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지아 글 & 자료. 모프 건축사사무소
대지는 완주군 모악산도립공원과 구이저수지 사이에 위치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전원주택단지의 진입부에 위치해 있다. 두 면이 도로에 접한 코너 땅에 덤으로 경관 녹지가 접해 있어 대지면적 147평은 실제로 더욱 넓어 보인다.
은퇴를 준비하던 건축주는 주변 경관에 매료된 분이었기에 새집이 갖는 첫 번째 조건은 조망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따라서 앞집이 들어설 경우 시야를 가리지 않을 남동향의 조망이 가장 중요했고, 그에 따라 배치의 주방향 역시 남동향이 열려있는 ㄱ자 배치로 계획했다.
호수 방향으로는 조망이 가능한 동향창을, 도로가 있는 남향으로는 적절한 채광창을 안배하고, 1층 거실과 2층의 안방은 처음부터 남동향 조망이 가장 좋은 위치로 정했다.
집의 규모는 실내 면적 66평과 외부 공간 10평으로, 주된 생활 영역인 본채는 50평, 딸의 거주 공간인 별채는 16평으로 계획했다. 별채 영역은 현관 진입부터 분리해 영역을 구분하였다. 이는 본채와 ㄱ자로 연결되어 반듯한 앞마당을 사이로 시선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거리다.
외부에 지붕이 덮이는 공간들은 기둥이 있을 경우 바닥 면적으로 포함돼 집의 규모에 대한 부담을 갖게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외부 공간 활용을 풍요롭게 해주는 면이 있어 단독주택을 설계할 때 제안해 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다.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당으로 시선을 끄는 시원한 복도창이 거실로 이어져 있고 내부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호수 방향의 산들로 시원하게 트여 있다.
별채의 낮은 박공지붕은 마당의 안정감과 시선 처리에 도움이 되도록 지붕 길이를 장독대까지 연장하였고, 지붕 덕분에 장독대 뒤로 외부 창고가 생겨 잔디깎기 기계 같은 장비를 보관할 수 있다.
모악산의 묵직한 모습과 구이호수를 감싸며 멀리까지 굽이굽이 펼쳐지는 산세의 풍경은 박공지붕이 가장 안정감 있게 주변과 어울릴 듯 싶었다. 결과적으로 집의 규모를 분할하듯 세 개의 매스에 세 개의 박공지붕을 디자인했고, 매스 분할로 생긴 박공지붕의 스케일감은 안정적으로 보인다.
외장재로 쓰인 벽돌은 온도감을 갖는 마감 재료로 오래 봐도 질리지 않고 관리가 용이하며, 세월이 흐르면서 깊은 맛이 배어가는 재료다. 또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아 주택 마감 재료로 적합하다. 이 집은 색상을 두 가지로 선택해 외곽의 박공지붕 쪽은 적벽돌로, 마당 쪽에 자리한 거실과 안방 영역의 메인 볼륨은 중후한 전벽돌로 마감했다. 덕분에 단조로움을 피하고 매스의 분할감을 더한 완성도 높은 외관으로 마무리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