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경계없는작업실 BOUNDLESS 정리 & 편집. 김윤선 에디터
이야기 만들기: 도심 속 복합 경험 공간
‘식물관 PH’는 공간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과정들의 결과물이다. 세곡 지구에 위치한 약 270여 평의 문화용지는 용적률, 일조사선과 같은 물리적인 제약조건에서 자유로웠지만, 실제 사람들이 경험하는 공간의 프로그램에 대한 제약은 많은 땅이었다. 우리가 목표한 것은 도심 속에서 사람들이 휴식하고 모이며 다양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경험 만들기: 휴식 + 식물 + 문화
경험의 이야기에서 가장 집중했던 키워드는 ‘휴식’이다. 밀도 높은 도심의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우리는 방문자들에게 온전한 휴식을 제공하고 싶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도심에서 충분히 즐길 수 없는 햇볕과 식물, 이 두 가지 요소를 경험의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온실 공간을 이용해 충분한 햇볕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재해석한 식물을 오브제로 배치해 공간과 함께 경험하고 관찰 할 수 있도록 했다. 밀도는 휴식에 적합할 수 있도록 최소화했고 햇볕, 식물을 경험하는 시퀀스에 맞춰 배치했다. 그리고 경험의 확장을 위해 전시공간을 구성해 방문자들에게 휴식을 넘은 새로운 경험이 가능하도록 기획했다.
공간 전략
2층 온실과 4층 골강판 마감으로 된 두 개의 박공지붕 건물을 결합한 단순한 구조로 구성하였다. 복잡한 외형보다는 단순함을 통해 사람들에게 건물의 이야기가 쉽게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했다. 사람들이 주로 접근하는 길에 면해 온실을 길게 배치하여 햇빛과 식물을 통한 휴식이라는 공간의 목표를 가장 먼저 경험하게 했다.
길에 면한 부분의 접근은 열린 구조보다는 시퀀스의 계획을 통해 정제된 경험을 목표로 하였다. 신도시 도시 풍경의 중성적인 성격을 식물관의 공간 경험과 거리를 두고 내부가 만들어내는 공간에 집중할 수 있는 전략을 설정했다. 내부로 들어오면 햇볕과 식물을 경험할 수 있는 1층 공간이 펼쳐진다. 식물을 공간에 중심에 두고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동선구조를 계획하였다. 서쪽에 배치된 작은 외부마당은 시선 높이 이상의 노출콘크리트 담장을 설치하여 아늑한 외부공간 경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1층 공간경험은 2층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2층은 ㅁ자 구성을 통해 1층을 관람하면서 정적으로 머무는 공간으로 디자인하였다.
3층은 독립적인 전시공간으로 서쪽의 숲을 적극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큰 창과 테라스를 계획하고 내부공간은 전시의 형태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요소를 최소화하였다. 4층은 사무실 및 다양한 세미나 공간으로 박공지붕의 형태를 공간에 반영하고 3층과 같이 서쪽으로의 숲을 적극적으로 경험하기 위한 큰 창문과 테라스 공간을 만들었다. 4층에서는 동쪽 도시 풍경을 관람할 수 있는 전망공간을 설치해 의도된 방향으로의 도시경험을 만들었다.
‘식물관 PH’는 건물의 완성으로 끝난 공간이 아니라, 지속적인 기획과 공간변화를 통해 새로운 형식의 휴식을 도시민에게 경험하도록 하는 현재진행형의 공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