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Design
건축동인 건축사사무소 ARCHINOUS ARCHITECTS
책임 건축가 Architect in Charge
최홍종 Hongjong Choi
건물 위치 Location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Unjung-dong, Bundang-gu, Seongnam-si, Gyeonggi-do, Korea
건축 형태 Type
신축 New-built
건축 용도 Programme
단독주택 Single Family House
대지 면적 Site area
231.6㎡
건축 면적 Building area
111.27㎡
연면적 Total floor area
242.08㎡
규모 Building scope
2F, B1
건폐율 Building to land ratio
48.04%
용적률 Floor area ratio
79.27%
주요 구조 Main Structure
철근콘크리트 RC
외장 마감재 Exterior finish
사비석
내부 마감재 Interior finish
원목마루, 무늬목, 파벽돌쌓기, 사비석 통석 붙임
완공 연도 Year completed
2016
사진가 Photographer
김재경 Kim Jae Kyeong

운중천 이웃집

건축동인 건축사사무소 ARCHINOUS ARCHITECTS
ⓒJaekyeong Kim
글 & 자료. 건축동인 건축사사무소  ARCHINOUS ARCHITECTS  정리 & 편집. 최진보 에디터

 

비워진 공간에 자연이 내리다

 

판교 신도시는 단독주택 필지 수가 2000여 개로 관 주도 하에 조성된 택지개발 지구 중 그 수가 가장 많다. 서울과 가까운 거리, 편리한 교통, 친환경적인 주거환경 등의 잇점을 갖고 최근 일고 있는 ‘단독주택 짓기’의 붐을 견인하고 있는 지역이다.

시대에 따라서 주거의 수요나 요구는 항상 변한다. 소위 말하는 신도시(택지개발 지구) 중 단독주택의 붐을 가장 먼저 일으킨 곳은 일산 신도시의 정발산 인근과 분당의 구미동 지역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단독주택은 평창동이나 한남동에서처럼 부자들이 자기만의 공간을 위해서 짓는 정도로 인식됐다. 그러나 정부의 택지개발에 대한 정책이 바뀌면서 동백, 동탄, 광교 지구 등이 들어서고 단독주택 필지는 부자들의 전용물이 아닌 중산층 또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주거의 유형이 되었다. 여기에 판교는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Jaekyeong Kim

 

최근 공급되는 택지개발지구의 단독주택 필지는 공통적으로 면적이 작다. 판교만 해도 단위 필지 면적이 70평을 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부자들이 자신의 아지트를 짓기에는 적은 면적이다. 그렇다고 중산층이 사기에는 토지가가 너무 비싸다는 딜레마를 갖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판교 단독주택 필지는 약 60% 정도 밖에 집이 들어서지 않은 상태다. 이 지역에 대한 평가는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아파트 문화에 식상한 다수의 일반인들이 쾌적한 환경의 단독주택을 짓고 살아 봐야 한다는 로망을 꿈꾸는 그런 지역이라 할 수 있겠다.

 

ⓒJaekyeong Kim

 

버킷 리스트 1호 : ‘내손으로 집 짓기’

모든 것이 잘 갖춰서 편리하기만한 주상복합 건물에 살던 건축주는 10여년 전부터 “내손으로 집짓기” 를 자신의 버깃리스트 1호에 올려놓고 집 지을 땅을 찾았다.
자녀들의 생활권과 은퇴후 가족관계의 확장까지를 고려한 지역으로 판교를 선택했고, 원래 살던 양재천변의 쾌적했던 기억으로 운중천과 도로 하나로 연접한 필지를 구입하였다. 그리고 건축가를 만났다.
건축가와 몇차례의 만남으로 그동안 구상했던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들이 건축가와 잘 맞아떨어져서 기본설계 내내 만족해 하면서 몇가지 안을 거쳐 기본 계획안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설계 내내 건축주는 건축가의 의견과 경험을 존중해 주었다.

 

ⓒJaekyeong Kim

 

디자인 · 설계

도시의 맥락을 찾을 수 없는 택지개발 지구에서 운중천은 이 집의 가장 큰 컨텍스트였다. 우선 남측도로와 북측도로의 관계 설정에 많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남쪽으로의 향은 중요시 되었으나, 도심주택에서 도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중정형 주택을 계획했다. 또 북측에 위치한 운중천과의 관계 맺기를 위한 장치로는 식당에 폴딩도어를 설치해 사용에 따라 반 외부적인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이 집을 설계하면서 생각했던 건축적 장치들은 다음과 같다.

 

ⓒJaekyeong Kim

 

들어올려진 식당과 주방
판교에서 주택을 몇 채 지어본 경험으로 프라이빗 영역의 보호는 필수적이라는 평소 생각과 북쪽에 위치한 운중천과의 연결은 이 설계에서 가장 어렵고 신중하게 진행되었다. 우선 건축가는 이 집의 가족 구성원을 고려해 식당을 반외부적인 공간으로 규정하고 식당과 주방의 레벨을 들어 올렸다. 이는 자연과의 소통도 있지만 운중천변의 도로로부터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었고 획일화된 운중천변 건너의 풍경까지도 고려한 것이다.
자녀들 방문시만 사용하는 식당은 폴딩 도어를 사용해 개폐시 운중천과 마당과의 연결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했다. 또한 들어올려진 식당 하부의 지하로는 자연스럽게 드라이 에어리어가 형성돼 취미실로 쓰는 지하에 상당한 채광을 줄 수 있는 계획안이 되었다.
이 집의 중심동선인 계단은 여러차례 계획의 변화를 거쳐 서측면에 붙여 1자 형태로 계획했고, 넓지 않은 실내에 층간 공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자녀 세대와의 원만한 연결을 이어주는 고리가 되었다. 이외에도 2층에는 로지아를 배치했고, 유리 연결 복도,  텐트,  스크린 벽, ㅁ자 마당 등이 고려 요소였다.

 

ⓒJaekyeong Kim

 

당호
다음은 노자가 도덕경에서 했던 말로 이집을 설계하면서 내내 마음에 두었던 말이다.

三十輻 共一轂 當其無 有車之用  (삼십복 공일곡 당기무 유거지용)
삼십개 바퀴살이 한 바퀴통을 만드니 그 비어 있으므로 수레를 끌 수 있고

嬋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선식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
찰흙을 이겨 그릇을 만드니 그 비어 있으므로 그릇에 무엇이든 담을 수 있다.

鑿戶牖以爲室 當其無 有室之用 (착호유이위실 당기무 유실지용) 
문과 창을 뚫어 방을 만드니 그 비어 있으므로 집안에서 살 수 있다.

故 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고 유지이위이 무지이위용)
고로 있는 것이 이로운 것은 없는 것이 쓰여지기 때문이다.

비워 있음이 쓰임에 유용하다는 말로 르네상스 이후에 공간을 다루는 건축가들이 많이 인용했던 말이다. 그래서 이 집의 당호로는 ‘비워 있음이 쓰여지는 집’이라는 의미가 적절할 듯해 거기서 유추해 許然堂, 虛心堂, 虛然堂 등을 후보로 고려했다.

 

ⓒJaekyeong Kim

 

좋은 건축주는 건축가를 춤추게 한다
건축 설계는 근본적으로 재미있는 작업이다. 좋은 클라이언트와 시공자와 함께할 경우는 더욱 그렇다. 건축주 내외는 설계과정 내내 건축가를 존중해 주었고, 그런 건축주를 위해서 건축가는 좋은 집을 설계하려 최선을 다했다. 또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시공자는 좋은 집을 짓기 위해 세 계절을 땀과 먼지 속에 살았다. 그래서 운중천 이웃집이 탄생했고, 보람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며 또한 감사한다.

 

ⓒJaekyeong Kim

 

용어 해설

  • 로지아 loggia : 서양의 건축 용어로 한 방향 또는 그 이상의 측면이 개방된 갤러리라는 의미지만, 이 집에서 로지아는 운중천과 집 마당을 연결해주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벽과의 일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바닥을 사비석 잔다듬으로 하였고, 운중천과의 교류를 위해서 난간은 일체의 장식을 배제한 투명유리로 하였다.
  • 중정 : 단언컨대 이 집의 중정은 판교주택 중에서 가장 넓은 깊이와 길이를 갖는다. 그러기 위해서 도로경계선으로 주택을 밀어내어 내부 공간을 확보하였다. 혹자는 외부와의 단절에 염려의 시선을 두지만, 열려진 식당과 로지아, 남측의 유리 복도가 이를 대신한다.
  • 소나무 : 상록 교목으로 주로 솔나무·송목·적송·육송 등으로 부르며, 송유송(松油松)·여송(女松)·자송(雌松)·청송(靑松) 등으로도 부른다. 이 집의 소나무는 홍송으로 마당에 있는 것은 형으로 자연지반에 위치하였고, 로지아에 있는 것은 몸 값 250만원으로 불쌍하다. 왜냐면 콘크리트 위에 약 70cm 흙 위에 있기 때문이다. 설계자는 이를 불쌍히 여겨 나중에 목재로 흙이 쌓이는 높이를 20cm 추가로 할 것을 지시했다.
  • 열려진 식당 : 이 식당은 실내지만 폴딩도어를 열였을 때 외부 공간으로 규정하고 설계를 하였다. 차가운 겨울에도 주방으로 통하는 유리문을 닫고 폴딩도어를 열면 그냥 외부 공간이 된다. 여기에 값비싼 폴딩도어를 달게 된 건 이 집 주인의 운중천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 들어올려진 주방과 식당존 : 운중천에 면하고 있는 식당과 주방은 거실과 60cm의 단차를 두고 높여져 있다. 땅이 90cm 정도 떨어져 있으니 운중천변 도로하고는 150cm 높은셈이다. 이 벌어진 틈은 이집에 다음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
    첫째, 운중천 도로면에서 1층 부분에 대한 프라이버시 보호. 둘째, 들어올려진 틈으로 지하실에 빛을 내려준다. 셋째, 운중천 건너편에서 보면 이 집은 지면에서 부유해 있는 것처럼 착시를 준다(이는 자연에 대한 건축물의 태도에 대한 건축가의 끝없는 고민으로 자연에 대한 경의 표시로 건물은 땅에서 부유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 인공물의 배려이기도하다).
  • 수공간 : 로지아의 한쪽을 차지하면서 나중에 추가된 이 집의 손주들 물놀이 공간이다(처음 설계당시는 이집 주인친구들의 모임 장소로 저녁이면 수공간 밑으로 은은히 퍼지는 조명 하에 와인을 마시는 공간이었다). 2층 욕실의 샤워실과 통유리로 연결돼 로지아의 실내로 확장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물론 겨울이면 방킬라이 목재로 만든 뚜껑을 덮는다.
  • 텐트(인공구름) : 이 집의 클라이막스 로지아의 공간을 에워싸는 장치. 태풍시 언제든지 철거 및 설치가 자유롭도록 설계되었다. 운중천과 조화를 이루는 로지아의 상징이기도 하다.
  • 스크린벽 : 2층 가족실에서 8m의 깊이에 있는 이벽은 이집의 자녀와 부모세대를 연결하는 중요한 장치이다. 딸 부부가 좋은 영화를 스크린벽에 쏜 뒤 “아빠 잔잔한 가족영화 하나 보실래요? 제가 추천할게요. 자~ 틀어요”하면 아래층과 윗층에서 동시에 다른공간에서 영화 시청이 가능하다(완성 후에는 아래층에서는 약간 목이 아프다는 불만이 있지만).
  • 투명 복도 : 2층에 위치한 서재공간으로 가는 통로. 2층 서재공간은 이집에서 가장 동선이 길어 프라이버시가 잘 확보되는 공간이다. 원 설계안은 내부적인 통로가 없이 외부를 통해 가는 걸로 되어 있었으나, 겨울철 난방을 위해 유리 통로를 설치했다. 전체가 투명한 이 복도는 중정으로 남측의 따뜻한 빛을 걸러서 보내는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다.
  • 태양판, 지열 냉난방 : 20W 12개가 설치된다. 정부 보조금을 받아도 설치비가 만만치 않았으나 결과는 대 만족.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주택을 추구하는 분들에게 강추!!

 

디자인 Design
건축동인 건축사사무소 ARCHINOUS ARCHITECTS
책임 건축가 Architect in Charge
최홍종 Hongjong Choi
건물 위치 Location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Unjung-dong, Bundang-gu, Seongnam-si, Gyeonggi-do, Korea
건축 형태 Type
신축 New-built
건축 용도 Programme
단독주택 Single Family House
대지 면적 Site area
231.6㎡
건축 면적 Building area
111.27㎡
연면적 Total floor area
242.08㎡
규모 Building scope
2F, B1
건폐율 Building to land ratio
48.04%
용적률 Floor area ratio
79.27%
주요 구조 Main Structure
철근콘크리트 RC
외장 마감재 Exterior finish
사비석
내부 마감재 Interior finish
원목마루, 무늬목, 파벽돌쌓기, 사비석 통석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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