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시은 학생인턴 글 & 자료. 요앞 건축사사무소 YOAP Architects
‘세 지붕 아래 가족들이 다시 모였다.’
분가 후 제주시 구도심에서 세 아이들과 오랜 기간 거주하다 형제 가족들과 모여 살 수 있는 공동주택을 계획했다. 한 가구가 아닌 형제 가족들이 다가구의 형태로 각자, 또는 같이 해결책을 찾아갔다.
‘정해진 용도와 규모에서 건축하는 것,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건축이 우리 마을에서 어떤 표정을 짓는 것이 좋을 것인가.’
대지는 제주시 아라 일동 계획도시 중심에 위치한다. 10년 내에 신축된 이 계획도시는 다가구 원룸에서부터 식당, 편의점, 사무소, 카페 등 평범한 도시의 골목이다. 이 골목 안쪽, 입구가 좁고 동쪽으로만 열려있는 부지는 오랫동안 공지로 남아있었다.
부지는 도로를 좁게 면한 부채꼴 형태의 대지로 차량 진입과 보행 진입로를 계획하면 남는 폭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입구가 좁은 형태였다. 불가피하게 주택의 진입이 필로티 안쪽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었는데 필로티 안쪽에 위치하는 주택 주출입구까지 닿는 진입 동선이 어떻게 하면 어둡지 않고 기분 좋은 진입공간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보행로와 차로를 분리하는 바닥과 벽체의 디자인은 길의 표정을 다채롭게 만든다.’
진입공간의 시작에 건물 밖으로 돌출되는 진입 가벽을 형성했다. 구조적으로는 기둥 역할을 하는 이 가벽은 포인트 색상이 되는 붉은색 치장 벽돌을 적용해 안쪽에 형성된 출입구 대신 입구로서의 상징성을 잡아주는 요소가 된다.
가벽에는 아치형의 개구부가 형성돼 있다. 이는 아치 형태의 근생 출입구, 2층의 돌출 발코니와 더불어 건물과 대비되는 강렬한 색상이 적용되어 도로를 지나며 바라보이는 눈높이에서 건물 정체성을 잡아주는 요소가 된다.
필로티pilotis와 주차장
공동주택의 필로티 공간과 주차장은 서로 같은 이름처럼 사용된다. 그 필로티 주차장의 전형성을 장식과 회랑의 형태로 탈피해 보려 한다. 통행에 가까운 회랑(acade)과 장식적인 공간으로 어둡지 않은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또, 좁은 입구를 극복하기 위해 삼각형 기둥으로 장식과 구조를 해결했다.
공동주택의 공용공간 90cm의 여유
계단실에 90cm 여유 공간으로 빛이 들어온다. 보통의 공간에서 특별함이란 90cm만으로도 일상이 특별해지는 건축적 경험을 할 수 있다. 출입문을 열고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이곳 공용공간에는 높이 11m에 달하는 수직창이 남측면에 계획되어 다가구 주택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밝고 개방감 있는 공간감을 마주한다.
공동주택은 서로 공간과 기억을 공유하게 된다. 그 공간들은 색과 재료로 이루어져 있다. 건축공간의 체험은 집에 대한 질감의 형태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