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장경림 글 & 자료.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ADMOBE Architects
남양주 공동체 주택 ‘왕자궁 백악관’은 지역의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학부모, 목사님, 선생님이 모여 사는 다가구주택이다. 서울에서 지역 활동가로 일하는 건축주는 이들이 모여 살 터전을 만들기로 하고, 임야와 대지가 섞여있는 산에 반쯤 파묻힌 대지를 과감하게 구입했다.
다섯 세대를 수용할 건물은 두 개의 동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각 3층과 4층의 높이로 주변 건물과 어우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높이를 만들었다. 두 동의 건물은 따로 계단실이 없이 데크와 브릿지를 통해서 이동할 수 있도록 했고, 다섯 가구의 구성원들이 계단과 데크로 이루어진 길다란 통로에서 서로 만나고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1층은 다양한 용도로 쓰일 주차장과 빵공방, 도서관, 아이들 놀이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북으로 갈라진 건물 사이 공간은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북쪽 산의 푸른 자연과 함께 시원한 골바람이 불어온다.
2층으로 향한 계단은 건물과 약간 비틀어진 각도를 만들며 놓여 있다. 마치 어서 올라오라고 손짓하는 것처럼. 이 계단을 오르면 초록 숲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데크와 계단을 이동함에 따라 풍경들은 서서히 변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2층의 마당과 계단, 브릿지는 입주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장소가 된다.
2층은 침실과 거실, 주방과 식당 등 각 세대의 주요 공간들이 배치돼 있다.
각 세대는 전용면적 85㎡ 이하로 모든 세대가 두 개의 화장실과 옥외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각 세대별 가족 수와 요구 사항에 맞춰 방의 개수가 정해졌고 전용면적도 서로 다르게 만들어졌다. 남북으로 긴 배치 덕분에 자연스럽게 중복도 형태의 평면 구성을 갖게 되었다. 최상층의 두 세대는 경사지붕의 높이를 이용해 다락방을 만들었다.
함께 살면서도 조용히 쉴 수 있는 개인공간도 필요한 공동체 주택에서의 ‘따로 또같이’를 나름의 방법으로 실현한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