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유타 건축사사무소 UTAA Company
‘BOOK STEP 2.5’는 독립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왕래를 원하는
3대가 함께 모여 살고자 하는 건축주 가족을 위해 계획된 주택이다.
건축 배경과 건축주가 원했던 사항
‘운중동 북스텝(BOOK STEP) 2.5’의 건축주는 3대가 모여 사는 가족으로 한 지붕 아래 부모님과 함께 사는 소위 ‘캥거루 주택’이라 불리는 집을 짓고자 했다. 현관문은 하나로 하되 어머님의 공간과 부부와 아이들의 공간을 독립적으로 분리해 각자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공간을 원했다.
어머님은 1층의 공간에 남향의 마당과 독립적인 주방을 희망했고, 자동차 연구원인 남편은 실내에서 자동차를 바라볼 수 있고 차가 없는 동안은 다목적 공간으로 이용되는 주차장을 희망했다. 또한 직업과 별개로 건축 관련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부부는 소강연을 진행할 수 있는 계단식 무대와 좌석과 같은 공간이 필요했으며, 타로점과 관련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주방 옆 작은 모임 공간 또한 요구했다.
영화 마니아인 부부는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큰 공간과 그들만의 작은 영화관도 갖길 원했다. 이와 더불어 블루레이와 타로 카드, 피규어, 건축 작품 모형 등 취미를 수집한 것들을 전시할 수 있거나 부부가 좋아하는 책을 꽂을 수 있는 책장이 연속되는 거실, 높은 천장,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층고를 가진 입체적인 공간을 원했다.
건물의 배치와 규모에 대한 생각
대지는 북측으로 왕복 4차로의 운중로와 마주하고 있고, 남서쪽과 동쪽의 인접대지를 제외하면 대지로 출입이 가능한 폭은 4미터 남짓이 전부였다. 주차장을 진입공간에 배치함으로써 어머님을 위한 햇빛이 잘 드는 아늑한 남측 마당이 계획되었다. 하나의 현관문을 통해 동·서로 각 세대를 분리하고, 남측의 채광이 잘 드는 1층 대부분을 마당과 연계된 어머님의 공간으로 할애 했다.
건축주 부부의 세대는 1층에는 주차장-주방-식당으로 이어지도록 계획했고 거실, 안방 그리고 두 아이의 방은 2층으로 구성해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도록 하였다. 부부의 취미를 충족할 수 있는 소극장과 같은 공간을 위해 2층을 크게 계획하고 다락에 오르는 책꽂이와 계단을 스탠드와 같이 넓게 배치해 마치 서점의 계단형 좌석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층의 주방 옆 평상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연계된 공간으로 구성해 간단한 모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2층은 대공간(거실)을 중심으로 안방과 아이방을 분리 배치해 안방-서재-데크로 이어지는 부부만의 공간을 계획하고 아이방은 계단식 책꽂이와 연계해 방과 다락이 순환되는 구조로 계획했다. 어린 남매의 방은 두 방 사이를 가변형 벽체(폴딩도어)로 구성해 쓰임에 따라 나눠 쓸 수 있도록 하거나 필요시 열어 거실이나 계단, 그리고 다락까지 공간이 확장되도록 하였다. 또 아이방과 거실, 다락은 천장고를 다양하게해 공간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도록 했다.
공법 선택과 내·외장 마감재, 시공과정 중 어려웠던 점과 극복 방법
부부의 취미생활을 영위하고 어린 남매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간을 가지기 위해 경량목구조의 SPF 구조목이 아닌 넓은 공간(SPAN)를 지탱할 수 있는 I-JOIST공법을 적용하여 시공하였다. 외부마감으로 사용된 적고벽돌은 항구에서 팔레트 단위로 포장돼 현장으로 납품이 되는데, 이 때 적고벽돌에 발생하는 백화현상의 상태는 포장을 풀어보아야 알 수 있다. 그래서 외장공사 전, 직접 항구로 가서 포장된 적고벽돌 중 백화현상이 적은 것들로만 선별해 현장으로 운반 후 시공했다.
인테리어 컨셉트
내부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공간자체에서 느껴지는 단면구성의 풍부함을 살리고자 흰색페인팅 벽을 기본으로 하였고, 바닥은 원목마루와 타일로 마감하여 재료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1층 어머님의 주방은 어머님의 연세와 생활방식을 고려해 주방가구를 대리석 재질로 하였고, 건축주 부부세대의 주방가구과 조명은 블랙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특히 2층 안방 앞 서재는 벽과 천장을 모두 붉은 낙엽송으로 마감해 따뜻하고 아늑한 남편의 연구공간으로 연출했다. 가구는 건축주가 직접 본인들의 생활방식에 맞게 스케치한 것을 바탕으로 수납가구의 위치와 형태를 디자인하고 현장에서 제작해 설치했다.
운중동 Book Step 2.5만의 특징
3대가 한 집에 함께 사는 운중동 ‘BOOK STEP 2.5’ 주택은 대지의 형태와 주택의 규모를 고려해 남측 채광이 좋은 1층은 대부분 어머님의 공간으로 할애했고, 자녀세대는 1층의 일부(주방)과 2층을 사용하도록 하였다. 특히 자녀세대의 거실을 2층에 배치해 넓은 공간과 북측 산책로의 전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계단이 불편하신 어머님의 마당은 1층에 두어 거실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자녀세대는 2층 데크와 옥상데크를 구성하여 동네를 조망할 수 있는 독립적인 외부공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로 인해 한 주택 안에서 가족들은 1층 주방과 식당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도 층별로 세대를 분리해 각 세대 간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도록 했다.
2층 건축주 부부세대의 모든 실은 2개의 출입구를 배치해 각각의 방들이 연결될 수 있는 순환형 동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설계진행 시 출산예정이었던 둘째를 고려해 아이방의 중앙벽체는 추후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독립적으로 구분할 수있도록 가변형으로 계획했다. 또한 두 개의 아이방은 가변형 벽체와 방문을 모두 열면 거실과 연계돼 공용 공간으로 넓게 사용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아이방 상부의 다락으로 통하는 동선은 거실의 책꽃이를 통해 가기도 하고, 거실에서 다락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통해 이어지는 등 순환형으로 계획해 공간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의 놀이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완공 후기
이 프로젝트는 출입구가 두 개인 일반적인 두 가구주택(DUPLEX)과는 다르게 출입구가 하나인 집 안에서 부모님세대와 부부, 아이들 세대의 공간을 분리해 각각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될 수 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왕래가 가능하도록 계획한 주택이다. 남측마당과 연계되는 대부분의 1층 공간을 어머님의 공간으로 할애하였고, 2층에 위치한 부부와 아이들의 공간은 부부의 취미생활과 아이들의 성장을 고려하여 때로는 대공간으로 때로는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변용이 가능하게 계획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입체적인 공간을 위해 1,2층의 계단은 서점의 계단식 의자로 계획해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진 건축주를 위한 다목적 공간이 되었고 아이들의 창의성을 위해 천장의 높이를 다양하게 계획했다. 다락은 순환형으로 계획해 공간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의 놀이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BOOK STEP 2.5’ 주택은 독립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왕래를 원하는 3대가 함께 모여 살고자 하는 바램이 잘 녹아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