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경섭 글 & 자료. 제이와이 아키텍츠 JYA-RCHITECTS
용인 흥덕하우스가 들어설 대지에 처음 방문했을 때, 대지 서편에 산자락이 펼쳐져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산자락의 풍광을 온전히 마주하고 있어 드넓은 산을 마치 뒷마당처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대지 양 옆으로는 높은 집이 들어서 있었지만 서쪽으로는 산을 비롯한 자연이 자리하고 있었고, 동쪽은 개방감이 뛰어났다.
흥덕하우스의 대지는 레벨차가 굉장히 큰 상황이었다. 이런 조건을 활용해 지하주차장을 만들었다. 길에서 주택을 바라봤을 때, 집은 두 개 층으로 보이도록 재료를 구성했다. 이는 흥덕하우스가 동네에서 유일하게 단층으로 지어져, 자칫 이웃한 집들과 볼륨 균형이 맞지 않을까 염려되었던 점을 보완하는 해결책으로도 기능했다.
대지의 넓이에 비해 네 식구가 필요로 하는 공간은 그리 크지 않았다. 남는 외부공간은 모두 어린 자녀가 뛰어 놀 수 있는 마당으로 조성했다. 마당은 아이들에게 부모님과 함께 야구를 하거나 배드민턴을 치고, 여름에는 물놀이도 하는 놀이터가 되었다. 가족은 종종 마당과 산을 잇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 산책을 한다고 했다.
대지 조건상 거실공간을 비롯해 가족들이 주로 사용하는 공용 공간과 아이들을 위한 마당은 서쪽 산을 향해 배치되었다. 자연스레 흥덕하우스의 마당이 산과 이어지면서 산이 곧 가족의 마당이자 정원이 되었다. 그 덕분에 집안 어디에 있든 하루종일 마당 너머의 산과 나무,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를 보고 느낄 수 있다. 용인 흥덕하우스 이러한 특성은 서울 근교에서는 좀처럼 가지기 힘든 환경이다.
결과적으로 흥덕하우스는 가로에 면해서는 기하학적으로 구성돼 비교적 닫혀 있는 입면으로 짜여졌으며, 대지 안에서는 다락을 포함한 단층의 집이 아늑한 마당과 이어지는 동시에 산이라는 거대한 자연으로도 이어지는 구성을 갖추었다. 앞으로 이 집이 풍부한 표정을 갖고 가족의 삶을 오래도록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