편이 훨씬 이점이 많아 보였다.
대지 바로 옆에는 비슷한 규모의 협소주택이 있다. 두 건물의 ‘조화로움’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서로 간섭이 발생하지 않도록 건물을 배치하고 창호를 계획했다. 각자의 프라이버시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구성하는 한편, 외장 색상 역시 서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두 건물은 각각 독립된 다른 건물이지만, 하나의 풍경으로 인식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주변에 들어설 작은 건물들에 보내는 나만의 제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골목에서도 함께 아름다운 조화를 만드는 협소주택 단지를 보고 싶은 기대를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