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지아 글 & 자료. LAB404
와인소셜은 소믈리에가 직접 큐레이팅한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오롯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강남이라는 복잡한 대도시에서 작은 빛을 머금은 비밀의 문을 열면 도심과는 다른 세상이 열리고, 이어 좁은 오솔길을 지나면 동굴 형태의 공간과 낮과 밤을 표상하는 빛과 어둠의 방을 마주한다.
비밀스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오솔길은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이 쏟아지는 장면을 모티프로 한 전이 공간이다. 복도의 조명은 어둡게 하고, 벽체의 격자 공간 사이로 빛이 흘러들 수 있게 했다.
이어 일자형 바로 구성된 동굴 형태의 공간은 와인이 저장된 동굴을 상상하며 디자인했다. 와인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모던하고 밝은 느낌의 공간으로 구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양쪽 벽면은 흑경을 사용해 공간감의 확장을 꾀했다.
두 개의 방은 낮의 하늘을 모티프로 한 화이트 룸과 밤하늘을 염두에 두고 구상한 블랙 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블랙 룸의 벽과 바닥은 어두운 계열의 마감재를 사용해 밤의 이미지를 이룬다. 한편 실루엣 화이트 패브릭으로 계획된 천장은 공조기의 바람에 따라 하늘거리는 움직임을 갖는데, 이는 구름의 표현이다. C자형 테이블과 의자는 바위 덩어리를 형상화한 것으로,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통해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와인을 음미하는 공간을 표현하고자 했다.
화이트 룸은 밤하늘과 대비되는 산뜻하고 밝은 공간으로 구성했다. 벽면에는 나무 한 그루를 두어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자연을 모던하게 해석한 공간에서 와인을 매개체로 사회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소셜 공간을 지향하고자 했다. 동굴을 닮은 바에서는 두세 명이, 낮과 밤을 형상화한 화이트 룸과 블랙 룸에서는 네다섯 명이 와인을 즐기며 그 경험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랐다.
와인소셜은 와인을 통한 소셜라이징에 방점이 있는 공간이다. 와인 그 자체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