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정훈 글 & 자료. 언씬버드
‘식물성 도산’은 스마트 팜smart farm을 운영하는 기업 엔씽N.Thing의 쇼룸이다. 도시 외곽에 컨테이너 농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해 온 엔씽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개인 고객에게까지 확장하고자 도산공원 인근의 빌딩 안으로 수직 농장을 옮겨 왔다. 지구와 화성 사이 신선함의 별이라는 뜻의 ‘식물성’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매장 내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채소를 가공해 만든 식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클라이언트가 공간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고객들이 식물의 재배부터 수확, 요리, 식사까지의 과정을 한 곳에서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취지를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배실과 원형 접시가 놓인 컨베이어 벨트를 설치했다.
매장에서 기른 채소는 수확해 샐러드, 음료, 아이스크림의 재료로 사용한다. 주문한 음식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전달되어 식물성 도산을 찾는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회전하는 원형 접시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궤도를 돌고 있는 행성을 상상하게 된다.
재배실에는 엔씽이 구축한 재배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 구현했으며, 그 환경을 가감없이 보여주도록 유리로 마감했다. 이용객들은 그 앞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수로에서 인공 빛을 받으며 자라는 식물과 이를 관리하는 사람을 지켜볼 수 있다. 재배실 앞의 바를 따라 쌓인 화산석들은 화성에서 식물이 자라는 모습에 대한 상징이자 식물성 도산의 하이라이트 공간이다.
인공적인 환경의 분위기를 이용객들도 느끼도록 스테인리스 스틸을 주요 마감재로 사용했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공간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자연에서 온 채소의 싱그러움을 부각한다.
붉은 콩자갈 바닥 역시 식물의 초록색에 대한 보색이자 화성의 붉은 모래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이러한 의도를 바탕으로 붉은색과 초록색을 공간을 구성하는 주요 색으로 사용했고, 색은 같더라도 아크릴 등으로 소재를 변경해 단조로움을 탈피했다.
식물성 도산의 주요 상품인 채소는 기술 덕분에 흙과 햇빛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지속가능한 지구에서의 삶을 한번쯤 되짚어 볼 수 있는 체험을 이 공간에서 누려보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