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KYU ARCHITECTS
이태원동 경리단길에 위치한 이 곳은 오래된 건물이 밀집해 있다. 최근 들어 새로운 문화가 더해지면서 옛 형태와 새 기능이 결합되어 골목 문화가 급속히 바뀌고 있다.
건축주는 모든 이가 꿈꾸는 내집을 갖고 싶어했다. 주택 살이에 대한 막연한 동경, 아이에게 아파트의 답답함이 아닌 더 큰 방과 공간을 선물해 주고 싶어했다. 또 기존 집을 증축해 2개 층은 주거공간으로, 2개 층은 임대수익을 얻고자 했다.
1996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경사지에 위치해 1층같은 반지하와 2개 층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옛 연와식 건물이었다. 건축주가 요구한 1개층 증축은 설계 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조적 구조에 내진 설계를 고려한 구조계획 및 구조보강은 신축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용에 상당한 부담요소로 작용했다. 또 벽식구조로 인한 내부공간의 제약과 단열에 관한 걱정은 프로젝트의 극복해야 할 요소였다.
하지만 신축의 새로움보다는 옛 건물을 이용해 새로 태어나는 기대감, 옛 향수, 공존, 환경 등에 관한 생각이 더 컸으며 무엇보다도 아이에게 직접 집을 선물하겠다는 건축주의 생각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우선 구조에 대한 부분은 철골 기둥으로 대체하고 기둥으로 인한 벽체의 이동으로 내부공간의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었다. 또 벽 두께를 늘려 내부공간이 줄어들더라도 기준치 이상의 단열 시공으로 방향으로 잡고 계획하였다.
산자락에 위치하고 기존 주택의 리모델링이란 특성으로 공사 중 돌발상황이 많이 발생해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또 주택 밀집지역이라 민원에 관한 문제도 극복해야 할 요소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민원으로 주민들의 관심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고 오히려 인지도가 상승하게 되어 완공이 되기 전에 임대계약이 완료되고 건축주의 부담을 줄이는 결과를 얻게 됐다. 임대로 입주한 한 음식점은 고객으로부터 크게 호응을 얻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지하의 주차공간은 여름에 테이블을 내놓으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고 1층은 기둥으로 인해 내부구조가 유연하게 계획돼 기능을 담기에 충분했다. 도로 위에 떠 있는 듯한 테라스는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2~3층 주택으로 진입하기 위한 별도의 계단실을 계획하였으며 개방감 있는 창을 디자인해 주택으로 가는 길을 환하게 하였다. 3층은 손님을 위한 공간 및 아이를 위한 공간으로서, 두 개층의 오픈 된 거실은 단열과 프라이버시에 관한 고민보다는 채광이 가득한 주택의 코어 공간이 되었다. 또 주방은 아일랜드로 계획해 음식과 손님맞이를 좋아하는 건축주 요구 부응하고 북측에 계획돼 채광은 천창으로 밝은 주방공간을 계획하였다.
아이방은 안방보다 큰 공간으로 아이의 활동을 담고자 하였고 아이 눈높이에 맞는 창호를 계획해 아이에게 밝은 세상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거실에서 오픈 된 계단은 4층으로 연결되는 통로이자 거실의 디자인 요소로 계획되었다. 4층은 게스트룸과 안방으로 계획해 정적인 공간의 분리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였으며, 4층 테라스는 남산을 끌어들여 주야간으로 힐링이 되는 풍경을 선사한다.
2, 3층 주거공간은 현재 건축주 언니의 사무공간으로 용도 변경되었다. 하지만 기존 주택의 제약적인 요소를 극복하고 새로운 얼굴 및 공간으로 탄생될 때 얻는 감동은 신축의 설레임과는 다른 기분이며 ‘어떻게 바뀌게 될까’ 하는 기대감에 즐거움이 많았다.
다시 태어난 건물을 바라보는 건축주의 밝은 미소를 보았을 때, 공간의 변화가 주는 의미를 깨닫고 큰 보람을 느끼게 된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였다.
