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장경림 글 & 자료. 가도 건축사사무소 GADO architecture
우리나라 인구의 15%가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영세한 개발업자들이 사업성을 우선해 짓다보니 국민의 높아진 의식수준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프로젝트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건축사사무소(가도건축), 부동산 디벨로퍼(에이원리얼트루), 인테리어(디팩토리) 3개의 회사가 모여 사업성 확보를 바탕으로 하되, 보다 나은 품질의 주거공간을 적정한 분양가에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됐다. 사업성 검토, 브랜드 마케팅, 적정한 유닛 구성, 특화요소 개발, 가성비 좋은 시공 디테일 등을 토지매입 이전부터 협업을 통해 진행했다.
대지는 이태원 경리단길 후면에 위치한 간신히 차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만 붙어있는 두 필지의 땅이었다. 사면이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며 북측 남산타워의 경관, 세대별 조망을 확보하는 것과 ‘이태원 라이프’를 개성적이고 합리적인 공간으로 반영하는 것이 목표였다.
일반적으로 다세대주택의 공용 공간은 세대수를 확보하기 위한 주차장을 설치하기 위해 필로티 주차 공간, 형식적인 조경, 무미건조한 계단 엘리베이터 홀의 무심한 풍경이 펼쳐진다. ‘공동주택’에 모여 사는 사람들이 매일 이용하는 공용공간 임에도 법적 규제를 충족하는 정도의 형식적인 구성에만 그치고 있다. 공용공간을 사인 그래픽의 디자인 요소와 벽면, 난간의 재료와 색깔을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거주민의 개성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전환하여 한집에 사는 동질감을 높이도록 계획하였다.
세대별로 사면이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으로 시야가 열릴 수 있도록 코너 창을 계획하였다. 붙박이장과 빌트인 가구를 통해 컴팩트한 구성으로 이동이 잦은 1, 2인 가구가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계획하였다.
4층은 일조제한으로 인하여 보통 테라스 공간이 생겨난다. 법규로 인하여 모든 테라스가 북측으로 생기는 불합리함이 있지만, 이곳은 남산타워가 오래된 남산탕의 간판과 같이 펼쳐지는 이태원만의 독특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었다. 2세대의 마당 사이 공간에 화단과 사이공간을 두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제법 넓은 마당을 가진 집처럼 느껴지도록 계획했다. 최상층인 5층은 경사 지붕을 통해 다락의 추가공간을 확보하여 단독주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경사 천장, 높은 층고와 다락 공간을 조성했다.
테라스가 있는 4층 평면도 ⓒGADO architec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